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협상·APEC 카운트다운, 앞으로 열흘이 중요하다

  • 논설실
  • |
  • 입력 2025-10-20 07:24  |  발행일 2025-10-20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열흘여 앞두고 한미 무역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이견을 집중 조율했고, 이재용·최태원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한미 무역협상에서 열흘 안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한미 양측이 APEC 전에 타결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방미로 한미 무역협상의 큰 쟁점인 '외환시장 안전장치(통화스와프)'와 '투자 방식(현금 투자 비중)'에 대해 양측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선 대미 투자를 위해 3천500억 달러를 동원하는 것이 국내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화스와프와 같은 안전장치가 절실하다. 투자처를 선정하는 데 관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투자 액수와 방식도 합리적으로 배분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무역협상과 관련해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 분위기에서 협상하고 있는 시기"라고 밝힌 만큼 최종 결과물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 간 입장 차가 좁혀진다면 지난 7월 30일 큰 틀의 합의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미 무역협상이 오는 31일 시작되는 APEC에서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미 양측이 APEC에서의 최종 협상 타결을 위해 속도를 내는 만큼 앞으로 열흘간이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 현재 협상 상황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까지 "한국이 3천500억 달러를 선불로 내기로 합의했다"고 되풀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 변수다. 한국 요청대로 타결되기만 한다면 APEC 계기로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는 게 국익 관점에서 좋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시간에 쫓긴 서툰 합의는 금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국익 최대'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한국의 실질적 이익을 담보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해 최선의 성과를 내야 한다.


APEC을 계기로 한미 무역협상의 긴 터널에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APEC 성공 개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APEC의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아가 APEC에서 한미가 무역협상에 합의한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면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바람처럼 '초격차 APEC'이 실현될 수 있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