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이집트 대(大) 박물관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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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09 17:11  |  발행일 2025-11-09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APEC 참가자들이 경주박물관의 신라금관을 보고 경이감에 빠져있을 때 이집트 카이로에선 '이집트 대(大) 박물관'이 개관됐다. 이 박물관은 2005년도에 착공, 20년만에 완공을 보았다. 2㎞ 밖의 기자 피라미드가 통유리 창을 통해 훤히 보이는데 그중 쿠푸피라미드 건설에 걸린 기간과 비슷하다. 총공사비 12억 달러. 건평 16만7천제곱미터. 7천년에 걸친 10만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세계 최대 고고학박물관이 되었다. 경제위기, 아랍의 봄, 코로나, 국지전 등이 완공의 발목을 잡았었다. 이집트인들은 이제 한층 높아진 국격으로 연 800만 명을 유치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관람자들은 방대한 유물뿐만 아니라 이 박물관의 시설에도 놀란다. 앞 광장에는 3천200년 전의 람세스2세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 있다. 건물의 전면은 상형문자와 삼각형을 모티프로 한 투명한 석재로 마감했다. 본관에 들어가면 피라미드 속에 들어가는 감을 준다. 아트리움(그랜드 홀)에는 높이 11m 무게 80t인 람세스2세상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50년간 시내 한 로터리에 세워뒀던 것이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넓은 계단은 설화석고로 되어 있어 은은한 빛을 낸다. 그 계단에 60점의 갖가지 거대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계단에서 이어지는 12개 전시실은 시대별, 주제별로 배치되어 있다. 투탕카멘의 유물들은 지금까지 시내의 복잡한 이집트박물관에 전시돼 왔으나 이리로 옮겨져 5천500 여 점 전부가 전시됐다. 이집트는 이제 일류 연구·보존시설을 갖추었으므로 영국박물관의 로제타석, 루브르박물관의 덴데라 황도대, 베를린 노이에스박물관의 네페르티티 흉상부터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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