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북구청 배수관리 따로따로 한 탓”

  • 노진실
  • |
  • 입력 2025-08-04 22:23  |  수정 2025-08-05 09:42  |  발행일 2025-08-05

노곡동 침수 조사단 원인 발표

"수문·제진기 모두 작동에 문제

양측 소통만 됐어도 사고 방지"


4일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침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빗물펌프장 일대 배수 관로를 정비하기 위해 준설 차량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4일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침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빗물펌프장 일대 배수 관로를 정비하기 위해 준설 차량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5년 만에 재발된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사고는 결국 복합적인 요인이 총망라된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앞서 영남일보는 침수 당일 노곡동 제진기 미작동 상황을 최초 보도하면서 이번 침수가 단순 자연재난이 아닌 인재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둔 바 있다. 4일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은 대구시청에서 그간 진행해 온 침수 원인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배수시설 운영·관리나 사전 소통 등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이번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조사단은 침수사고 주요 원인으로 △직관로 수문 개도율 저조 △제진기 막힘 현상 발생에 따른 작동기능 저하 등을 지적했다. 직관로와 제진기 중 하나라도 정상 운영이 됐다면 침수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파악했다. 직관로 수문이 당시 문제를 일으켰더라도 제진기가 정상 작동해 배수가 원활했다면 침수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


특히 조사단은 '의사소통 문제'와 '관리 시스템상 문제'를 이번 침수사고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직관로 수문 상태에 대한 정보가 관리 주체 간 사전 공유가 됐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단은 "확인한 바로는 (사전 공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수기에 관리 주체 간 침수 예방을 위한 중요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노곡동 빗물펌프장은 대구시가, 고지배수터널은 북구청이 각각 관리하는 문제점도 짚었다. 조사단은 "노곡동과 유사한 형식(고지배수로와 펌프장)으로 운영 중인 전국 39개 고지배수로 시설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구시의 2개 시설(노곡동과 다사서재)만 배수시설 관리를 이원화한 상태였다"고 공개했다. 이어 "나머지 전국의 37개 시설은 기초자치단체가 관리를 일원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곡동 방재시설은 일관성 있는 신속 대응이 어려운 운영·관리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안승섭 조사단장(경일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15년 전 노곡동 침수사고 이후 여러 대책이 제안됐고, 배수시스템 보강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침수사고가 다시 발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 느꼈는가"라는 영남일보 기자의 질문에 "한마디로 관리체계와 소통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안 단장은 2010년 노곡동 침수당시 사고의 특성을 분석하고, 대책을 제안한 학술논문의 공동 저자다.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