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잊게 만드는 예술가의 부채…‘부채로 전하는 기후위기 극복 메시지’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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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3 14:50  |  발행일 2025-08-03
기후위기 시대, 부채로 ‘탄소중립’ 메시지 전달
시민 참여 ‘부채 그림 그리기’ 체험
부채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 기대
박형석 작가의 부채작품  세부 이미지. 산수화를 배경삼아 하늘을 나는 복엽기의 모습이 이채롭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박형석 작가의 부채작품 세부 이미지. 산수화를 배경삼아 하늘을 나는 복엽기의 모습이 이채롭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지난 1일, 대구 수성구 아르떼 카페갤러리 전시장. 화려한 색채의 부채들이 폭염에 지친 관람객들에게 손짓을 건넨다. 옛 화풍과 현대미술을 혼합한듯한 부채 위 그림들은 전통 부채의 진중함 위에 일상의 친근함을 더한 것들이다. 몇몇 부채 작품이 발산하는 동화 같은 느낌의 아우라는 젊은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구의 여름, 선조들의 멋과 풍류를 21세기 예술인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부채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미래의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미문회)은 오는 31일까지 대구 수성구 수성랜드 내 아르떼 카페갤러리에서 '바람난 末伏(말복)이 扇面展(선면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멋과 실용성을 위해 휴대했던 부채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예술가들의 창작성을 부채라는 매개체에 담아낸 자리다.


대구 수성구 수성랜드 내 아르떼 카페갤러리에 부채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대구 수성구 수성랜드 내 아르떼 카페갤러리에 부채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대구 수성구 수성랜드 내 아르떼 카페갤러리에 부채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대구 수성구 수성랜드 내 아르떼 카페갤러리에 부채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전시를 기획한 남학호 작가는 "옛 선비들의 글귀를 담았던 부채에 현대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조형성을 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서양화 재료의 활용을 통해 표현의 한계를 확장한 점이 이번 부채 작품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중견 화가 15인이 전시에 참여한다. 김경희, 김예진, 김하균, 김학곤, 김호교, 남학호, 박성희, 박형석, 배문기, 배영순, 배현숙, 신재순, 이영철, 이윤정, 장안순 작가가 100여점의 부채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단순한 작품감상을 넘어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메시지를 전한다. 참여 작가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좋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부채를 사용함으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적 삶을 실천할 수 있다. 이번 전시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오는 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부채 그림 그리기 체험'이 열리는 가운데 참여 작가들은 시민들의 체험을 직접 돕는다. 체험에 사용될 부채는 수성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제공한다. 남학호 작가는 "매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벽진산업, 생생식초 등 기업과 기관의 후원 덕분에 무사히 전시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며 예술인을 위한 메세나 활동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합죽선(접었다 폈다 하는 접선(摺扇)의 일종)과 평선(평평한 부채) 두 종류의 부채에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개막 전부터 상당수 작품이 판매되는 등 부채 애호가들의 관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떼 카페갤러리 관람객은 수성랜드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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