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을 치르고 있는 학생. 영남일보DB
지난해 3월 11일, 영남일보는 대구 교육계 일각에서 '교사-학원 문제 거래', 즉 '사교육 카르텔' 연루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대구지역 일부 교원이 부당한 문제 거래 의혹으로 관계 기관 조사를 받은 사실을 최초로 확인하고, 관련 학교도 찾아냈다. 이후 1년 여간 10여 차례의 추적보도를 이어갔다. 영남일보가 제기한 의혹은 실제 사실로 확인됐고, 교육당국은 사교육 카르텔 의혹에 연루된 대구 교사에 대한 징계절차를 한창 밟고 있다.
◆대구 '명문고' 교사 등 연루된 '사교육 카르텔'
사교육 카르텔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구지역 교사 A씨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징계심의위원회는 최근 해임 결정을 내렸다. A씨는 대구 수성구 B고교 수학교사로 일해왔다. B고교는 미디어 등에서 소위 '명문고'로 알려진 곳이다. 이 학교에서 꽤 '실력있는 교사'로 평가되던 A씨에게 제기됐던 사교육 카르텔 연루 의혹은 결국 사실로 드러난 것.
지난 2월 발표된 '교원 등 사교육 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보고서를 보면 A씨는 2019년~2023년 사교육업체에 총 100여회에 걸쳐 문항을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그는 여러 차례 수능 및 모평 검토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수능과 모평 출제 참여 경력이 있는 다른 교사을 섭외해 수능 모의고사 시험 문항을 제작·판매했다. 그에 따른 대가는 기여도에 따라 배분했다. 사교육 카르텔에 가담한 나머지 대구지역 교사 2명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반칙과 광기에 멍든 교육…"공교육 신뢰 회복해야"
이번 사교육 카르텔 연루 의혹은 지역 교육계엔 큰 충격파였다. 더욱이 수성구는 대구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높은 교육열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 화려한 수식어 뒤에 어두운 반칙과 불법이 숨어 있었던 것.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로 사교육 카르텔 논란의 1막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른들의 '부당 거래'에 의해 공정한 교육환경을 제공받지 못한 학생들의 피해는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우리 교육계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대구 교육계 한 관계자는 "사교육 카르텔은 내신 신뢰도에도 문제를 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에 따른 추가 확인도 필요하다. 공교육의 신뢰 회복을 위해 지역 교육계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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