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학생들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기사가 자주 나온다.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는 글을 보고 학부모가 '우리 아이에게 중식이 아닌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어이없는 기사는 물론 아침밥을 뜻하는 '조식'은 조선 음식, 점심밥을 뜻하는 '중식'은 중국 음식으로 적었다는 초등학생의 시험답안지도 기사화됐다. 비가 올 경우를 말하는 '우천 시'를 지명으로 혼동하거나 진심어린 사과를 뜻하는 '심심한 사과'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어 문제가 된 경우도 소개됐다.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0∼2024년 시도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학력 수준이 5년간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국어, 수학, 영어 전체에서 '보통학력 이상' 성취 수준 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크게 늘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추이를 보면, 유독 국어만 해당 비율이 상승했다. 중3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률은 2020년 6.4%에서 2024년 10.1%로 3.7%포인트, 고2는 6.8%에서 9.3%로 2.5%포인트 늘었다. 다른 과목과 달리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증가하면 교과목 전반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시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문제를 풀려는 시도조차 못 하는 학생들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교육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문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문해력과 관련한 공교육 강화 등 교육 당국의 대처가 시급하다. 김수영 논설위원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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