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화재 일가족 사망에 “아이들 희생 안 돼” 시민 분노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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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1 17:08  |  발행일 2025-08-11
13·11세 남매 사망에 애도와 비판 확산
경찰, 화재 원인·사망 경위 규명 주력
10일 오전 대구 동구 신천동 아파트 화재 현장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10일 오전 대구 동구 신천동 아파트 화재 현장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건을 두고 지역사회에 안타까움과 분노가 번지고 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작 13살과 11살이던 남매를 향한 애도의 목소리와 함께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까지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 35분께 대구 동구 신천동의 17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19분 만에 꺼졌지만, 어머니 A씨(47)와 중학생 B군, 초등학생 C양이 숨졌다. 남매는 안방에서 나란히 누운 채 발견됐고, A씨는 베란다 아래 화단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감식 결과 안방과 거실 등 4곳에서 발화 지점이 확인됐다. 현장에는 양초와 성냥, 노끈으로 묶인 서적 수십 권 등 인화성 물질이 있었고, 현관문 입구는 가구 등으로 막혀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부검과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맘카페와 포털에는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왜 죄 없는 아이들이 희생되어야 하나"라는 글이 이어졌다. 한 40대 아버지는 "같은 부모로서 숨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며 "남아 있는 아버지는 제발 잘 버티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부모 없는 아이로 살게 하느니 같이 떠나자 했을 것 같다"면서도 "무슨 사정이든 어린아이를 희생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부디 아이들은 천국에서 좋은 부모 만나 다시 태어나길"이라는 애도의 글도 이어졌다.


한편 경찰은 사건 경위를 다각도로 확인하는 가운데, 부검과 현장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부검과 정밀 감식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을 판단할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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