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홍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장
대구시는 1981년 경북도 대구시에서 달성·칠곡·경산지역 일부를 편입시켜 대구직할시로 승격됐고, 현재 구도심을 중심으로 단독주택이 주된 주택유형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임대인과 임차인이 단독주택 울타리 안에 거주하는 동네 생활권이 형성됐고, 일반가구에서 부의 척도는 차량 소유 여부로 가늠되기도 했다.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로 인해 불거진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도시 외곽지역에 지산·범물지구를 시작으로 칠곡지구, 성서지구, 시지지구, 대곡지구, 동·서변지구, 율하지구까지 택지개발사업 추진을 통해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했다. 보안 및 안전성, 주거 편의성 및 관리 용이성으로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주택 실수요자 니즈에 부합하듯 주택법에 근거한 시행방식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근거한 정비사업 추진으로 엄청나게 많은 아파트가 건축됐다.
주된 주택의 유형이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전환되면서 아파트 단지별 자산격차가 심화되고, 이는 계층 간 주거이동의 진입문턱을 높여 아파트 단지별로 거주자의 소득이 획일화되는 현상을 촉발시켰고, 종국에는 주거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사회문제를 초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대구 안에서도 동일면적 아파트 가격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대구시도 주거양극화 해소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은 꾸준한 주택공급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주택 과잉공급으로 빚어진 미분양아파트 해소에만 관심을 가질 뿐 주택공급 단절의 심각성은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를 가장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주택법에 근거한 시행방식은 부지매입부터 입주까지 최소 6년 이상 소요되고, 주택재건축·재개발사업과 같은 정비사업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런 공급 소요기간을 고려한다면, 2032년도까지 대구시에 이렇다 할 공급이 전무하다는 것은 쉽게 추정이 가능하다.
혹자는 미분양 물량에 근거해 주택공급 필요성에 의구심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주택의 질적 문제를 도외시한 것이다. 노후주택 적체는 질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주택 수를 증가시켜 주택수요를 지속 유발하고, 주택 하향여과로 주택공급을 충당할 수 없게 되면 결국, 질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파트로 매수심리가 집중되어 주거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부동산시장은 일반 재화시장과 달리 외부성, 공급시차 등의 요인으로 수급이 비탄력적이어서 시장원리가 잘 작동하지 않을 때, 공공은 단순히 규제자로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안정의 최종 책임자라는 자세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진정 주택 실수요자를 위하고, 주거양극화를 해소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최근 대구시의 대형 SOC사업 추진 지연 등으로 대구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지역민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대구형 주택수급 예측시스템 구축,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사다리 복원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지역 부동산시장 실정을 고려한 금융·세제안 중앙정부 건의,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단축, 민영주택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현실화 등과 같은 실효성 있는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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