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미술관로에 자리한 대구미술관(왼쪽)과 대구간송미술관 전경.<대구미술관·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대구 수성구 삼덕동 미술관로(路)에 나란히 자리한 대구미술관과 대구간송미술관의 '동행'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24년 9월 대구미술관 운영 주체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과 대구간송미술관의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두 미술관은 물리적 거리 좁히기에 머무르지 않고 'K-아트'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영남일보가 두 미술관의 협력 성과를 다각도로 짚어본 결과, 이들은 공동 마케팅과 소장품 수리·복원 등 긴밀한 교류를 통해 대구 시각예술 클러스터의 안착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뮤지엄패스(1차) 홍보 이미지.<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관람객 유치로 증명한 두 미술관의 협력 성과
두 미술관의 협력은 관람객의 발걸음이 인근 전시시설과 관광 거점으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로 입증됐다. 대구간송미술관이 지난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관람객(26만5천여 명)의 48%(12만8천695명)가 대구 내 다른 명소를 연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 대구간송미술관을 방문한 연계 관람객 중 대구미술관을 찾은 비율은 22.7%에 달해, 전체 연계 방문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구미술관의 뒤를 이어 수성못(11.5%),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8.0%), 동성로(6.6%), 국립대구박물관(6.3%) 순으로 연계 방문 비중이 높았다.
또한 두 미술관은 지난해 2~4월 시범 운영한 통합권 '뮤지엄 패스'로만 각각 2천369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가 대비 최대 30~50% 할인된 가격으로 두 미술관을 오갈 수 있게 한 이 기획은 총 1천350여만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두 미술관 관계자는 "무엇보다 서울이나 수도권을 찾지 않고도 단 하루 만에 고전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관람객들에게 각인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들이 대구미술관 학예인력을 대상으로 고서화 관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간송의 복원기술로 되살아난 대구의 근대 미술
두 미술관의 협력은 소장품 복원이라는 전문 영역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6월 두 미술관이 체결한 '소장품 수리복원 및 보존 업무협약'은 미술관 간 협력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고서화 보존 처리에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진 대구간송미술관의 기술력이 대구미술관이 소장한 근대 미술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대구미술관 소장 서동균 '군자화목' 수리복원 전후.<대구간송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서동균의 '군자화목', 김우범의 '산수', 정학교의 '매죽기석도' 등 소장품 수리·복원을 대구간송미술관에 의뢰했다. 특히 낱장 상태로 보관되던 '군자화목' 8점은 작업을 통해 본래의 형태인 8폭 병풍으로 완벽하게 복원됐다. 작품의 원래 배열 순서까지 고증해낸 것은 학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이 작품은 2026년 상반기에 열리는 대구미술관의 '대구 근대화의 흐름'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두 미술관은 보존과학적 조사 연구와 학예 인력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공유하며, 미술관 운영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대구간송미술관에서 바라본 대구미술관 전경. 두 미술관 사이를 오가는 계단에 적힌 '시대를 넘나드는 예술-ART THAT TRANSCENDS TIME'이라는 문구는 고전과 현대를 품은 양 미술관의 정체성을 상징한다.<영남일보DB>
◆ '시대를 넘나드는 미술관로'… 도시 브랜드가 되다
지금까지 대구미술관과 대구간송미술관은 '시대를 넘나드는 미술관로(路)'라는 슬로건 아래 공동 브랜딩에 속도를 낸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대구미술관의 '이강소'展(전)과, 지난해 막을 내린 대구간송미술관의 '삼청도도'展 개막 당시 수도권 기자단을 대상으로 공동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 미술관의 개별 전시 홍보가 아닌 '대구'라는 도시를 매력적인 예술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두 미술관 관계자는 "마케팅 차원의 협업은 물론 한국 미술의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도시 마케팅 관점에서 대구미술관과 대구간송미술관을 알리려 한다. 대구가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두 미술관의 협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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