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0일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재선출 절차'에 착수했다. 대선이 24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옛 여당이자 원내 제2당이 후보를 전격 교체하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펼쳐진 것이다.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후보를 선출한 이후 불과 일주일 만이다. 전날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당 지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11일)을 앞두고 사실상 '강제적 후보 교체 절차'에 돌입했다.
당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대통령 후보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 후보 자격 취소,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핵심 안건 처리에 속전속결로 나섰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한 후보가 입당 원서를 제출하면 비대위 의결이 필요하고, 이후 새로운 대통령 후보 선출 절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당헌 74조2항의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비대위 의결 등으로 대선 후보 선출 관련 사항을 정한다'는 조항이 지도부가 강행하는 근거로 적용됐다.
실제로 '후보 등록 마감일 전 단일화 필요성'에 동의한 당원 비율이 86.7%에 달한다는 지난 7일 여론조사 결과도 '상당한 사유'로 제시됐다. 이어 8~9일 이틀간 진행된 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한 후보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 전당원 찬반 투표를 거쳐,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 지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문수 후보 측은 후보 교체 절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10일 아침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은 이미 후보 자격을 취소하는 절차에 돌입한 만큼, 후보 등록에 필요한 당 대표 직인 날인과 기탁금 계좌 협조 등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이날 곧장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입당 직후 그는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을 내고 “저의 목표는 단 하나, 여기서 대한민국의 기적이 끝나선 안 된다는 것,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밖에 없다"며 “하나가 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