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떡볶이’와 ‘김밥’이 함께 ‘라면’

  •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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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9 11:37  |  발행일 2025-10-29
이동현기자〈사회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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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김밥' '라면'. 분식계의 3대 천왕이다. 이 3개 음식을 빼놓고는 진정한 'K분식'을 즐겼다고 말할 수 없다. 항상 우리들 곁에서 '희노애락'을 선사한 보물과도 같은 존재여서다. 혀에 닿는 식감은 '기쁨'을, 분식점이 문을 닫았을 땐 '노여움'을, 먹는 양이 부족했을 땐 '슬픔'을, 눈으로 보는 색감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감정들을 뒷받침하는 건 역시 '맛'이다. 특히, 이들의 '콜라보레이션'은 분식의 '화룡점정'으로 일컫는다.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매콤달콤한 떡볶이를 베어 물고난 후, 그 국물에 김밥을 적셔 입 안에 넣고 음미할 때면 '옥황상제'가 된 기분이 들 때가 더러 있다. 이때 쯤, 라면의 쫄깃한 면발과 칼칼한 국물이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황홀경'을 만끽할 수 있다.


분식을 좋아하는 대구경북 지역민 중 한 사람으로서 최근 자부심이 하나 생겼다. 분식 3대 천왕을 대표하는 축제인 '대구 북구 떡볶이 축제', '김천 김밥 축제', '구미 라면 축제'가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어서다.


해마다 전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이들 3개 축제는 어느새 덩치도 제법 커졌다. 지난 24~26일 열린 제5회 대구 북구 떡볶이 축제엔 3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다녀갔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대구 북구가 떡볶이로 대한민국을 제패했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지난 25~26일 개최된 제2회 김천 김밥 축제는 어떤가. 총 인구수 13만5천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십만명의 방문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 기간 준비한 김밥이 순식간에 동이 나 몰려드는 이들을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었다고 한다.


오는 11월7~9일 열리는 제4회 구미 라면 축제도 마찬가지. 대구경북 분식 여정을 종결하는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 방문객 수가 2023년 9만명에서 지난해엔 17만명으로 2배가량 뛰었다. 올해는 20만명 돌파가 유력시된다.


솔직한 심정으론 이들 축제 모두를 합친 'TK 분식 대전'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 해를 시작하는 화창한 '봄날'에 3개 지자체가 힘을 합쳐 떡볶이·김밥·라면을 총망라한 '대형 콜라보 축제'를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분식 파이터'라면 지나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다. 생각만해도 유쾌한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 아닌가.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다. 망설이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 대구경북도 '분식의 성지' '분식의 끝판왕' '분식의 어셈블'이란 상징적인 타이틀을 따낼 절호의 찬스를 잡아보자.


이동현기자〈사회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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