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조직의 최일선 기관인 지구당이 22년 만에 사실상 부활된다.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지만, 상향식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핏줄이 될지 시험대에 올랐다. 국회는 지난 18일 정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역구 단위인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에 사무소를 1곳 둘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 2024년 9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구당 부활에 합의한 바 있고, 이번에도 양당의 견해는 일치했다.
지구당은 2004년 논란 끝에 폐지된 바 있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이른바 '차떼기 정치자금 살포'가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 정당의 지구당 조직이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은밀한 공간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지구당 폐지는 당시로서는 개혁적이었고, 그런대로 긍정적으로 작동돼 왔지만 여러 파생적 문제를 야기했다. 지구당 폐지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만이 별도 사무소를 둘 수 있어 형평성 문제를 낳았다. 정치신인에게는 큰 장벽이 됐고, 이는 선거 때마다 탈·불법적 형태의 '포럼, 연구소 사무실'이 난립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특히 지구당이 과거 지역정치의 사랑방 역할을 해 왔지만 그런 기능마저 사라졌다.
물론 지구당 부활이 파생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당 원외위원장이 사무실을 근거지로 또 다른 장벽을 치고, 정치신인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 사무실 운영비용 조달도 과제다. 정치자금법의 적절한 개정을 통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정당 간 혹은 정당 내부에서 공정한 게임의 룰이 작동할 때 '권력의 정당성'은 높아진다. 지구당 부활의 취약점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방자치의 실핏줄로서 당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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