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기획]신승원 한국방언연구소장 “방언은 한국어의 보물창고다. 대구에 ‘방언박물관’ 세워야”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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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08 17:49  |  수정 2025-10-09 12:07  |  발행일 2025-10-09

사투리가 간직한 언어학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 강조

방언 유지와 전승 위한 토론·체험 공간 조성 피력

신승원(68) 한국방언연구소장. 조윤화 기자

신승원(68) 한국방언연구소장. 조윤화 기자

한국방언연구소 신승원(68) 소장이 말 높낮이를 표시한 지도를 들어 보이며 방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한국방언연구소 신승원(68) 소장이 말 높낮이를 표시한 지도를 들어 보이며 방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사투리는 조상의 얼과 삶이 담긴 한국어의 보물창고입니다. 부끄러워하거나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48년째 방언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신승원(68) 한국방언연구소 소장은 대구경북 사투리가 간직한 언어학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신 소장이 꼽는 사투리의 매력은 '말맛'에 있다. 그는 "표준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뉘앙스와 정서가 방언 속에 살아 있다. 단어 하나, 억양 하나에 지역의 역사와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같은 행위를 두고도 지역마다 다른 표현이 쓰이는 것이야말로 사투리의 생동감을 보여주는 중요한 특징이라고도 했다. 그는 "사투리는 곧 문화의 다양성을 대변한다"며 "아이들이 장난감 그릇으로 살림살이를 흉내 내는 놀이는 표준어로는 '소꿉질'이지만, 경남에선 '반주깨비', 제주도에선 '흙밥장난', 충북에선 '통갑질'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대구지역 내 '한국방언박물관' 설립도 제안했다. 방언의 유지와 전승을 위해선 토론·체험 등이 가능한 공간이 필요해서다. 그는 "올해 안으로 대구 지자체장들에게 제안서를 보낼 계획이다. 대구에 방언박물관이 왜 필요하고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를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또 "박물관 설립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년간 준비 끝에 올해 4월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며 "박물관은 건물만 짓는 것뿐 아니라 안내 인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달부터 수성구 커뮤니티센터에서 방언 어휘·음운·문법 등을 강의하며 해설사 양성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 소장은 "사투리를 부끄럽거나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볼 이유는 전혀 없다. 오죽하면 지역 방언을 어머니와 고향의 품처럼 포근하고 편안하다는 뜻에서 '탯말'이라고 부르겠는가"라며 "사투리는 조상의 얼과 삶이 담긴 한국어의 보물창고다. 앞으로는 작가, 가수 등 지역 창작자들도 사투리로 더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해 말맛을 제대로 살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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