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상현 W병원장이 23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1mm 혈관의 희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우리 몸의 조직이 절단된다는 건, 평생 살던 배우자가 없는 것과 똑같은 스트레스입니다."
우상현 W병원장은 지난 23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에서 '1mm 혈관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성형외과 의사로서 재건성형이 전문인 우 병원장은 2017년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집도한 인물로 유명하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W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수지접합 전문병원이다. 전국에 총 5곳이 있는데 그중 한곳이 대구에 있다. 5곳 중에서도 접합수술이 가장 많은 곳이 W병원이다.
우 병원장은 "절단된 신체에 대한 접합 수술을 할 시 뼈와 힘줄, 신경 등 여러 조직을 연결해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구조물은 혈관"이라며 "아무리 작은 조직도 그 안에 혈관이 있기 때문에 연결하면 조직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 병원장은 40여년간 의사 생활을 해오면서 다양한 환자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20대 여대생이 알바 중 믹서기에 손을 넣어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을 크게 다쳤는데 12시간 8분의 시간에 걸쳐 수술을 한 결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다"고 했다. 이어 "학비 마련하겠다고 공장에서 일하던 21세 남학생은 공장 기계에 팔이 분쇄 절단되는 사고를 겪었다"면서 "당시 손목 부분 뼈가 많이 없는 상태였는데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학생은 16년이 지나 외국 장애인 골프대회에 나갈 만큼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W병원의 수술 성공률은 8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W병원의 환자 수는 약 9만6천명이고, 팔다리·어깨·무릎·척추 등 증상으로 W병원을 찾는 이는 하루 평균 외래 환자 1천명이라는 게 우 병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W병원은 환자가 원하면 100%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접합을 거부하는 등 이유 외에는 수술하고 있다"면서도 "반면 미국은 접합수술 비율이 10% 채 안 된다. 수술 성공률도 25%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 시 절단된 신체 부위의 보관법에 대해 "구조물을 깨끗이 씻어 살짝 적신 거즈에 싸서 밀봉되도록 해야 한다. 방수가 되도록 비닐에 넣은 다음 얼음과 함께 두면 이틀이 지나도 접합이 가능하다. 작은 구조물이라도 병원으로 가져오면 된다"고 전했다.
우 병원장은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자기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한번 실패하면 환자는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환자에 최선을 다하는 의사로서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 출신의 우 병원장은 1961년생으로 영남대 의학과와 석사, 계명대 의대 박사와 대구대 명예이학박사를 받았다. 영남대 의대 성형외과학교실 부교수와 미국 클라이넛 수부외과센터 한국 최초 임상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APEC 정상회의 응급의료 중증외상분야 전담의료진으로 위촉됐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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