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또 거액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엔 NH농협은행이다. 이 은행에 따르면 서울 명동지점의 과장급 직원 A씨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4년 넘게 지인이 대출을 받는 것처럼 꾸며 은행 돈을 빼돌렸다. 25일까지 확인된 횡령 규모만 117억원이다. 은행 측은 철저한 조사와 엄중 처벌 방침을 밝혔지만 비리 사실이 알려진 직후 A씨가 숨진 채 발견돼 진상파악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지난 3월 109억원 부당 대출을 포함해 올해만 벌써 4번째다. 은행 측은 자체 감사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애초부터 내부 감시·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금융 비리가 발생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 기간에 은행 내에서 허위 대출이 버젓이 이뤄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은행권 내부통제와 금융당국의 외부 감시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새삼 알게 해준다. 최근 몇년 새 은행권에서 굵직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2019년 DLF(파생결합증권) 및 라임사태와 그 이후 벌어진 수백, 수천억대 횡령 사고들은 은행의 도덕적 해이와 부실한 감시체계가 빚은 합작품이었다.
많은 국민이 고금리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장사로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 이 덕분에 은행원은 억대 연봉을 받고 연말에 성과급 잔치까지 벌인다. 그럼에도 툭하면 은행 비리가 터져 나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대로는 안된다. 무엇보다 은행들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요구된다. 이게 안되면 강력한 외부 통제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 기간에 은행 내에서 허위 대출이 버젓이 이뤄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은행권 내부통제와 금융당국의 외부 감시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새삼 알게 해준다. 최근 몇년 새 은행권에서 굵직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2019년 DLF(파생결합증권) 및 라임사태와 그 이후 벌어진 수백, 수천억대 횡령 사고들은 은행의 도덕적 해이와 부실한 감시체계가 빚은 합작품이었다.
많은 국민이 고금리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장사로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 이 덕분에 은행원은 억대 연봉을 받고 연말에 성과급 잔치까지 벌인다. 그럼에도 툭하면 은행 비리가 터져 나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대로는 안된다. 무엇보다 은행들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요구된다. 이게 안되면 강력한 외부 통제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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