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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증외상 환자의 신고 후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중윗값(전체 이송 시간의 중간값) 기준 33분으로 집계됐다. 2015년(25분) 대비 8분 증가했다. 2023년 이송 시간은 전년(35분)보다 2분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경북사정은 더 심각하다. 대구의 경우 2015년 23분이던 이송 시간이 2023년 30분으로 7분 증가했다. 경북도 같은 기간 30분→ 38분으로 8분 늘어났다. 반면,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는 이송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서울(26분), 인천·대전(25분) 등은 여전히 이송시간이 30분 이내로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지역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기준 이송 시간이 가장 짧은 지역과 가장 긴 지역 간 차이는 15분이었지만, 2023년에는 21분으로 확대됐다. 가장 이송 시간이 긴 지역은 강원(46분), 세종(42분), 충북·충남(39분) 등으로 나타났다.
중증 외상뿐만 아니라, 중독·익수·질식 등 비외상성 중증손상의 이송 시간도 증가했다. 2015년 27분이었던 이송 시간이 2023년 37분으로 10분 늘어났다. 특히, 2024년 의료 공백이 본격화되면서 이송 시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송 시간이 증가한 것은 응급 현장에서의 처치 기술이 향상됐다는 측면도 있다. 과거보다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안정시키는 처치가 증가하면서 병원 도착까지의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요인만으로는 지역 간 의료 접근성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응급의료 인프라가 수도권과 지방에서 크게 차이나면서, 특정 지역에선 중증외상 환자의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매년 시행하는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는 119 구급대가 응급실로 이송한 중증외상, 비외상성 중증손상, 다수사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2023년 한 해 동안 이송된 중증외상 환자는 8천192명, 비외상성 중증손상 환자는 1만6천532명이다. 이송 시간 단축을 위한 지역 간 의료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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