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겨울눈이 유난히 눈에 띄는 계절이다. 붓처럼 부풀어 오른 꽃눈이 혹독했던 입춘 추위에도 봄이 가까이 오고 있을 느끼게 해준다.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목련(木蓮)은 겨울눈이 붓을 닮았다 하여 목필(木筆)이라 부르기도 했다. 겨울눈을 감싸고 있는 껍질이 하얀 털로 덮여있어 붓의 이미지를 더해준다. 눈은 3~5겹의 껍질이 싸고 있는데, 그 속에는 꽃잎과 수술·암술이 형성돼 자라고 있다.
눈을 감싸고 있던 껍질은 겨울을 지내면서 한 꺼풀씩 떨어져 나간다. 3~4월쯤에 껍질이 벌어지고 봉오리가 맺히는데, 이 꽃봉오리들은 한결같이 북쪽을 바라본다. 이를 두고 임금님에 대한 충절의 상징이라 하기도 하고 못다 이룬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쪽에 위치한 꽃잎이 햇빛을 많이 받아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늦게 자라는 북쪽으로 기울어서 그렇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계엄과 탄핵으로 어수선한 정국은 언제 안정될지 기약이 없다. 극과 극의 대결로만 치닫는 꼴이 지겹다며 신문도 TV 뉴스도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많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로부터 국가 신용등급을 안정적인 'AA-'를 유지한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의 급격한 정치적 불확실성 만을 본다면 놀라운 결과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래도록 계속된다면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일주일에 걸친 추위가 물러나고 오늘부터 평년기온을 되찾은 듯싶다. 목련의 겨울눈이 껍질을 벗고 하얀 모습을 드러낼 때쯤에는 나라도 안정을 되찾고 평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고대한다.
이하수 중부본부 부장·나무의사
눈을 감싸고 있던 껍질은 겨울을 지내면서 한 꺼풀씩 떨어져 나간다. 3~4월쯤에 껍질이 벌어지고 봉오리가 맺히는데, 이 꽃봉오리들은 한결같이 북쪽을 바라본다. 이를 두고 임금님에 대한 충절의 상징이라 하기도 하고 못다 이룬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쪽에 위치한 꽃잎이 햇빛을 많이 받아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늦게 자라는 북쪽으로 기울어서 그렇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계엄과 탄핵으로 어수선한 정국은 언제 안정될지 기약이 없다. 극과 극의 대결로만 치닫는 꼴이 지겹다며 신문도 TV 뉴스도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많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로부터 국가 신용등급을 안정적인 'AA-'를 유지한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의 급격한 정치적 불확실성 만을 본다면 놀라운 결과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래도록 계속된다면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일주일에 걸친 추위가 물러나고 오늘부터 평년기온을 되찾은 듯싶다. 목련의 겨울눈이 껍질을 벗고 하얀 모습을 드러낼 때쯤에는 나라도 안정을 되찾고 평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고대한다.
이하수 중부본부 부장·나무의사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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