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장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미숙한 대회 운영 및 홍보 실패 '도마 위'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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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2 11:05  |  수정 2024-10-12 11:05  |  발행일 2024-10-12
입장 시스템과 부스 운영 '부실' 지적
방문객 수 적어… 스텝까지 이벤트 참여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예산에도 흥행 참패
비슷한 예산의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축제'는 인산인해
영주시장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미숙한 대회 운영 및 홍보 실패 도마 위
최근 경북 영주시에 열린 '영주시장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부스 운영 스텝들이 부스를 지키지 않고, 이벤트존에 마련된 게임존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영주시장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미숙한 대회 운영 및 홍보 실패 도마 위
최근 경북 영주시에 열린 '영주시장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VR부스를 담당하는 운영 스텝이 자리를 벗어나 이용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경북 영주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한 '영주시장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가 미숙한 대회 운영과 홍보 실패로 혈세를 낭비한 행사였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고 평가받자, 올해 시는 지난해(7천여만 원)보다 세 배 가량 늘어난 2억2천만 원의 시비를 투입하면서 대회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그 규모에 비해 초라한 흥행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대회엔 2개 종목으로 치렀던 대회를 올해는 리그오브레전드(5:5 팀전)와 스타크래프트(1:1 개인전), FC 온라인(1:1 개인전)의 일반부 3개 종목과 중·고교대항전 발로란트(5:5 팀전) 1개 종목 등 총 4개 종목에 총상금 1천370만 원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달 22일까지 진행된 참가자 모집에 4종목 합산 223팀(599명)이 신청해 온라인 예선을 거쳐 종목별 4팀의 결선 진출자가 선발됐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영주 선비세상 컨벤션홀에서 결선 대회를 치렀다. 아울러 이곳에선 결선대회와 함께 보드게임존과 추억의 오락실존, 퍼스널컬러 및 성격유형검사(MBTI) 상담 부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대회에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방문했으며, 부스엔 대회장을 찾는 청소년 및 젊은 세대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일 가족과 함께 대회장을 찾은 시민들의 주장은 달랐다. 시민 장모씨(46·가흥동)에 따르면 당시 결선 참가자들과 운영진들이 오히려 관중과 관광객들보다 많아 스텝들이 각종 이벤트 등에 참가하기 위해 각자가 맡은 부스를 벗어나기를 반복하는가 하며, 운영 중인 부스가 중단되는 사례와 함께 이벤트 중 자신이 맡은 부스로 이동하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등 매끄럽지 않은 진행에 실망이 컸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이벤트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후 막상 대회가 시작하자, 스텝이라는 명찰을 목에 건 사람이 상대로 나왔다"면서 "이벤트 진행 중 다른 업무가 있는지, 한참 동안 자리를 비웠고 10여 분이나 지나서야 다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얼마나 참가자가 없으면 대회를 운영하는 스텝이 이벤트 대회까지 참가하냐"면서 "주최 측이 경북 북부 지역 중·고등학교에만 홍보를 제대로 했다면 많은 학생이 대회를 관람하고, 이벤트에도 참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안동에서 이곳을 찾은 김모씨(43)는 일부 입장객들에게만 선비세상 입장권을 구매한 후에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등 운영에 미숙한 점을 꼬집었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게임과 관련된 각종 정보와 이벤트를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김모씨는 "입장 전 대회장 입구에서 안내원이 대회를 관람하려면 입장권을 발권해야 한다고 해 발권한 뒤 입장했지만, 앞서 들어간 친구 가족 4명은 입장권 발권에 대한 안내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입장 후 어떠한 확인 절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입장권을 구매한 후 입장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아도 입장할 수 있는 등 기본적인 입장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은 졸속행사에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주시 관계자는 "입장 관련해서는 선비세상 측과 급하게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관람객이 입장권을 구매해 입장한 경우가 발생했다"면서 "협의 후 대회 관람객에 한 해 무료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관람객인 중·고등학생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거리에서 개최하는 데다 같은 시기 지역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다 보니 관광객이 분산된 것 같다"면서 "내년엔 접근성 향상 등 이번 대회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보완해 경북을 대표하는 e스포츠 대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회와 같은 시기에 열린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축제'엔 비슷한 예산으로도 역대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으면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에선 전국 유일무이한 외나무다리 축제를 영주 지역 대표 축제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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