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처서 매직' 없다…역대급 더위 2018년보다 폭염 늦게 사라져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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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3 15:38  |  수정 2024-08-23 15:58  |  발행일 2024-08-23
23일까지 대구경북 곳곳에서 낮 최고 35도 기록

'처서 매직' 무색…9월까지 폭염 이어질 듯
대구경북에 처서 매직 없다…역대급 더위 2018년보다 폭염 늦게 사라져
덥고 습한 날씨를 보인 20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을 찾은 시민들이 쿨링포그 아래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대구는 21일 새벽부터 오후 3시까지 30-50mm의 비가 예상되며 강한 바람이 불다가 오후 5시부터는 사그라들 것"이라고 예보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대구경북에는 여전히 낮 최고기온 35℃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기상청 기상자료 포털에 따르면 지난 22일(처서)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4.4℃로 기록됐다. 경북에서도 경주 36.3℃, 포항 36℃, 영양 35.3℃, 안동 35.1℃의 수은주를 기록하며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더위는 처서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23일 오후 2시 30분 기준 대구는 34.7℃의 최고기온을 보였다. 경북에선 영덕·울진 35.6℃, 경주 36.0℃, 포항 35.9℃의 최고기온을 기록하며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여름 더위는 역대 폭염이 가장 심했던 해로 꼽히는 2018년, 1994년과 비교해도 유독 더위가 오랫동안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해당 연도에는 대구경북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가도 처서에는 낮 최고기온이 30℃ 이하로 떨어진 곳이 있었다.


2018년은 역대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4천 526명)가 발생한 해로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2018년에도 처서(8월 23일)에는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29.4℃로 기록돼 더위가 한층 풀렸다. 경북 포항(28.9℃), 경주(29.7℃), 울진(28.2℃) 등에서도 처서를 기점으로 최고기온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1994년과 비교하면 올여름 '밤 더위'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1994년 처서(8월 23일)에는 대구지역 낮 최고기온이 33.4℃로 올해(34.4℃)와 1℃ 차이밖에 안 났지만, 밤 최저기온이 20.1℃로 올해(26.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경북에서도 1994년 처서에는 포항, 안동, 울진의 밤 최저기온이 각각 21.3℃, 15.9℃, 16.9℃까지 떨어졌다. 올해 처서에는 각각 26.5℃, 25.6℃, 24.2℃의 수은주를 기록해 일부 지역에선 30년 전과 비교해 10℃ 가까이 차이 날 정도로 '밤 더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처서 매직'은 앞으로도 한동안 기대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3개월 예보를 통해 대구경북 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기예보에 의하면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선 다음 달 2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30~33℃에 머무를 전망이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태풍 '종다리'가 고온다습한 열기를 끌고 와 8월 말까지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9월에도 폭염 수준까진 아니지만, 예년보다 훨씬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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