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행보 나선 여야…조기대선 가능성 속 일하는 정당 부각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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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05  |  수정 2025-02-06 08:57  |  발행일 2025-02-06 제5면
국민의힘 평택 반도체 단지 찾아 전력망법 촉구

민주당은 4대그룹·경제단체 초청 간담회
경제·정책 행보 나선 여야…조기대선 가능성 속 일하는 정당 부각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고덕변전소에서 열린 'AI 혁명 위한 전력망 확충 현장 방문 및 간담회'에서 시설을 살펴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5일 정쟁에서 벗어나 모처럼 만에 경제·정책 행보에 나섰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불거진 상황에서 경제와 민생 정책에 대한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경기 평택 반도체 특화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고덕변전소를 찾아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전력망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전력망특별법은 국가기관 전력망확충위원회를 설치해 정부 주도의 국가 전력망 개발사업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반도체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시설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권 비대위원장은 한국전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고 하지만, 전력 공급 문제를 풀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며 "AI(인공지능),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 센터에도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전력망특별법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 없이 AI 혁명은 없다"며 "안전하고 충분한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열 미래 산업을 키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력에 필요한 관련 입법으로 경제 이슈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발전소 등이 있는 지역으로 기업이 이전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전력발전연계형 기업 이전에 관한 특별법'(가칭)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법이 제정되면 원전을 보유한 경북 동해안 지역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4대 그룹 관계자를 초청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국내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는 삼성, SK, LG, 현대 관계자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 경제 단체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정치를 하는 입장에선 최근 급변하는 국제 상황이 사실은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대한민국이 격랑의 국제 정세 속에 안전하게 생존하고 번영해 나가는데 우리 모두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일선 기업인,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과거 중진국 입장에서 산업 발전을 기획할 때는 정치나 전문 관료들의 실력이 충분해 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이제는 민간의 역량이 정부 역량을 뛰어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 정치권과 행정 관료들의 역량만으로는 해결책을 찾아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고 했다.

간담회는 이 대표가 최근 기업 친화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이른바 '우클릭'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그는 반도체 특별법 관련 토론회에서 '52시간제 예외규정' 수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AI 산업 육성 및 방산 산업 적극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도 민주당은 간담회장 벽면에 '경제는 민주당'이라는 문구를 적어 눈길을 끌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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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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