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정부청사로, 국회로…정부여당 몸 담는 스포스 스타들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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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1 16:43  |  수정 2024-03-21 16:48  |  발행일 2024-03-21
사격金 진종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4번…사실상 국회 입성
문체부 차관 된 역도여제 장미란, 행정으로도 '국대급 활약'
2002레전드 박지성, 인재영입설에 "제의 안해주셨으면" 거절
스포츠
왼쪽부터 진종오·장미란·박지성. 연합뉴스

스포츠 스타들이 정부여당에 몸 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당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8일 4·10 총선 비례대표 순번 3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번에는 최보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 비례 2번은 탈북공학도인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이, 비례 3번은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가 내정됐다. 다음이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다.

진종오 조직위원장은 2월5일 국민의힘 인재로 영입됐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진 당시 대한체육회 이사 영입 환영식에서 "사격선수 진종오는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이겼다"며 "그 집념과 의지가 국민의힘과 같이 하는 것에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이사로 보여준 행정력은 경기력 이상이었다고 안다"고 전했다.

진 위원장은 "지난 20년간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만큼 이제 제가 여러분에 돌려드려야 할 시간"이라며 "체육계에 소외된 비인기종목 선수들이 있다. 그런 분들을 하나로 모아 스포츠인들이 힘을 합치면 더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당시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여당에서의 비례대표 4번은 사실상 국회에 입성했다고 봐도 되는 순번이다.

진 위원장에 앞서 정부에 몸 담은 스포츠스타도 있다. 바로 지난해 6월 발탁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다. 장 차관은 2005∼2009년 세계역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년)를 달성했다. 또 2004년 아테나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8년 베이징에서 금메달, 2012년 런던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한국 역도 선수 대부분이 '장미란 키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입지적인 인물이다.

장 차관은 단순한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아니다. 현역 시절에도 '공부하는 선수'로 불렸다. 한창 활동하던 2005년 고려대에 입학,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용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 용인대 교수로 임용된 뒤 2017년에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에서 유학했고, 2021년 용인대로 돌아왔다.

국가대표를 지낸 엘리트 스포츠인이 차관에 선임된 건, 2013년 '한국 사격의 전설' 박종길 문체부 2차관, 2019년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문체부 2차관에 이어 세 번째다.

장 차관의 총선 차출설도 있었다. 그러나 장 차관은 문체부에 남았다. 지난해 말 문체부 고위관계자는 뉴스핌에 "장 차관이 임기를 한 지 오래 되지 않아 계속 문체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장 차관과 곧 국회의원이 될 진 조직위원장은 각각 정부와 여당의 러브콜을 받고 승락했다. 그러나 최근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거절한 사례도 있다. K리그 전북 현대 모터스의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고 있는 '2002 레전드' 박지성 JS 파운데이션 이사장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12월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JS파운데이션의 '제12회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인재 영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 일에 대한 질문에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아직 그런 곳에 뜻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정치와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정치인이 된다는 생각은 상상을 해본 적도 없고, 그런 상상을 할 필요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의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박 이사장은 수원에서 나고 자랐다. 수원이 총선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이자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박 이사장을 수원 지역에 전략공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어떤 인재를 영입하면 좋을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된 정도일 뿐"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스포츠 스타들은 말 그대로 '국가대표'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이 이미 확보된 상태니 정당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입해 외연을 확장하고 정치신인으로 데뷔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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