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화동면 반곡리 포도밭에서 고온피해를 입은 김재식씨(왼쪽)와 강효구 시의원이 수확기가 지나도 익지않는 포도를 살펴보고 있다.(강효구의원 제공) |
유래 없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숙성기가 지나도록 포도가 익지 않아 재배 농가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 상주시의 포도재배 면적은 2천84㏊이며 이중 열매가 익지 않아 문제가 되는 캠벨 재배 면적은 816㏊로 1천570여 농가가 종사하고 있다.
상주시 모동·화동면 등 준고랭지인 중화 5개면에서 주로 재배하는 캠벨은 추석을 앞둔 시점에 완전히 숙성, 출하된다. 그러나 올해는 폭염이 추석 이후까지 지속되면서 열매가 익지 않아 적기에 출하된 포도는 20~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공판장에 출하된 포도 중에서도 상당량은 헐값에 거래되거나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년의 포도 고온피해는 지난해 저온피해를 입은 데 이은 재해여서 농가들의 고통은 더욱 크다. 이 지역은 지난해 3·4월 이상저온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포도의 꽃눈이 나오는 시기에 갑자기 닥친 이상 저온으로 싹이 얼어 포도가 열리지 않게 된 것이었다.
지난해 냉해로 포도농사를 망친 농가들은 당장의 자금압박을 견디기 위해 재해대책경영자금을 융자 받았다. 작년에 소득을 올리지 못한 이들은 또, 금년 농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봄에 공판장과 농협으로부터 출하선급금을 받았다. 올해 포도를 판매하여 갚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수확기의 고온피해는 지난해 봄의 저온피해 보다 훨씬 심각하여 피해 농민들은 재해대책경영자금과 출하선급금을 갚지 못하고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고온피해는 농작물재해보험 보상이나 FTA피해보전직불금 대상에도 들지 않아 농민들은 막막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포도재배 농민들은 △고온피해도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대상에 포함해 줄 것과 △폐기 처리 포도에 대한 지원 △착색불량 포도 수매 △FTA피해보전직불금 지급 △재해대책경영자금과 출하선급금 상환 유예 등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농민들과 만난 상주시의회 강효구 시의원(모동·모서·내서·화동·화서·화북·화남면)은 "거듭된 재해로 포도재배 농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며 "상주시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해 조사 조차하지 않아 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이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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