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의과대학 앞. <영남일보DB>
지역의사제 시행을 앞두고 우려했던 서울권 학생들의 대규모 대구경북권 전학 가능성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이동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서울 생활권에 익숙한 학생들은 비교적 가까운 경인·충청권를 더 선호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혁신도시가 있는 대구와 김천 등 혁신도시내 공기업 직원 자녀들과 지역출신으로 상경한 이들의 자녀들의 남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지역의사전형'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세부 선발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비수도권(서울 제외) 중·고교 졸업'이 핵심 요건으로 검토되고 있다. 중·고교 6년을 해당 지역에서 이수하고, 졸업 후엔 10년간 그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방식이다.
이에 학부모들 사이에선 서울에서 비수도권으로 학생들이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대구경북권의 경우, 이동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적잖다. 수도권과의 이격거리와 생활권 때문에 경인·충청권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는 것.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지역의사제 지정 학교 수는 전국 일반고 1천112개교이다. 이중 대구경북권은 187개교다. 충청권과 경인권은 각각 188개교, 118개교다. 이에 거리상 대구경북권 보다는 경인·충청권으로 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 유형에서도 차이가 난다. 경인권은 지역의사제 대상 학교 중 비평준화 고교 비율이 72.9%에 달하고, 농어촌 대상 학교도 40.7%로 다양한 전형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대구경북권은 187개교 중 비평준화 고교가 108개교(57.8%), 농어촌 대상 학교 비율은 33.2%에 그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내신 경쟁 측면에서도 충청권·경인권이 유리하다. 학생 수가 400명 이상 대규모 학교는 충청권 9개교, 경인권 3개교인 반면, 대구경북권엔 단 한 곳도 없다. 학생 수 300명 이상 학교도 5개가 고작이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는 "AI 확산 등으로 의사 등 전문직들의 위상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한 이동은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 당시에도 서울권 학생들의 대구경북 이동은 많지 않았다. 지역의사제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교육청 윤종걸 대입지원관도 "대구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높아 지역 내 제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대입 유불리만 놓고 보면, 서울 학생들이 굳이 대구로 내려올 요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별적·점진적인 이동 가능성은 열려 있다. 지역의사제 합격선이 일반전형이나 지역인재전형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상위권이 아닌 학생에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구경북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기업 직원들 자녀나, 지역출신으로 서울에 거주 중인 가정의 경우 선택지로 고려할 여지가 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지역의사제 합격선을 감안하면 일부 수도권 학생들에겐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대구 동구, 경북 김천 등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연고가 있는 가정이나 초등학교 단계부터 이주를 검토하는 사례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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