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그 시대 그 감성, 다시 뜬다 (1) '선업튀'가 쏘아올린 작은 공…Y2K 복고감성 "응답하라"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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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7  |  수정 2024-06-09 14:05  |  발행일 2024-06-07 제11면
2008년 배경 드라마 화제…당시 스타일·문화 소환돼 향수 자극

카톡·인스타 피드 과잉 시대 "그땐 문자 한 통도 소중했는데…"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그 시대 그 감성, 다시 뜬다 (1) 선업튀가 쏘아올린 작은 공…Y2K 복고감성 응답하라
걸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이 재연한 2000년대 '반윤희 패션'. <안유진 SNS>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최은지기자

최근 방영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의 인기가 뜨겁다. 시청률은 4~5%대지만 높은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선업튀는 톱스타 류선재(변우석)와 그의 팬 임솔(김혜윤)의 타임슬립 로맨스물인데, 회귀한 시간은 2008년으로 이들에겐 고등학생 때다. 아날로그가 살아 있던 2000년대만의 분위기로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복고 감성의 노래, 패션, 전자기기, SNS 등이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 온라인상에서는 드라마를 보고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에 30대 직장인들을 만나 2000년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 문화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피처폰 시대…휴대전화 외관 꾸미는 '튜닝' 유행

극에서 솔은 폴더폰을 사용하며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전화와 문자, 음악 감상, 사전 이용, 영상 시청 등이 모두 가능하지만 당시엔 한국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으로 피처폰을 사용했다. 모바일 운영체제가 탑재되지 않아 주로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데 그쳤다. 이에 용도에 따라 별도의 전자기기를 이용해야 했다. 피처폰으로도 음악 감상이 가능하긴 했으나 메모리 용량이 크지 않아 MP3 플레이어를 쓰는 것이 편했다. 휴대전화는 폴더폰·슬라이드폰이 대중적이었는데, 그중에서도 10대 사이 인기를 끈 건 삼성전자의 매직홀폰·고아라폰·노리F, LG전자의 아이스크림 등이었다. MP3는 아이리버 N10과 아이팟 셔플, 전자사전은 아이리버 딕플로 주로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거나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상품이었다.

이광우(33·대구 동구)씨는 "중학생 땐 전자기기 자체가 드물었지만 고등학생 때로 접어들면서 피처폰 정도는 모두가 갖고 있었고 MP3 플레이어나 전자사전, PMP 등도 하나씩은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자사전은 아이리버 딕플이 특히 인기가 많았다. 한영사전을 필수로 구비해 사물함에 넣어두고 매번 꺼내야 했던 우리에게 전자사전은 엄청난 존재로 다가왔다. 오로지 사전 기능만 있던 기존 전자사전과 달리 딕플은 MP3 플레이어의 기능도 있었다. 당대 최고 스타인 '서울대 출신 김태희'가 모델이었기에 더욱 인기를 끌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 '폰꾸'(휴대폰 배경화면 꾸미기)가 유행하듯 이들 사이에서도 휴대폰 꾸미기가 하나의 문화였다. 요즘 스마트폰처럼 커다란 화면이 전면에 나오는 것이 아닌 덮는 형식의 폴더폰이었기에 내부 배경화면보다는 외관을 꾸미는 일이 더 흔했다. 휴대전화를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개조'한다고 하여 '튜닝'이라 불렀다. 김명수(가명·30)씨는 "스티커, 큐빅 등을 붙이기도 했으며 전화를 걸 때 번호를 입력하는 숫자 키패드 안에 색종이를 넣는 경우도 많았다. 키패드에 불이 들어오면 넣은 종이 색으로 영롱한 불빛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헤어 스타일 울프커트·초코송이…패션은 '얼짱' 반윤희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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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그 시대 그 감성, 다시 뜬다 (1) 선업튀가 쏘아올린 작은 공…Y2K 복고감성 응답하라

선업튀 등장인물 헤어스타일도 주목할 만하다. 김태성(송건희)은 옆머리를 짧게 치고 윗머리와 뒷머리를 길러 목덜미에 길쭉하게 남긴 '울프커트'〈아래〉, 이현주(서혜원)는 빽빽한 앞머리에 옆머리를 띄운 단발머리 '초코송이 헤어'〈위〉를 하고 있다. 지금은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스타일이지만 당시 학교 졸업사진을 보면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빈티지'라 불리는 패션은 이때 유행한 것이다. 특히 영향을 미친 건 10대 우상이었던 '싸이월드 얼짱' 반윤희 스타일이다. 독특하지만 힙한 스타일로 당시 패션을 선도했다. 밝고 채도가 강한 색을 많이 입었으며 칼라셔츠, 카고바지 등 펑퍼짐한 옷도 인기였다. 신발은 캔버스화, 시계는 지샥, 가방은 이스트백, 키플링이 사랑받았다. 2000년대 후반엔 외투로 지금도 꾸준히 입는 노스페이스 패딩·바람막이, 아디다스 저지가 유행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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