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31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시 산격청사를 방문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홍준표 대구시장이 31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와 만나(영남일보 5월 9일자 3면 보도) 판다 임대와 대구-쓰촨성 청두 간 직항노선 개설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싱 대사가 대구시장을 공식 예방하는 건 2020년 1월 주한중국대사 취임 이후 처음이다. 거물급 정치인인 홍 시장과 중국 외교부내 '한국통'인 싱 대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시청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싱 대사와 만났다. 두 사람은 접견실 액자에 걸린 '진충보국(盡忠報國)'이라는 글귀에 대해 이야기로 운을 띄웠다. 충성을 다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인 진충보국은 홍 시장이 자주 인용하는 사자성어로도 유명하다.
싱 대사가 먼저 "홍 시장께서 쓰신 글씨냐"고 물었고, 홍 시장은 "제가 쓴 게 아니라 전북 전주의 서예 대가가 쓴 글"이라며 답했다. 그러자 싱 대사는 진충보국과 관련한 중국 송나라 시대 명장 악비(岳飛)의 일화를 소개했고, 홍 시장은 "역사를 잘 아시는 것 같다"면서 "지난 달 청두 출장 당시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에서 악비의 글을 봤다"고 화답했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면담에서 홍 시장은 최근 착공한 대구대공원에 판다 한 쌍 임대를 제안했다. 또 지난 4월 스샤오린(施小琳) 쓰촨성 당 위원회 부서기 겸 청두시 당 위원회 서기와 협의한 대구-청두 간 직항노선 개설에 대해 공유하고 이들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대구대공원을 크게 조성하는데, 중국의 국보이자 한중외교의 상징인 판다 한 쌍을 임대해줬으면 좋겠다"며 "현재 국내에는 에버랜드에 판다가 몇 마리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대구시)는 에버랜드보다 더 좋은 시설로 공원을 조성할 예정인 만큼 싱 대사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싱 대사는 "홍 시장의 제안을 중국 중앙정부에 잘 전달하고, 앞으로도 대구와 중국이 상생 협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답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31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시 산격청사를 방문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악수를 하고있다.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두 사람은 대북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홍 시장은 "최근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있지만, 양국 간의 내실있는 관계 구축을 통해 상호 의미 있는 발전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다져 나가자"고 말했다.
싱 대사는 홍 시장과의 면담 직후 영남일보 취재진과 만나 "양국 관계를 좋게 하고, 지방 교류도 많이 활성화 시키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홍 시장의 '판다 임대·직항노선 개설' 요청에 대해서는 "본국에 잘 보고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대선주자급 정치인인 홍 시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많이 배웠다"면서 "그 전에도 본 적은 많은데, 따로 이렇게 앉아 대화하니까 아주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주청두대구사무소 개설을 위해 최근 안중곤 경제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단을 파견해, 사무실 임차를 비롯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점검했다. 시는 한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청두에 해외사무소를 두게 된다는 점에서 청두시 정부, 주청두총영사관, 코트라무역관 등의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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