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무엇을 위한 주민소환인가?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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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2  |  수정 2025-03-12 07:45  |  발행일 2025-03-12 제12면

[취재수첩] 무엇을 위한 주민소환인가?

행복상주만들기 범시민연합(이하 행복연합)이 지난 7일 상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제 투표청구인 대표자증명서 교부신청서'를 제출했다. 동일한 단체가 2023년 8월에 이어 강영석 상주시장에 대해 두 번째로 주민소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상주시민들은 주민소환의 추진 이유보다 그 의도에 대해 더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행복연합의 첫 번 째 주민소환 시도가 각하된 지 불과 15 개월이 지났을 뿐인 데다, 이번에도 주민소환 이유가 '시청사 신축'으로 첫 번째 이유와 같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기의 발동', '시장 망신주기' 등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이는 비상식적인 풀이이며 억측이다. 주민소환은 초기부터 적지 않은 시민 혈세낭비와 혼란·분열이라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미뤄 볼 때 그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할 여지가 너무 크다.
우선 시청사 신축은 첫 번째 주민소환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반대하지 않음이 드러났으며, 이것이 15개월 만에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주민소환 절차 자체가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새 대통령을 선출할 때까지 주민소환 절차는 중단된다.


셋째, 가능성은 낮지만 주민소환이 이뤄진다면 상주시는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내년 6월의 지방선거 때까지 새 시장을 선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놓여 있음으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발하는 관세와 국방비 인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경제 손실과 사회불안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처지를 보면 알고도 남음이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상주시가 이미 주민소환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취하되기는 했지만 지난달부터 '시청사 신축 찬·반'을 둘러 싸고 시의원 3명에 대한 주민소환이 11일까지 추진돼 왔었다.


시민들은 하필 이런 때 행복연합이 시장 주민소환을 또 추진하는 의도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주민소환이란 말인가?'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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