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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재경포항인 신년인사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
"대한민국 국민은 매우 지혜롭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흔들리지만 국민들은 위기를 만나면 똘똘 뭉쳐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그걸 기대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일 서울에서 포항 지역 출신 인사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재경포항인 신년인사회에서 지역 현안 및 국내 사회 현안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최근 오랜만에 포항을 다녀왔다는 이 전 대통령은 "포항이 크게 발전했는데 요즘 조금 여러 가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포항이 인구가 또 줄었단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50만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모두 합심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전 대통령은 포항 지역 교수들과 포스텍 의과대학 설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포항이 크게 발전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포항 시민 모두가 또 타지에 나와 있는 많은 사람들 전부 포항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더라. 무슨 지원하는 카드가 있던데 나도 쓰고 가겠다"고 했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그는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요즘 참 많이 우울하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마음이 우울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구속 등을 두고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부모 세대들이 6·25 전쟁을 거치며 힘든 시기를 보내,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에서 지금 4만 달러가 될 정도로 발전을 시켰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IMF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국민이 위기를 참 슬기롭게 극복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정치인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더 이상 이야기하면 이게 또 뉴스거리가 된다"면서도 "얼마 전 정치권 관계자들과 식사 중 차기 대선 출마할 사람을 묻는 질문에 '나훈아'라고 답했다"고 웃으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가수 나훈아가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에서 두 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 (왼손을 보며) 니는 잘했나"라며 탄핵 정국에서 책임 공방을 벌이는 여야를 모두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