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나누고 쓰레기도 치우고···이웃 삶 지키는 대구 남구 대명9동 주민 모임 단체 ‘이승사자단’ 눈길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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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01 18:06  |  수정 2026-02-01 18:17  |  발행일 2026-02-01

복지팀장 제안으로 2024년 출범

지금껏 4가구서 치운 쓰레기만 17t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대상자와 지속 교류하며 돌봄"

대구 남구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승사자단 자원봉사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담아 손하트를 만들고 있다. 왼쪽부터 박현정 대명9동장, 김서영 이승사자단 위원장, 단원 정복희·이갑 씨, 김효진 복지팀장.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 남구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승사자단 자원봉사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담아 손하트를 만들고 있다. 왼쪽부터 박현정 대명9동장, 김서영 이승사자단 위원장, 단원 정복희·이갑 씨, 김효진 복지팀장.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해 2월 이승사자단 자원봉사자들이 고립은둔 청년 1인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집 안에 쌓인 생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왼쪽). 정리를 마친 뒤 바닥이 드러난 방 내부 모습(오른쪽).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지난해 2월 이승사자단 자원봉사자들이 고립은둔 청년 1인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집 안에 쌓인 생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왼쪽). 정리를 마친 뒤 바닥이 드러난 방 내부 모습(오른쪽).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언제부턴가 서로 반찬을 나누고 이웃집에 놀러가며 살던 모습이 낯선 풍경이 됐다. 하지만 대구 남구 대명9동 한 동네에선 예외다. 이곳엔 '이웃간 정'이 여전히 돈독하다. 주민봉사단체 '이승사자단'이 그 중심에 있다. 지난달 30일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그들을 만났다.


이승사자단 활동은 김효진 대명9동 복지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고독사 등 안타까운 현장을 마주할 때마다 한계를 실감했단다. 그래서 눈길을 돌린 포인트가 '이웃의 관심'이었다. 김 팀장은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저승사자의 반대 개념으로, 위기에 처한 이웃이 이승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활동 취지에 공감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21명이 선뜻 참여해줬다"고 했다.


이승사자단은 2024년 3월 출범했다. 분기별로 반찬을 직접 만들어 독거노인에게 전한다. 겨울엔 김장을 담가 취약계층에 전하고 있다. 행정복지센터로 신고가 접수된 '쓰레기 집' 정리도 이들 몫이다. 지금까지 4가구에서 치운 쓰레기만 17t이다.


단원 정복희(60)씨는 "은둔형 청년의 집을 정리하러 갔었다. 화장실에 휴지가 산처럼 쌓였고, 구더기가 득실됐다. 회원 10여명이 군말없이 4시간동안 청소했다. 진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정씨는 지금도 그 청년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승사자단은 순수하게 주민 중심으로 운영된다. 매달 회비(2만원)를 내 반찬 재료, 이불 등 생필품 구매에 보탠다. 단원 이갑(77)씨는 "20년 넘게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기념사진만 찍고 끝나는 경우도 적잖았다"며 "여기엔 마음을 다해 움직이는 사람들만 모였다. 건강만 허락하면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사자단 봉사는 지원 이후의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김서영(62) 이승사자단 위원장은 "지난달 엔 이불 20세트를 독거노인 가구에 전했다. 그때 어르신이 기존 쓰던 이불도 세탁해 드렸다"며 "물품을 전하러 갔다가 집 상태에 따라 청소 날짜를 잡기도 한다. 처음엔 손사래를 치는 분들도 자꾸 얘기를 하다 보면 마음을 열고 도움받는 것을 허락한다"고 말했다.


박현정(여·55) 대명9동장은 "이승사자단은 현실에서 고통받는 이웃이 열심히 살도록 곁에서 늘 이끌어준다"며 "제도권 복지의 빈틈을 메워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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