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은 족집게처럼 정확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브랜드보다 가성비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지 어언 10년. 그의 전망대로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조어 가성비는 어느새 우리 일상의 관용어로 뿌리내렸다. 집을 사든 물건을 사든 가성비부터 따진다. 맛집도 가성비가 따라줘야 한다. 가성비가 소비 트렌드로 굳어지면서 생산 및 유통구조에 혁신 바람이 불었다. 대형마트의 생존 전략도 가성비다. 저가 PB상품을 늘려 온라인 업체와 경쟁을 벌인다. 대한민국 국회의 비효율성을 가성비 관점에서 질타하기도 한다.
이제 전쟁도 가성비가 결정적 변수다. 미국-이란 전쟁에선 저가 드론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았다. 이란은 5천만원짜리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퍼부었고,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은 60억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쏘아댔다. '비용 불균형'이 거듭되며 이란이 전세를 뒤집었다. 미국도 뒤늦게 샤헤드를 본뜬 저가 드론 루카스를 개발했다.
우리 군(軍)이 K-루카스 전력화에 나선다. 2030년까지 근거리 정찰드론, 장거리 자폭드론 등 저가 드론 2만대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마침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 항공이 1천만원 안팎의 가성비 드론을 개발했다. 한 명이 드론 20대를 제어하는 군집기술까지 선보였다. 또 다른 스타트업 니어스랩은 시속 250km로 적 드론에 돌진해 폭파하는 3kg짜리 요격 드론 카이든을 만들었다. 한국판 안두릴(미국 방산 기술기업) 탄생을 기대한다. 박규완 논설위원
박재일
30년 현장 경험을 자양분 삼아 사설과 칼럼을 집필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