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호랑가시나무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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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1 07:21  |  수정 2024-04-11 07:25  |  발행일 2024-04-11 제23면

며칠 전 충남 태안에 자리한 천리포수목원에 갔다. 천리포수목원이 일곱 번째 여는 '사르르 목련' 축제 기간이었다. 특히 비공개 구역인 '비밀의 산정' 해설 프로그램이 있어 먼 거리를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올해 처음 선보인 이 프로그램에서는 전문 가드너가 미리 예약한 방문객을 안내하면서 해설을 해주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목련수목원이라 할 정도로 목련이 많다. 설립자인 고(故) 민병갈 원장은 목련을 특히 사랑했다고 한다. 비밀의 산정에서는 목련뿐만 아니라 호랑가시나무·무궁화·동백나무·단풍나무 등 5개 수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식물을 육성시키고 있다. 민 원장은 전남 완도에서 특이하게 생긴 호랑가시나무를 발견하였는데, 분석해 본 결과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자연교잡종이었다. 민 원장은 이를 완도호랑가시라 이름 짓고 아일렉스 완도엔시스(Ilex x wandoensis)라는 학명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호랑가시나무(학명 Ilex cornuta)는 잎의 가장자리에 돋아난 가시가 호랑이의 발톱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 학명에서 코르누타(cornuta)는 뿔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도와 제주도 등 남부지역에서 자라며 다른 지방에서도 조경용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대구수목원에서는 초입 오른쪽에 위치한 활엽수원에서 호랑가시나무를 볼 수 있다. 한창 꽃이 피는 요즘 앙증맞게 피는 우윳빛 꽃에서 발산하는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비밀의 산정 프로그램은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천리포수목원 매력의 원천이 궁금하다면 한 번 가볼 만하다. 단, 예약이 만만치 않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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