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 범어동 장원맨션이 높은 주민 동의율(86%)을 바탕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윤정혜기자
대구 수성구청이 추진중인 '범어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이 대구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예상되는 세대수 증가에 대한 밀도계획의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게 이유다. 다만, 그동안 암초로 작용했던 초등학교 배정 문제는 아파트지구 내 유일한 초등학교인 경동초등의 증축 가능성이 대안으로 제시돼 실무리가 풀릴 전망이다.
대구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수성구청이 접수한 '범아아파트지구 개발 기본계획 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유보 결정을 내렸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12월 첫 심의에서 유보 결정을 받아 밀도계획을 수정·보완해 재심의에 도전했으나 두 번째 심의에서도 유보 판단을 받았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첫 심의에서 수성구 범어4동 고밀 개발에 따른 밀도 관리 방안 수정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수성구청은 2019년 진행한 교통대책 수립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세대수 증가 규모를 가정해 범어4동의 밀도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심의위원들은 개발기본계획 변경시 증가하는 세대수 규모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며 밀도 관리 방안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유보 결정을 내렸다. 고밀 개발에 밀도 관리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심의에서는 고밀 개발로 세대수 증가가 이뤄지더라도 초등학교 배정 건은 문제되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이 지구 내 유일한 초등학교인 경동초등의 학생 배정에 그동안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으나, 이번 심의에서는 '개발되는 아파트 등과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학생 수용 방법으로는 학교 증축과 통학구역 재배치 등이 제시됐다.
초등생 배정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수성구청은 증가 세대수를 구체화한 뒤 이에 따른 밀도방안을 마련해 재심의에 나설 예정이다.
범어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이 의결되면, 지구 내 공동주택의 재건축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현재 범어아파트 지구내 재건축을 추진중인 곳은 경남타운과 장원맨션, 가든하이츠, 동서명문빌라 등이다.
경남타운은 지난해 건축심의를 통과한 뒤 시공사를 포스코이앤씨로 결정했다. 현재는 사업시행인가를 준비중이다. 장원맨션은 지난 4월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완료했고, 동서명문빌라 역시 2024년 7월 재건축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다. 가든하이츠 1차는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재건축 준비를 하고 있다. 범아아파트지구 변경안이 확정되면 재건축 내용과 범위 등에서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범어아파트지구는 수성구 범어동과 황금동 일대 약 24만㎡ 주거지로 1979년 자족 기능을 가진 독립된 주거지 조성을 목적으로 지정됐다. 하나의 건축부지에 하나의 건축용도만 허용하는 규정이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개발에 제한을 받아왔다. 연립주택용지에 고층 아파트로 개발이 어렵고, 고층 아파트 부지는 상업시설을 둘 수 없다. 수성구청은 변경안을 통해 주택용지에 상가시설을 허용하고 수녀원과 선스포츠 부지도 공공기여 등을 고려해 주거 또는 상가로 용도 전환이 가능한 방안을 변경안에 담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심의 보고서에는 변경안에 따라 증가하는 세대수가 구체적이지 않다보니 밀도 계획안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심의위원들이 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보완 의견이 제시됐고, 학생 수용에 대한 문제는 시교육청과 통학구역 내 경동초등 학급 증설 가능성과 같은 협의가 가능해 지적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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