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여당 역대급 참패에 "시작부터 잘못돼" 혹평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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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2  |  수정 2024-04-12 07:11  |  발행일 2024-04-12 제3면
한동훈 향해 "셀카밖에 기억 안 나…철없는 짓"

"국민의힘 비겁하고 비열…배알도 오기도 없어"

"새벽까지 잠 못 자…중진들 살아 돌아와 다행"

대구경북 총선 결과에 대해선 "죽은 도시" 평가
홍준표 대구시장, 여당 역대급 참패에 시작부터 잘못돼 혹평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이튿날인 11일 국민의힘 역대급 참패에 대해 "시작부터 잘못된 선거였다"고 혹평했다.


여당의 선거를 전면에서 지휘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선 "총선 기간 내내 '대권 놀이 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는데도, 철없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번 총선에서 기억에 남는 여당의 선거 전략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며 "열성적인 당원들 속에서 (한 위원장이) 셀카를 찍던 것 밖에 기억이 안 난다. 그게 국민의 전부인 줄 알고 착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여권에선)선거를 처음 시작할 때 '제2의 윤석열'이라는 기적을 노리고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운 건데, 국민들이 한 번 속지, 두 번 속느냐"라며 "저러다가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꼴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선거 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차별화해버리면 국민들이 누구를 믿고 찍겠느냐"며 "한 마음이 돼서 어떤 식으로든 돌파해 나갈 생각을 해야지, 선거 기간 내내 대통령실과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고 해서 차별화가 됐느냐. 아바타론만 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농단 수사를 맡았던 검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강한 비판도 쏟아냈다. 홍 시장은 "국정농단 수사라고 하면서 우파 진영 사람들을 1천 여 명 소환하고 그 중 100명 이상을 구속했으며,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서 "당시 실무책임을 맡고 있으면서 그 잔인한 수사를 했던, 우리 우파 진영을 풀 한 포기 안 남게 밟았던 그런 사람을 데리고 와서 선거를 맡기느냐. 국민의힘 전체가 비겁하고 비열한 집단이다. 배알도, 오기도 없다"고 일갈했다.

일부 평론가들이 여전히 한 위원장의 세력이 만만치 않다고 논평한 데 대해서는 "YS·DJ(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감옥도 같이 가고, 죽음의 고비도 넘으면서 동지적 의식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이 당에 의리와 명분은 단 하나도 없다. 국회의원 모두가 사익만 추구하는 이익집단으로 바뀌었다"고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정권 교체를 해주고, 지방선거를 이기게 해줬으니 그 양반한테 우리가 뭐라고 할 순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번 선거가 여당에게는) 참 좋은 기회였는데 어떻게 이런 엉터리 같은 경우가 생기는지 답답해서 새벽까지 잠을 못잤다"면서 "다행스러운 것은 당을 이끌 중진들이 많이 살아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들을 중심으로 조속히 당이 정비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구경북(TK) 총선 결과에 대해선 "죽은 도시가 됐다"고 짧게 말했다.

홍 시장은 조국혁신당의 약진과 관련, "국민들이 조국 가족이 잘못했다고는 생각했겠지만,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 딸까지 수사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면서 동정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심판론에 반윤(反尹)정서까지 에스컬레이트 되면서 바람이 불었다"라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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