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경기도 안성군 고삼면 가유리에서 주말진료소 활동을 하던 마을 청년들과 연세대 기독학생회 의료인들이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했다. '건강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각성에 기초한 살아 있는 움직임에 의해서 보장된다'는 취지로 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이다.
의료사협은 지역 주민들이 출자하여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보건예방과 건강 증진을 추구하는 자율적인 조직이다. 지역주민 스스로 건강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협동조합인 것이다. 과잉진료와 단편적인 치료에 따른 문제점, 의료비 급증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의료사협이 설립하는 의료기관은 단순한 병원 서비스가 아니라 환자의 가족과 환경,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지속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추구한다.
2000년 설립된 경기도 안산시의 안산의료사협 역시 출범 초기부터 새안산의원과 새안산한의원을 개설하여 주민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하였다. 이후 건강검진센터와 재가장기요양센터·가정간호사업소를 개설했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현실에 부응하는, 의료와 복지가 연계된 통합서비스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조직된 의료사협은 전국에 30개 소이며, 49개의 의료기관이 설립됐다. 그러나 대구·경북에는 2021년 설립된 상주의료사협이 유일하다. 상주의료사협은 지난 9일 대구·경북 최초로 의료기관을 개원했다. 조합원 415명이 20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출자하여 만든 '마을숲의원(냉림동 구 김홍태내과 자리)'이 상주시민의 건강과 복지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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