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대병원 전경
이번 주 대구권 수련병원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원서 접수를 마무리하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복귀 흐름이 본격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필수과와 지방 병원에 대한 지원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도권·인기과와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18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경북대병원은 인턴 정원 98명 가운데 45명, 레지던트 1년차 82명 중 56명, 상급년차 138명 중 82명만 지원했다. 정원 충원엔 실패했지만 사직했던 전공의 다수가 복귀하면서 최근 몇 년사이에선 가장 높은 지원율을 나타냈다.
병원 관계자는 "전체 숫자로는 부족하지만 수련 분위기가 회복될 계기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병원 측은 각 과 여건을 고려해 모집 기한 연장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 다른 수련병원인 대구의료원은 20일, 영남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은 21일, 대구파티마병원은 22일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다. 19일 마감한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전공의 160명 모집에 80명이 지원했다. 이에 접수 연장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지역 의료계는 대부분 병원에서 미달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모집 정원은 전국 1만3천498명으로 역대급 규모다. 이 가운데 인턴은 3천6명, 레지던트 1년차는 3천207명, 2~4년 차는 7천28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통상 하반기 모집은 일부 미달·결원 보충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대규모 채용이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고자, 원 소속 병원과 동일한 과·연차로 돌아오는 경우 정원을 초과하더라도 '사후정원'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는 당장 환자 진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 성격이 강하지만, 의료계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대구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의 전공의들 사이에선 복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고, 오히려 지원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1년차 전공의의 경우 복귀 의사가 약한 편이고, 지방 병원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수련 중인 전공의는 2천532명으로, 의정 갈등 이전 대비 18.7% 수준에 그친다. 복귀한 인력 중 약 67%는 수도권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의료계는 이번 전공의 모집 결과를 놓고 "예상했던 수도권 쏠림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북대병원 교수로 퇴직한 A병원장은 "지방 수련병원은 정원이 있어도 지원자가 외면한다"며 "지역 병원들의 수련 매력이 사라지면서 수도권·인기과와의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계 일각에선 "수련병원의 지역 간 격차와 필수과 인력난은 단순히 병원 내부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의료체계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