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 대비가 답" 자녀 보호 앱 급증…도청 논란 확산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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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7  |  수정 2025-02-18 08:56  |  발행일 2025-02-18 제9면
"위치 추적만으론 불안…실시간 소리 청취까지 필요"

대전 초등교사 사건 충격…교권 침해 우려에 반발
무서운 세상, 대비가 답 자녀 보호 앱 급증…도청 논란 확산
영남일보 DB

맞벌이 직장인 김모(39·대구 달서구)씨는 최근 대전 초등학생 사망 사건을 계기로 자녀 보호 애플리케이션(앱) '파인드 마이 키즈'를 설치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가 '방과 후 수업'과 학원을 오가며 저녁 6시가 넘어서야 귀가하지만, 맞벌이 부부인 탓에 실시간 아이 안전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김씨는 "평소 위치 추적 기능만 사용했는데, 이번엔 주변 소리 청취 기능이 있는 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는 김씨만의 고민은 아니다. 이번 사건 이후 대구 최대 맘카페 '대구맘365'에는 '자녀 보호 앱 추천해주세요'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들은 "무서운 세상, 대비만이 답"이라며 앱 설치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대전 초등생 사망 사건 후 자녀 보호 앱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다, 사건 당시 부모가 자녀 보호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 소리를 들었던 정황이 알려져서다.

17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후 '자녀 보호', '위치 추적' 등의 검색량이 급증했다. 특히 '파인드 마이 키즈'는 인기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며 검색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에서도 이 앱의 하루 신규 설치 건수가 사건 전보다 70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사건 당시 고(故) 김하늘 양의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자녀 보호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위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하늘 양의 할머니가 최초로 사건 현장을 발견했을 때, 피의자인 교사는 "없어요. 나는 몰라요"라고 답했다. 이 대화가 하늘양 어머니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위치 추적뿐만 아니라 실시간 소리 청취 기능도 필요하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는 만큼 교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논란의 중심에 선 '파인드 마이 키즈'의 주변 소리 청취 기능이 교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

초등 교사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교실에서 휴대전화를 모두 꺼야 할지도 모르겠다" "수업이 감시당하는 기분"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교사는 "녹음기와 다를 바 없는 기능인데, 사실상 도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여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초등학교 1학년 김하늘(8) 양이 숨졌다. 해당 교사는 사건 전 학교를 나와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했으며, 이 과정이 CCTV에 포착됐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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