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유원지·5·끝]“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유원지…달창이 돌아오려 한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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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11 16:55  |  발행일 2025-12-11
137만6천㎡ 대형 저수지…유원지 지위는 사라져도 잠재력은 그대로
달성군, 2026년 43억 투입해 250면 주차장 조성…개발의 첫 단계
비슬산·도동서원·테크노폴리스 잇는 ‘남부권 레저 허브’ 기대
대구 달성군 유가읍과 창녕군 성산면 경계에 자리한 달창저수지 전경. 넓게 펼쳐진 수면과 주변 산지, 농경지가 어우러져 지역 대표 자연 경관을 이룬다.<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 유가읍과 창녕군 성산면 경계에 자리한 달창저수지 전경. 넓게 펼쳐진 수면과 주변 산지, 농경지가 어우러져 지역 대표 자연 경관을 이룬다.<달성군 제공>

11일 찾아간 대구 달창저수지 둑길. 잔잔한 물빛이 길게 번졌다. 한동안 '달창유원지'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던 곳이다. 지금도 넓은 수면과 갈대숲, 물가를 따라 걷는 주민들 발걸음이 고요히 이어진다. 이곳은 대구에서 숨은 비경(祕境)으로 인식돼 있다. 2020년 유원지 지정은 해제됐다. 하지만 저수지를 감싸는 풍경은 여전히 '어떤 가능성'을 말하듯 묵묵히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 예전부터 참 아까운 곳이었죠." 둑길에서 만난 한 주민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돌았다.


달창저수지는 1972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된 인공호수다. 달성군 유가읍과 경남 창녕군 성산면 경계를 따라 자리한다. 전체 면적은 137만6천㎡에 달해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저수지다. 수면 면적만 126만㎡에 이른다. 이곳은 '넓지만 잘 활용되지 못한 자연 자원'으로 여러 차례 언급돼 왔다. 1999년 이 일대가 도시계획시설 '유원지'로 지정됐지만 개발은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았다.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적용되면서 '달창유원지'라는 행정적 지위는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마음 속에는 '영원한 유원지'로 자리잡고 있다.


달성군이 다시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 그 배경엔 지역 환경의 변화다.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 조성으로 유가·현풍·구지 일대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생활형 휴식공간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벚꽃길과 도동서원, 비슬산 등 풍부한 주변 자원을 감안하면 달창저수지는 오랫동안 '활용되지 못한 자연자원'으로 지적돼 왔다. 지역민들은 "달성 남부권은 외부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민의 여가 수요가 커진 곳이다. 달창저수지는 그 중심이 될 수 있"고 했다.


달창저수지의 제방과 방류 시설이 한눈에 보이는 항공 전경. 저수지 주변 마을과 농경지가 이어지며 지역 생활권의 중심 경관을 이룬다.<달성군 제공>

달창저수지의 제방과 방류 시설이 한눈에 보이는 항공 전경. 저수지 주변 마을과 농경지가 이어지며 지역 생활권의 중심 경관을 이룬다.<달성군 제공>

달성군은 내년부터 달창저수지 주변에 총 43억원을 투입, 대형 주차장(250면)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 차례 지적됐던 관광 인프라 부족 문제를 우선 해소해 향후 수변 문화공간 등 단계적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는 첫 사업이다. 주차장이 조성되면 비슬산·도동서원·테크노폴리스 생활권을 연결하는 '광역 레저 벨트'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성군 측은 "달창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유원지라는 이름은 지워졌지만, 풍경은 여전히 사람들 곁에 살아 있다. 수면 위에 반사되는 겨울 하늘, 계절마다 달라지는 갈대와 나무들, 저수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길들은 시민들에게 이미 '생활 속 유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봄 벚꽃길이 열릴 때면 별도 시설이 없어도 많은 주민이 이곳을 찾는다. 개발 여부와 상관없이, 달창일대는 오랫동안 지역민의 일상 속에서 힐링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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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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