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곡동 침수사고는 총체적 관리부실에 의한 인재”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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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5 08:28  |  수정 2025-08-05 14:24  |  발행일 2025-08-05
대구안실련 “노곡동 침수, 사전 예방이 가능했던 명백한 인재”
“수문·제진기·운영 줄줄이 문제…2010년 침수 원인과 일치”
15년 전 배수시설 보강하며 “더이상 피해없다, 대대적 홍보” 비판
지난 달 17일 발생한 노곡동 침수사고 현장. 영남일보DB

지난 달 17일 발생한 노곡동 침수사고 현장. 영남일보DB

지난 달 발생한 대구 노곡동 침수사고에 대해 시민단체는 "총체적 관리부실에 의한 인재(人災)사고이자 행정의 반복된 실패"라고 진단했다.


앞서 영남일보는 침수 당일 배수시설 미작동 등의 최초 보도를 통해 이번 사고가 단순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사고라는 사실을 지역사회에 가장 먼저 알렸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5일 성명을 내고 "노곡동 침수사고는 사전 예방이 가능했던, 총체적 관리부실에 의한 명백한 인재"라며 "대구시는 대시민 사과와 함께, 관련 책임자 문책 및 피해보상 조치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안실련은 "당시 대구시가 관리하는 직관로 수문이 고작 3%만 열려 있었던 고장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되어 직배수가 차단됐고, 배수로 제진기(배수펌프에 유입되는 쓰레기 등 부유물질을 걸러내는 기기)가 막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라며 "또한 직관로 수문 고장으로 직관로를 통해 배수돼야 할 물이 일시에 제진기 입구로 유입돼 제진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했고, 제진기가 초기부터 즉각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도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빗물이 펌프장 제진기로 쏠리면서 제진기 기능이 마비됐다"며 "북구청이 관리하는 고지배수로 수문 역시 제대로 닫히지 않아 불필요한 물 유입이 겹쳤고, 펌프장 수문과 게이트펌프도 여러 곳에서 고장 상태였음이 드러났다"고 했다.


또한 "이번 사고의 본질은 관리 주체가 대구시와 북구청으로 이원화된 탓에 책임 있는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총체적 관리부실에 의한 인재사고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안실련은 "이는 2010년 동일 지역에서 발생한 침수피해의 원인과도 정확히 일치한다"라며 "당시에도 유사한 피해 이후 약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지배수터널을 설치하고 더 이상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치된 장치들은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매뉴얼은 무용지물이 됐다"며 "결국 행정의 반복된 실패가 또 한 번 시민의 삶을 무너뜨렸다"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번 사고에 있어 전임 대구시장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안실련은 "시장 공백 상황에서의 공직사회 기강 해이와 지휘체계 부재 역시 사고 대응의 심각한 허점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전임 시장인 홍준표 전 시장의 정치적·행정적 책임 또한 결코 비켜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구안실련은 △대구시장 권한대행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관련 책임자 엄중 문책 △피해주민 보상 △배수시설 운영·관리체계 일원화 △방재 인프라 재정비 및 시민안전 종합계획 수립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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