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시 '황무지' 인용한 홍준표…"책임질 사람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자"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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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1 17:31  |  수정 2024-04-11 17:37  |  발행일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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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제22대 총선이 집권 여당의 역대급 참패로 마무리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책임질 사람은 신속히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홍 시장이 총선 직전 선거 결과를 예측하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터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대지 위에 라일락 꽃은 피고"라는 영국 시인 T.S.엘리엇의 장편시 '황무지'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역대급 참패를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이자. 폐허의 대지 위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또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1996년 치러진 제15대 총선에서 참패하고도 이듬해 대선에서 당선된 일을 언급하면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뜬다"면서 "DJ는 79석으로 정권 교체를 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행히 당을 이끌어 갈 중진들이 다수 당선돼 다행"이라며 "흩어지지 말고 힘 모아 다시 일어서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홍 시장이 최근 선거 결과를 내다보며 집권 여당을 향해 쏟아냈던 일침도 정치권에서 회자 되고 있다. 당시 여권의 선거 캠페인을 지적하며 '읍소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한동훈 비대위는 역대급 참패로 물러나게 됐다.

홍 시장은 앞서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이기면 탄탄대로의 길을 걷게 되겠지만, 총선에서 제1당이 못 되면 그건 '황교안 시즌2'로 전락할 것"이라며 "선거에 무슨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총선은 비대위원장이 주도해서 했다. 공천 제멋대로 하고 비례대표까지 독식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또 "국민 앞에 엎드려 절하는 게 무엇이 어렵나. 항일 독립투쟁도 아닌데 꼿꼿이 서서 죽겠다는 건가"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화난 국민에게 마지막까지 읍소하라"고 주문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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