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심장 수술을 시행하는 전국 수련병원 4곳 중 3곳은 흉부외과 전공의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구경북은 의정 갈등 이후 인력이 급감하며 수련 체계가 사실상 와해 직전이다. 현장에선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25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수련 중인 전국의 흉부외과 레지던트는 68명이다. 불과 1년여 전 107명에서 39명(36.4%)으로 쪼그라든 것. 연차별로는 4년차 14명, 3년차 12명, 2년차 22명, 1년차 20명에 불과하다. 수술실과 병동을 뒷받침해야 할 최소 인력이 붕괴된 셈이다.
대구경북지역 현실은 더 심각하다. 의정 갈등 전 10명이던 레지던트가 현재는 경북대병원 1명 등 총 3명으로 줄었다. 부산·울산·경남도 8명→ 3명, 광주·전남은 3명→1명으로 감소했다. 강원·충북·제주는 애초부터 한 명도 없었다. 전국 89개 심장수술 수련병원 중 전공의가 남아 있는 곳은 21곳(23.6%)뿐이다. 국립대병원도 절반 이상이 텅 비었다.
문제는 단순히 "인력이 줄었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수련의 특성상 각 연차가 촘촘히 채워져야 응급·야간 수술을 온전히 배우고, 수술실이 돌아간다. 현재는 '1인 전공의 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의 수급 전망은 더 암담하다. 이미 흉부외과는 은퇴자가 신규 전문의보다 많아지며 순감 추세로 접어든 지 오래다. 학회에 따르면 향후 4년간 은퇴자는 222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수련 중인 68명이 모두 전문의가 된다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매년 30~40명씩 전문의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인력 공백은 지역 의료의 근간을 흔드는 파급력을 가진다. 대구경북 같은 권역 거점에서 심장수술 인력이 줄면, 중증 심혈관질환이나 폐암 수술 환자들은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환자 이송 과정에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도 크다.
흉부외과학회 측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지역 거점 심혈관센터는 물론 국가 전체의 응급·중증 진료망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생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경고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