[의대 증원 배정] 학생 수 증가로 의료 교육 부실화 우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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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19:06  |  수정 2024-03-20 19:09  |  발행일 2024-03-21 제3면
경북대 의대 교실 최대 수용 인원수 125명에 불과
의대생 "현 정원 2배 가까운 학생 수용할 수 없어"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 상당수 사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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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도심에 위치한 경북의대 건물.영남일보 DB

정부가 2025학년 의대 정원 증원을 경북대 등 비수도권 거점 대학에 대폭 배정하면서, 의료 교육 부실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실 최대 수용 인원수가 125명인 경북대 의대의 경우, 학생 수 증가에 따라 당분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권태환 경북대 의대 학장은 이달 초 증원을 거부하며 학장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20일 경북대 의대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 정원의 2배 가까이 되는 학생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현재도 해부 실습이나 병원 임상 실습 현장에서 시설·기자재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대병원 교수로 퇴직한 대구지역 한 개원의는 "의학 교육은 강의실에 의자 몇 개 더 갖다 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기초학 교수와 임상교수, 강의실·토의실, 기자재, 해부용 시신, 교육 및 수련병원 등 막대한 자원이 투입돼야 할 커다란 교육 사업"이라고 밝혔다.


또 "의대 학생이 많으면 계단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경북대 의대 기존 건물에는 계단 교실이 불가능 할 수 있다"며 "결국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의사가 배출될 가능성이 크고,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 계명대 의대 교수진은 사직을 예고했다. 지난 19일 계명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직서 제출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 응답자 중 87%가 찬성으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계속되는 정부의 강압적이고 독단적인 정책 추진, 전공의와 학생들을 향한 겁박에 교수들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고 있다"며 "사직서 제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강압적인 정책 추진이 지속되면 바로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 90%도 전공의와 의대생 제제가 발생할 경우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176명의 교수를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123명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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