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구본길이 헝가리 언드라시 서트마리를 상대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이 그의 마지막이 될 올림픽 경기에서 '전설'이 됐다. 10년 넘게 국내 최정상급 기량으로 태극마크를 지켜온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은 경기를 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해냈다. 대구 오성고 출신의 그는 런던, 도쿄에 이어 파리 올림픽까지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고, 지난 네 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1일(한국시각)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은 2008년부터 성인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선수다.
이날 금메달로 한국은 2012년 런던,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그리고 이번 파리 올림픽까지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는데, 이 3개 대회에서 모두 대표팀을 지킨 선수는 구본길이 유일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017, 2018, 2019, 2022년 한국의 단체전 우승 때 모두 힘을 보탰던 그는 아시아 무대에서 특히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단체전을 포함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6개로, 한국 선수 최다 타이기록을 보유했다.
런던에선 막내였던 구본길은 도쿄에선 김정환에 이어 둘째로 함께 팀을 이끄는 입장이 됐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김정환이 떠나면서는 대표팀의 맏형이 돼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구본길의 '금빛 라스트 댄스'는 조만간 둘째 아들이 태어날 예정이라 더 의미가 커졌다. 그는 "둘째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주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이룰 수 있게 됐다.
'단체전 3연패'의 임무를 완수한 이 전설은 경기 직후 다음 목표를 바로 설정해버렸다. 구본길은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이 욕심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이게 마지막이다. 사실 목표는 이제 나고야"라며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나고야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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