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6차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예고했던 한미 상호관세 25% 발효일을 목전에 두고 양국 간 협상이 타결되자 대통령실은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번 협상이 어려움 속에서도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그동안 협상을 바라보고 '노심초사'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이 긴급 브리핑을 통해 합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김 실장은 민감한 분야로 꼽혔던 농축산물 협상과 관련해서 "미국의 강한 개방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고기 30개월령 제한이나 쌀 수입 등에서 양측의 고성도 오갔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오후 브리핑에서도 "(상호관세) 15%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15%가 자동차 업계에서도 기대하는 거의 거의 최상 숫자였고 관련 업계에서도 환영 성명이 나왔다"고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협상단도 미국 워싱턴DC 현지에서 회견을 열어 세부적인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에 대해 이 대통령은 협상 과정 중 "치아까지 흔들렸다"고 심적인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히고 "제가 말을 하면 (관세 협상에)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며 그동안 침묵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서도 "정말 어려운 환경이었다.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성과를 이룬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2주 이내 열릴 정상회담 개최로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회담에서 이번 협상의 세부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 내용이나 향후 구체적 일정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 실장은 "조현 장관이 워싱턴DC에서 관련 일을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