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작가, 중국 광동미술관서 대규모 개인전 ‘비트의 유령들’ 개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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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8 14:11  |  수정 2025-08-08 14:13  |  발행일 2025-08-08
박종규, ‘한한령’ 넘어 中 광동미술관서 생존 외국인 작가 첫 개인전
‘비트의 유령들’ 展, 현실과 가상 사이의 혼란을 탐색하다
대구 출신 박종규 작가, 디지털 노이즈로 존재의 의미를 묻다
박종규 작가가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인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가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인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종규 작가 제공>

인간과 디지털 기술 사이에서 사유하며 추상회화의 새 길을 개척 중인 대구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 박종규 작가가 오는 10월8일까지 중국 광저우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 전관에서 대규모 개인전 '비트의 유령들(Spectres of the Bitstream)'을 선보인다.


광동미술관 주최·주관으로 지난 5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리듬, 즉 심장의 고동(beat)과 디지털 신호의 최소단위(bit)가 오늘날 어떻게 '보이지 않는 실체'로 유령화되는지를 성찰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서 말하는 '유령'이란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을 붙드는 모종의 강력한 실체를 말한다. 특히 박 작가의 이번 전시는 광동미술관의 첫 생존 외국인 작가 전시여서, 한한령(限韓令) 이후 한중 미술교류의 물꼬를 틀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영남일보는 현재 광저우에 체류 중인 박 작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광동미술관 대규모 전시 개최 계기는?


"전시 개최까지 최종 3년이 걸렸다. 수년 전, 아트바젤 홍콩 참가 중 광동미술관 관장님과의 만남이 이번 전시의 개최 계기가 됐는데, 내 작품이 가진 디지털 이미지와 더불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현실과 비현실', 즉 '가상공간'이라는 개념이 눈길을 끈 듯하다. 다가올 미래, 두 공간 속에서 살아갈 것이란 메시지가 흥미롭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오래전부터 동양의 '무'와 서구의 2진법을 결합해 '존재하지 않음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시각언어로 풀어왔다. 두 개념의 만남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한 통찰은?


"현실 속의 우리, 특히 대구라는 보수적 도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치적 상황에 대해 평소 고민한 적 많았다. 오늘의 진실이 내일의 부조리가 되는 정치적 상황처럼, 현실의 모호함과 가상공간 확장이 가져올 인식 변화를 비교하며 작품을 제작해왔다. '존재하지 않음의 존재'는 이러한 인식 변화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회화와 미디어, 설치작품 등 60여 점의 작품을 활용해 '비트(beat/bit)적 공간'을 구축했다. 각기 다른 매체가 한 공간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내나?


"내 작업의 근본 개념은 '노이즈'다. 불필요한 노이즈를 차용해 시그널이 노이즈가 되는 역설을 표현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노이즈는 픽셀 이미지로 나타나며, 이를 활용해 도트 작업, 평면 라인, 영상 작업 등을 만든다. 소리의 파장을 영상으로 만들고 회화로 옮기지만, 결국 시작점은 하나다. 노이즈와 픽셀에서 비롯된 움직임이 다양한 매체와 장르로 확장된 것이다."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박종규 작가의 작품이 중국 광동미술관 바이에탄관에서 전시 중이다. <박종규 작가 제공>

◆중국 관람객들이 작품 감상 후 어떤 종류의 질문이나 감각을 가지고 전시장을 나서길 바라나.


"현실과 가상공간의 모호한 경계에서 오는 혼란과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고 싶다. 기성세대와 달리 어린 세대는 현실과 가상공간을 동시에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유사하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앞으로는, 세대를 구분하는 '나이'라는 경계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려 한다."


◆아티스트로서 자신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차별점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내가 살아온 연륜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나간 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날로그적 사고방식만으로는 급변하는 정보시스템 속 현실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광동미술관 전시 이후 계획은.


"오는 10월 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세계 18개국 참여 설치미술 전시에 참여한다. 피라미드 앞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다.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대규모 빛 전시회에도 참여할 예정인데, 도시 전체 건물을 활용하는 대규모 전시여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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