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대구경북 평균기온과 강수량 시계열. 대구지방기상청 제공 |
10월 고온 및 강수 관련 기압계 모식도. 대구지방기상청 제공 |
지난달 대구경북지역에 유례없이 비가 내린 날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최저기온도 역대 가장 높았다.
7일 대구지방기상청이 발표한 '대구경북 10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의 강수일수는 11.5일로 기록됐다. 역대 10월 비 내린 날이 많았던 1985년(10.3일)과 2016년(10.2일)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평년(5.6일)에 비해선 5.9일이나 더 자주 비가 내렸다.
통상 가을비가 내리면 기온이 떨어지지만, 올핸 비가 자주 내렸음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진 것도 특이하다.
2020년 11월 초 대구 동구 팔공산의 단풍이 붉게 물들어 있는 모습(왼쪽)과 2024년 10월 24일 오후 같은 팔공산의 현재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이어진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단풍을 붉게 물들이는 ‘안토시아닌’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아 단풍이 늦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단풍의 색깔과 절정 시기가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붉은 단풍을 감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anm.com |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고, 남풍이 자주 불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뜻하고 습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비도 많이 내렸다. 습한 날씨에 온기를 품은 수증기의 영향으로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높은 최저기온이 나타났다.
10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3.2℃로 최근 10년 중 가장 따뜻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온도(21.2℃)보다 2.0℃나 높은 수은주다.
지난달 대구경북의 상대습도도 81%로 역대 가장 높은 습도로 기록됐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나면서 단풍 시기가 대폭 늦춰졌다. 통상 하루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면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단풍이 드는데, 지난달 평균 최저기온이 11.6℃일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상청 유명산 단풍 현황을 보면 팔공산에는 이날 기준 아직도 단풍이 절정에 들지 못했다. 팔공산의 단풍 시작도 지난달 25일로 기록돼 작년보다 7일, 평년보다 8일이나 늦었다. 경북에 있는 소백산(영주), 주왕산(청송), 금오산(구미) 등도 평년과 비교해 단풍이 6~8일 늦었다.
함동주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올 10월 대구경북에는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에도 따뜻한 바람이 자주 불어 높은 기온을 보였다"며 "최근 기후변화와 함께 극한 기후 현상도 증가하는 만큼, 높은 기온 중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추위에도 피해가 없도록 기후 분석 제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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