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폐기물 자연발화

  • 이하수
  • |
  • 입력 2025-08-04 05:49  |  수정 2025-08-04 07:55  |  발행일 2025-08-04

자연발화는 공기 중에 있는 물질이 상온에서 저절로 발열하여 불이 붙는 현상이다. 거대한 폐기물 더미는 자연발화 현상이 일어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잡다한 물질의 반응에 의해 열이 발생되고 조금씩 축적된 열이 가연성 물질과 결합해 불이 붙을 수 있는 조건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을 펼쳐주거나 물을 분무하여 열 축적을 막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경북 상주시 낙동면 상촌리 주민 100여 명은 최근 상주시에 △폐기물처리업체 'C환경'의 화재 원인 정밀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 △방화 판명시 대표자 엄벌 등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화재가 발생하여 폐기물 100여 t이 소실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달 26일에 또 불이 나 야적한 플라스틱 등 폐기물 1천t이 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유독성 연기와 악취를 견디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재산 및 인명피해도 우려된다며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처리되지 않은 야적 폐기물이 소실될 경우 폐기물처리업체 업주는 처리 부담이 경감되고 더 많은 폐기물을 반입할 수 있게 돼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폐기물 야적장에 불이 날 때마다 업주의 계획적인 방화를 의심하게 된다. 상촌리 주민들도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는 반응이다.


폐기물처리업체 업주들이 일부러 불을 놓는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폐기물 더미의 자연발화에 대해 적극 대비하지 않아 화재가 빈발하는 것을 보면, 업주들이 자연발화를 기대하거나 방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된다. 통풍·살수 등 폐기물 자연발화 방지대책을 소홀히 해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서는 업주에게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


이하수 기자/중부지역본부 부장



기자 이미지

이하수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