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정치]“3년간 유출해도 몰랐다”…영남일보 단독보도로 드러난 고교 시험지 보안 ‘구멍’

  • 피재윤
  • |
  • 입력 2025-11-11 18:31  |  발행일 2025-11-11
김대일 경북도의원<경북도의회 제공>

김대일 경북도의원<경북도의회 제공>

지난 7월 영남일보가 안동의 한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을 단독 보도한 후 경북도의회가 경북교육청의 보안 시스템 문제점을 다시 한번 더 지적했다.


경북도의회 김대일 도의원(국민의힘·안동)은 지난 7일 열린 2025년도 경북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 사건은 단일 교사의 일탈이 아니라, 공교육 신뢰가 무너진 경고"라고 직격했다.


김 도의원은 사건 발생 이후인 7월 30일에서야 개정된 '2025년 시험지 보안관리 매뉴얼'을 제시하며, "CCTV 설치·이중잠금장치·출입관리대장 작성 등 핵심 조치들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반영됐다"며 "기존 매뉴얼은 '권고' 수준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도내 183개 고등학교를 점검한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학교가 9곳, 시험지를 보관할 전용 평가관리실이 없는 학교가 31곳이나 됐다. 김 도의원은 "보안 시스템은 설치가 아니라 운영과 관리가 핵심"이라며 "단순히 장비를 갖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7월 사건 직후 개설된 '학생평가 보안 신고센터'에는 단 한 건의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던 것은 신고가 없어서가 아니라 해도 보호받지 못할 것 같아서 일 수 있다"며 "이런 운영 실태는 보여주기식 대책일 뿐,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도의원은 "3년 동안 시험지를 빼돌려도 적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야말로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사건은 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보안 강화를 위해 매뉴얼 개선과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도의원은 "매뉴얼은 있었지만 실행이 없었고, 시스템은 있었지만 관리가 느슨했다"며 "이번 감사를 계기로 교육행정을 장비·절차 중심이 아닌 '책임 중심'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영남일보는 지난 7월 11일 안동의 한 고교 교사와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이 공모해 시험지를 여러 차례 절취·유출했고 금품이 오간 정황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학부모와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전국적 재점검의 계기가 됐다.



기자 이미지

피재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