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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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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정점식 미술상
대구시는 지난해 새 미술상을 제정했다. '정점식 미술상'이다. 정점식 선생 유족이 운영하는 도솔문화원과 공동제정했다. 심사과정을 거쳐 오는 6월 대구미술관에서 첫 시상식을 연다. 대구시는 1999년 '이인성 미술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시상 대상은 화가 등 미술 창작자다. 정점식 미술상은 이인성 미술상과 시상 대상이 다르다. 미술창작을 제외한 미술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이론, 평론, 기획 등이 포함된다. 국내외 거주 한국 국적자이면 대상자가 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원과 상패를 준다.정점식(1917~2009) 화백은 경북 성주 출생으로 한국 근현대미술 발전을 이끈 대표적인 작가다. 특히 한국 추상미술계의 거목으로 그의 작품은 지금도 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1954년부터 1962년까지 계성학교 교사로 근무했으며, 1964년부터 2004년까지 계명대 교수·학장으로 재직했다. 계명대 미술대학 설립 및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60년 가까이 지역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등 훌륭한 미술 교육자이자 평론가로 활동했다. 정점식 미술상은 정점식 선생의 예술가, 교육자, 평론가, 기획자로서의 업적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수상 대상 분야 선정에도 살아생전 정점식 선생의 활동을 고려했다.대구는 근대미술의 태동지로서 걸출한 화가를 많이 배출했다. 저력은 지금까지 이어져 대구가 배출한 화가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화가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평론가·기획자 등은 적다. 그 분야가 그만큼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점식 미술상이 지역의 미술 평론과 기획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대구시는 지난해 열린 정점식 미술상 제정을 위한 도솔문화원과의 업무 협약식에서 "정점식 미술상의 무게를 인지해 국내 최고 권위의 미술상으로 자리매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약속이 잘 지켜지길 바란다. 김수영 경북부장
[월요칼럼] 아이는 안 되고 반려동물은 되고?
아들 둘을 가진 엄마라서 그럴까. 카페 등에 '노키즈존'이라고 써놓은 문구를 보면 약간 머쓱해진다. 아이가 다 커서 이젠 노키즈존 걱정을 안 해도 되지만 한때 설치는 아들을 둔 부모로서의 동병상련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린아이의 출입을 막는 카페만 있는 게 아니다. 공부하며 오래 앉아 있다는 이유로 중·고등학생의 출입을 제한하는 카페도 있다. 일부 카페이지만 아이는 어리다는 이유로, 엄마는 아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청객이 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본 엄마들은 알 것이다. 카페를 찾은 주인공 김지영이 '맘충'이라는 수군거림을 받는 장면에서의 그 느낌 말이다. 아이 때문에 벌레 취급까지 받는 게 현재 엄마의 모습이다. "신은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무색해진다.아이와 엄마를 거부하는 카페에서 외려 반려동물을 반기는 기막힌 상황도 벌어진다. 수도권 한 카페에서 어린이 출입은 허용하지 않으면서 목줄을 맨 개의 동반을 허용해 논란이 됐다. 카페는 다른 손님의 불편, 카페에 있는 접시·소품의 파손 위험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불편과 위험을 주는 것은 개도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5%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하니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카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반려동물 수요가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한 명의 손님도 아쉬운 상황에서 카페 주인들은 반려동물 동반 고객을 반길 수밖에 없다.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늘고 있으니 카페에서 취하는 조치는 일면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노키즈존이 약자에 대한 차별이자 배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다. 한 사회의 시민이 나이나 성별, 인종 등으로 인해 차별이나 배제를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아이 등 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과 어른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이란 측면에서 이들의 주장은 타당하다.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중차대한 문제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까지 급감하면서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총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절벽 현상이 시작됐다. 2020년에 이미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국내 거주 외국인 덕분에 총인구 감소 현상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총인구마저 줄었다. 더 충격적인 소식이 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50년 뒤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62세가 넘는 노인이 돼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2명을 부양해야 한다. 그야말로 인구 재앙이 코앞에 왔다.저출산 극복정책이 시작된 지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책을 펼쳐 그동안 수백조원을 들이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해법을 찾기는커녕 문제가 더 악화하는 양상이다. 정부 정책의 한계도 있지만 국민 의식도 문제다. 인구 감소 걱정을 하면서도 직장 동료나 선후배가 육아 때문에 출산휴가·육아휴직을 하면 우선 내 업무가 늘어나지 않을까부터 걱정한다. 내 아이가 설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카페·식당에서 떠드는 다른 아이에게는 힐난의 눈빛을 보낸다. 아이와 엄마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배려가 절실하다. "어른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고 했다. 맞다. 어른도 누구나 한때 어린이였다. 김수영 <경북부장>
[김수영의 피플] 오둥이 낳은 군인부부 "2년간 임신 노력 끝에 만난 아이들, 행복"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다섯 쌍둥이 출산이라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다섯 쌍둥이 출산은 1987년 이후 34년 만이다. 한국에서 저출산 문제는 화급히 풀어야 할 난제다. 2020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기 수)은 0.84명이다. 세계 최저다. 수십 년간 정부에서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김진수(31)·서혜정(31) 대위 부부는 저출산 늪에 빠진 한국에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렸다. 특히 맞벌이 군인 부부가 인공수정을 통해 5명이나 되는 아기를 낳았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맞벌이 부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다섯 쌍둥이를 낳은 소감은.△김진수 대위= "많은 분의 관심 속에서 다섯 쌍둥이가 무사히 태어났다. 감사하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하니 더 기쁘다. 출산을 축하해준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다태아라는 것을 언제쯤 알았는가.△서혜정 대위= "인공수정을 했는데 임신 5주쯤 아기집이 5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 병원 진료를 본 후 이 사실을 남편에게 전화로 말했더니 남편이 정말 반가워했다. 다태아 임신의 경우 조산 위험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컸지만, 내심 쌍둥이 임신을 바라고 있어서 아기집이 5개라는 사실이 기뻤다. 우리 부부에게 찾아와준 아기들을 반갑게 맞기로 마음먹었다. 결혼 후 2년6개월 만의 임신인 데다 다섯 쌍둥이라는 소식에 가족도 많은 응원을 해줬다."▶인공수정을 하면 선택적 유산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김·서 대위= "처음 다태아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병원에서 조산 위험성과 선택적 유산에 관해 설명해줬다. 처음에는 선택적 유산을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서울대병원에 다태아 출산 전문의(전종관 교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기를 다 낳기로 했다. 병원에서 선택적 유산을 하려면 8주 정도에 할 것을 권유했으나 6주쯤 작은 아기집에서 우렁찬 심장 소리를 듣고 나니 선택적 유산을 할 수 없었다."▶주위 분들의 조언도 다태아 출산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는데.△서 대위= "전종관 교수께서 '어떤 애가 얼마나 훌륭하게 클지 알 수 없으니 애들한테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신 말씀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게 했다. '세 쌍둥이 예비맘 방'이라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세 쌍둥이 출산을 앞둔 엄마들이 해준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지금 하루가 다르게 잘 커가고 있는 아기들을 보면 그때 선택적 유산을 하지 않은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여섯 쌍둥이를 임신했다가 한 아기가 자연 유산된 것으로 아는데 그때 가슴이 매우 아팠을 듯하다.△김·서 대위= "배 속에서는 둘째였고 지금은 천사가 된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장이 더뎠다. 17주쯤 되자 무게가 절반 정도밖에 안 됐다. 24주쯤 진료를 볼 때 교수님께서 2주 뒤에 오면 사산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 27주쯤 출산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동안 잘 버텨왔던 둘째가 하늘나라로 먼저 간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함께 있지 않지만, 엄마 배 속에서 형제들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게 지켜준 천사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임신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서 대위= "임신 중에 입덧이 없는 편이어서 가리는 음식 없이 잘 먹었다. 몸 상태도 좋아서 20주까지는 무리 없이 출근하며 순탄하게 지냈다. 다만 21주 정밀 초음파를 볼 때 경부 길이가 짧아진 것이 확인돼 쉬로드카(자궁경부봉축술)수술을 했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 다태아라서 28주간을 잘 버티는 것이 목표였다. 하루라도 더 품어서 아기들을 건강하게 출산해야 하는데 경부가 열리면 아기들이 훨씬 일찍 태어난다는 생각에 두려웠다."▶조산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때 남편이 큰 힘이 됐다고 했는데.△서 대위= "쉬로드카 수술을 한 뒤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집에서 거의 누워 지냈다. 남편이 한 달 동안 매일 점심시간에 집에 와서 식사를 챙겨줬다. 남편의 따뜻한 보살핌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다."▶제왕절개로 여아 4명, 남아 1명을 낳았다. 현재 아이의 상태는 어떤가.△김 대위= "출산 당시 아기 1명은 몸무게 850g 정도로 작았지만, 나머지 4명은 모두 1㎏ 이상이 됐다. 많은 분의 축하와 응원 덕분에 현재 다섯 쌍둥이 모두 2㎏이 넘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며칠 전 첫째 아이는 퇴원했고 다른 아이들도 곧 퇴원할 예정이다."▶분만할 때 어려움은 없었는가.△서 대위= "수술예정일 일주일 전 갑자기 진통이 와서 응급수술로 진행했다. 분만 당시 의사와 간호사 30여 명이 동원됐다. 수술실에 의료진이 많아서 아주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분만할 때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섯 쌍둥이의 탄생을 축하해주는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수술이 이뤄졌다."▶요즘 한 아이도 키우기 쉽지 않다. 앞으로 육아계획은.△서 대위= "우선 1년 육아휴직을 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남편과 교대로 육아휴직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다섯 쌍둥이 육아를 위해 시어머니께서 창원에서 올라오셔서 도와주기로 하셨다. 그 외에 산후도우미와 아이돌봄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출산 당시 전 사회적으로 축하 및 육아 지원 물결이 이어졌다.△김 대위= "여러 기업에서 다섯 쌍둥이 육아에 관심을 갖고 많은 도움을 줬다. KB국민은행, 포스코, 한미글로벌 등에서 양육비, 장학금, 다인승 차량과 카시트, 영유아식과 이유식 등을 지원했다."▶군에서도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아는데.△김·서 대위= "서욱 국방부 장관께서 직접 격려해주셔서 영광이었다. 군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고 앞으로 더 열심히 복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단에서는 다섯 쌍둥이 육아를 위해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출산 전 이사를 해 육아에 대한 고민을 한결 덜 수 있었다. 사단장께서도 출산 전 직접 집 앞까지 오셔서 미역과 꽃바구니를 선물로 주셨다.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ROTC 선배 등 군의 여러 선배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아기를 가지려는 부부나 난임 부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김·서 대위= "2년 동안 여러 노력 끝에 아기들을 얻게 됐다. 아기들이 주는 기쁨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우리 부부가 그랬듯이 아이를 낳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한국에서 34년 만에 다섯 쌍둥이를 낳은 김진수·서혜정 대위 부부는 "아기들이 주는 기쁨 속에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출산을 축하해준 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출산 전 만삭일 때의 모습. 서울대병원에서 최근 퇴원한 첫째 딸 김소현양.
의사 바리톤 최경진 네 번째 독창회...13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
바리톤 최경진(신피부과 비뇨의학과 의원 원장)이 오는 13일 대구 수성구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네 번째 독창회를 연다.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비뇨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최 원장은 뒤늦게 성악을 배우기 시작해 작곡가 박태준 기념 가곡 콩쿠르 대상, 전국 아마추어 성악콩쿠르 최우수상 등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잘 알려진 해외 가곡부터 최 원장이 평소 아끼고 즐겨 부르는 곡,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 등을 다채롭게 들려준다. F. 쇼팽의 '이별의 노래', F. P. 토스티의 '너를 더 사랑하지 않으리', W. A.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 나비야', G.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프로벤지 내 고향으로' 등을 만날 수 있다.찬조출연자도 눈길을 끈다. 최 원장의 가족이 무대에 선다. 최 원장의 아내이자 신피부과의원 원장인 소프라노 신혜원이 임긍수 작곡의 '강 건너 봄 오듯', W. A.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를 들려준다. 아들인 테너 최준혁(인제대 해운대 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 윤학준 작곡의 '마중',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을 부른다. 반주는 피아니스트 이현정이 맡는다.최 원장은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노래를 통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기쁨과 위안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최 원장은 현재 대구가톨릭대 비뇨의학과 외래 교수, 한국·싱가포르 국제교류협회 회장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바리톤 최경진소프라노 신혜원테너 최준혁
[자유성] Nobody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가 귀향길에 겪은 모험을 담았다. 오디세우스는 키클롭스가 사는 섬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 키클롭스는 사람을 잡아먹는 외눈박이 거인이다. 키클롭스의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이 차례차례 거인에게 먹히는 것을 봐야 했다. 물론 그도 곧 먹힐 운명이다. 부하들이 도와달라고 애걸해도 오디세우스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전쟁 영웅이지만 거인 앞에서는 그저 무력한 인간이었다. 키클롭스가 그에게 이름을 묻자 그는 "My name is nobody"라고 답했다. 더는 'Somebody(자부심 가득한 자)'가 아닌 'Nobody(아무것도 아닌 자)'였던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는 자신을 버렸다. 그리곤 'Nobody'라는 말에 안심한 거인의 눈을 찔렀다. 거인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동료가 "누가 그랬느냐"라고 묻자 거인이 "Nobody"라고 답했다. 이를 '그런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한 동료는 그냥 돌아가 버렸다. 동굴을 탈출한 그는 그제서야 거인에게 진짜 이름을 밝힌다. "나는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다."현재 대한민국은 키클롭스의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의 처지와 다를 바 없다.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서민의 삶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더는 못견디겠다는 아우성이 가득하다. 경제도 급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래저래 미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안보도 불안하다. 남북은 물론 한미 관계도 불신의 늪에 빠졌다. 짊어진 과제 중 어느 하나 녹록한 게 없다.대선이 코앞이다. 난국을 수습할 지도자가 절실한데 아직 보이지 않는다.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 시대정신을 바라볼 예리한 통찰력,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식견 등을 갖춘 대통령이 필요하나 대선 후보자의 면면을 살피면 의구심이 든다. 오디세우스는 맹장(猛將)이 아닌 지장(智將)이다. 그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자만심이고 이를 이겨내게 한 것은 지혜와 겸손이다. 오디세우스 같은 지장은 누구일까. 김수영 논설위원
[자유성] 두 원로 배우가 남긴 것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세잔(1839∼1906)과 소설 '목로주점' 등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자연주의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1840~1902)는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였다. 집이 부유했던 세잔은 가난했던 졸라와 달리 큰 어려움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성공과 영광은 졸라에게 먼저 찾아왔다. 승승장구하는 졸라와 달리 세잔은 이름 없는 화가로 고향에서 그림만 그리며 지냈다. 구도가 맞지 않는 형편없는 그림을 그린다는 비아냥을 참아가며 작업에만 매달렸던 그는 말년이 돼서야 큰 명성을 얻었다. 그의 고집스러운 화풍은 근대 회화의 새장을 열었다.초현실주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친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1844~1910)는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지 않았다. 평일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일요일에만 그림을 그렸던 그는 아마추어 화가로 여겨져 오랫동안 미술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원시적 화풍은 비평가들에게 비웃음의 대상도 됐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말년에 호평을 받았고 현대미술 탄생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가 한국 배우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윤여정이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 또한 한국 배우로는 처음이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나이 일흔이 넘은 원로 배우다.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다가 작품 하나로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내공은 대단하다. 삶의 깊이가 묻어나는 연기력으로 이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대배우로 인정받았다. 그 사실을 대중이 미처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긴 세월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해왔기 때문에 이들의 수상은 더 값지다. 이는 삶과 예술의 승리다. 뒤늦게 주목받은 이들을 보면서 세잔·루소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대기만성형 예술인이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기다릴 줄 아는 의지, 힘들어도 버텨내는 용기, 이를 만드는 예술의 힘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위대한 예술은 언제나 고귀한 정신을 보여준다. 김수영 논설위원
[자유성] '뷔'의 벽화를 보며
최근 BTS 멤버 '뷔(본명 김태형)'의 모교인 대구 서구 대성초등 외벽 담장에 대형 파노라마 타일 벽화가 설치됐다. 높이 2m, 가로 33m 크기의 벽화는 뷔가 좋아하는 화가 반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배경으로, 그 위에 뷔가 음악 작업하는 모습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꾸몄다. 벽화는 뷔의 중국 팬클럽 제안에 대성초등과 서구청이 화답해 성사됐다. 벽화 설치 비용은 전액 팬클럽에서 부담했다. 서구청 측은 "대성초등 인근에는 달성 토성마을, 오미가미 거리 등이 있어 서구 관광화 사업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뷔 벽화의 파급효과에 기대를 걸었다.전국에 벽화 열풍이 불고 있다. 경남 통영 동피랑 마을 벽화가 전국 명소가 된 이후 다양한 벽화사업이 전국에서 진행됐다. 대구에도 김광석길, 마비정 벽화마을 등이 유명하다. 벽화는 서구에서 넘어온 '그래피티 아트'라 할 수 있다. 그래피티 아트는 벽 등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이다. 유럽·미국 등에서는 거리예술로 자리 잡았다. 특히 요절한 천재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이 하위문화로 여겨졌던 그래피티 아트를 새로운 현대미술로 격상시켰다.우리나라의 벽화 수준은 어떨까. 예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제대로 된 벽화도 있지만 소수에 그친다. 상당수는 시각 공해에 가깝다는 비판이다. 체코 프라하에는 '존 레넌 벽'이라는 세계적인 명소가 있다.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벽에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얼굴을 그리고 노래 가사를 적은 벽화이다. 존 레넌은 공산주의 치하에서 신음하던 체코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었다.벽화는 전문성 있는 작가가 투입돼 공간 특징을 살리면서 내용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게 중요하다. 제작 후 꾸준한 관리도 필요하다. 만들어만 놓고 관리를 소홀히 해 그림이 훼손되면 없느니만 못할 수 있다. 뷔의 벽화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란 작품처럼 오랫동안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어 주길 바란다. 김수영 논설위원
[김수영의 피플] 이형호 한복진흥원장 "한복 세계적 관심...삼국시대부터 우리 옷 100개 선정해 패션쇼 열 계획"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덕분에 한복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멋스럽고 독특한 무대의상으로 탈바꿈한 한복을 입고 세계공연무대를 누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한복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복 교복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학교도 늘고 있어 한복 대중화에 포문을 열었다. 불편하고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멀리했던 한복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경북 상주시 명주테마파크 안에 한국한복진흥원이 개원했다. 국내 최대 명주 산지인 함창읍에 들어선 한복진흥원은 한복·한복 소재인 명주 등과 관련한 한복 콘텐츠 전시를 비롯해 한복 소재 및 옷 연구와 산업화 방안 모색, 한복장인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이를 통해 한복 산업을 활성화하고 한복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초대 한복진흥원장을 맡은 이형호(61) 원장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한복진흥원에 오기 전 공직에 있으면서 한국전통문화와 관련된 일을 해온 것으로 안다."경북(청도)에서 태어났지만, 오랫동안 떠나 있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그것도 공직생활을 하면서 관심을 가졌던 분야로 다시 오게 돼서 의미가 크다. 행정고시를 통해 공무원이 된 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 등을 지내면서 전통문화와 관련된 일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특히 문체부에서 일하는 동안 전통문화세계화전략을 추진했다. 이 사업 안에 한복에 관한 것도 있었다."▶한복진흥원의 목표는."말 그대로 한복을 진흥시키는 것이다. 이는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의미한다. 진흥원은 누에를 키우고 고치를 생산하는 양잠부터 비단 직조, 한복 제작까지 한복과 관련된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한복 장인을 키우는 전수관, 다양한 한복을 선보이는 한복전시홍보관, 한복의 산업화 및 세계화를 책임지는 융·복합산업관 등이 있다. 한복 착용을 확산하고 한복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한다."▶개원한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눈에 띄는 사업들을 추진했다."한복의 일상화를 위한 다양한 국비 공모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냈다. 한복진흥원과 상주를 기반으로 한복을 널리 알리는 한복 문화 지역거점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한복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한복 배틀그라운드', 경북 한복 사진 공모전, 한복이 있는 마당 토크콘서트 등을 열었다. 한복 문화주간 사업에도 선정돼 한복 관련 기획전시 및 캐릭터 공모전, 한복 아트페스티벌 등을 개최했다."▶한복산업화를 위한 융·복합산업관에 대한 기대가 큰데."현재 한복과 관련한 4개 업체가 입주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입주업체는 천연염색업체 '마린도요', 한복디자인업체 '천지빛깔', 전통섬유(상주명주)업체 '장수직물', 한복 판매 및 렌털업체 '함창명주'다. 천연염색 체험 및 교육, 전국체전 주요 내빈 입장용 한복 디자인, 상주 방문객을 위한 한복 렌털 등 한복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명주 스카프 등 한복진흥원 기념품 제작, 비대면 한복 만들기 키트 및 온라인교육 영상 제작 등의 사업에서는 진흥원과 협업했다."▶최근 '우리 옷 100선' 국민 선호도 조사를 했다."내년에 우리 옷 100선이라는 한복 문화 콘텐츠를 새롭게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우리 옷 100선을 선정한 뒤 실물을 제작해 전시하고 패션쇼도 열 계획이다. 시대별·형태별로 다양한 우리 복식을 알리고 문화 콘텐츠로 만들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복문화 콘테츠화를 강조했다. 이유가 뭔가."한복의 대중화·세계화를 위해선 한복의 문화 콘텐츠화가 가장 중요하다. 한복문화 콘텐츠화에는 시, 소설, 그림 등 예술과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이런 시도는 한복 디자인은 물론 소재 개발에도 중요하다. 세계 패션명품업체들이 쓰고 있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계층별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옷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시급하다."▶2023년 세계모자 페스티벌도 기획 중인데."몇 년 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의 '킹덤'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킹덤에서 선보인 한국 전통모자 '갓'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은 모자의 왕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상에 따른 모자가 다양하다. 한복은 물론 전통모자의 세계화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 모자 생산 및 시장 점유율 1위도 한국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 모자를 주제로 한 축제나 행사가 없다. 세계모자 페스티벌을 개최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려 한다. 한국의 모자는 물론 세계 각국의 모자를 보여주는 전시, 모자를 써보는 체험행사, 모자를 만드는 경연대회, 모자 패션쇼 등을 선보인다."▶한복 메타버스 사업도 추진한다고 들었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 대응하면서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한복 메타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복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화에 맞춘 뉴콘텐츠 개발 및 육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한복 전시 및 온라인 교육, 궁궐과 한복진흥원을 주제로 한 '가상 한복진흥원' 설립, 명절·한글날·한복의 날 전후로 온라인 한복 행사 개최 등을 진행한다."▶한복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복 인력 양성도 시급하다."한복 인력 양성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한복 명장, 무형문화재와 최신 트렌드를 연구한 패션디자이너의 컬래버를 통해 한복 산업의 혁신과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패션디자이너 아트 워크숍 개최, 한복 무형문화재 명장 네트워크 구축, 한복 디자인콘테스트 등의 사업도 진행할 것이다."▶그래도 현재 한복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한류 열풍을 타고 세계인들이 한복에 관심을 가지면서 국내에서도 한복을 새롭게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왕과 양반의 옷이 유행을 만들었다. 현재는 연예인 등 유명인이 패션리더의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복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한복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이유다."▶한복에 대한 국민 인식 전환을 강조했는데."한복을 바라보는 외국인과 우리 국민의 의식 차이가 크다. 외국인은 아름답다는 반응이 많고 국민은 불편하다는 의식을 강하게 가진다. 국민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한복은 과거에는 예복이었던 경우가 많다. 한복은 예를 차릴 때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면 불편함으로 인한 거부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복 확산 정책과 함께 국민의 인식 전환도 절실하다."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한국한복진흥원 이형호 초대 원장은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복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복의 세계화는 물론 국내에서의 한복 확산을 위한 정책 마련과 함께 국민의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김수영의 피플] '남인도 기행' 펴낸 최영일 여행가 "레바논 민병대 향해 카메라 플래시 터뜨렸다가 총 맞을 뻔...그래도 여행은 늘 설레"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길이 꽉 막혔다.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고갈된 에너지를 재충전하던 이들은 2년 가까이 발이 묶이자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여행이 그리운 이들에게 반가운 책이 나왔다. 여행가 최영일(79·전 영남일보 편집부국장)씨가 쓴 '남인도 기행- 드라비다인과 시바(Siva)의 세상'이다. 남인도는 인도 대부분 지역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문화가 있고 원주민의 삶이 진하게 녹아 있다. 전 세계를 두루 돌아다닌 여행 마니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지역이다. 책은 오랜 역사와 위대한 문화를 가진 인도의 모습을 여행서 특유의 감미로운 필치가 아닌 르포기사 형식으로 보여준다. 영남일보에서 20여 년간 기자 활동을 했던 내공이 군더더기 없는 담박한 필치에서 느껴진다.인도 7차례 찾아 구석구석 돌아봐생생히 묘사하려 르포기사 차용도기자생활 필치 자연스레 녹아들어힘들고 아팠던 일 여행이 묻어줘자연·유적과 일체감 언제나 설레평균고도 해발 4500m '세계 지붕'티베트 아리지구 꼭 가고 싶은 곳▶20년 정도 해외여행을 다녔다. 인제야 여행서를 낸 이유는."한국 문화유적에 관심이 많아 2004년 '문화유산 속의 큰 인물들'을 펴내고는 다시 책을 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 문득 내 나이를 실감했다. 그렇게 많은 여행을 하고도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는 게 좀 아쉬웠다."▶인도 여행을 많이 다닌 것으로 안다."일곱 번이나 된다. 첫 여행은 2005년 북인도 트라이앵글(델리-아그라-자이푸르)과 갠지스였다. 이어 석가모니 탄생지 룸비니, 동인도, 북인도, 서인도 등을 두루 돌아다녔다. 여러 차례의 여행을 통해 나름대로 인도 구석구석을 살폈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시작해 초창기에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돌아다녔다. 이후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집중했다. 2010년대 들어서부터 실크로드와 히말라야산맥 언저리를 돌았다. 많은 나라를 가보면 다시 찾고 싶은 곳이 있는데 인도와 이집트, 티베트다."▶왜 남인도인가."북·동·서 인도 지방은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시크교 등과 토속신앙이 합쳐진 종교를 가졌다. 히말라야산맥 등줄기를 타고 동서로 가르면 티베트, 부탄, 시킴, 라다크 등지의 중국령과 인도령이 있는데 모두 라마 불교를 신봉했다. 남인도만이 힌두교 시바 신의 세상이다. 인도 원주민 드라비다족이 사는 지방이기도 하다."▶르포기사 형식의 글이 눈길을 끈다."책에 30여 편의 기행문을 담았다. 초창기에는 여느 여행기처럼 기술했다. 그렇다 보니 발로 밟고 눈으로 보고 겪은 느낌을 제대로 묘사할 수 없어 르포기사 형식으로 바꿨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체득한 필치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오히려 더 내 글답게 느껴진다."▶기자로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은 것으로 안다."1980년 언론 통폐합 조치가 내려질 당시 정치 가십난에 대구에 내려온 김대중씨를 '재야인사'라 쓰지 않고 '김대중'이라고 이름을 밝힌 것이 문제가 됐다. 그 당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재야인사로만 썼는데 영남일보에서 기사는 물론 제목에까지 김대중이라고 밝혀 전국에서 주목받았다. 이로 인해 통폐합 때 특정 정치인과 유착했다는 이유로 해직당하고 취업금지 조치까지 받았다. 영남일보가 복간할 때까지 8년 동안 취업도 하지 못하고 서문시장 등에서 일했다. 영남일보 복간 멤버로 다시 일하게 됐을 때의 기쁨이 아직도 생생하다."▶100여 회의 해외여행을 다녔다. 이미 여행전문가들에게는 '와암(臥岩)'이란 필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2000년대 중반 여행 다녀와 쓴 글들을 'blog.chosun.com'에 수십 편 올리면서 파워블로거로 이름이 좀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 블로그가 폐쇄되면서 글들이 자취를 감췄다."▶여행의 매력은."내 블로그 대문에 '떠돌아다니고픈 마음 가득하답니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영원히…'라고 적었다. 역마살을 타고난 것이 아닐까? 여행을 떠나면 잡념이 사라진다. 아무리 힘들고 아팠던 일도 여행이 모두 묻어버린다. 누군가는 '하늘에서 떠도는 사람'이라고도 하더라. 자연과 유적을 돌아보며 자연의 위대함에 놀라고 인간이 남긴 흔적과 혼연일체 되는 기분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중동지방 여행 때다. 여행 이틀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했다. 당시 레바논은 제4차 중동전에 휩싸여 이슬람과 기독교도들 사이에 충돌이 심했고, 각파 민병대와 정부군이 엉켜 내전 상태였다. '호텔 바깥출입을 삼가라'라는 가이드 요청이 있었는데도 저녁에 카메라를 가지고 산책하러 나갔다. 호텔 주변에는 민병대들이 기관포·로켓포를 설치하는 등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들을 대상으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자 바로 총구가 목덜미와 등판에 닿았다. 아차 싶었으나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총구를 그대로 겨눈 채 내가 묵던 호텔로 끌고 갔다. 호텔 지배인이 뛰쳐나와 그들과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내 카메라 칩을 빼내곤 총구를 거뒀다. 이외에 '비 오면 곧 죽음'이라는 몽골 고비사막에서 비를 만나 구사일생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던 일, 여권·카메라·돈 등이 들어있던 가방을 도난당해 혼비백산했던 일 등 에피소드가 많다. 여행을 많이 할수록 에피소드는 늘게 마련이다. 특히 전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자에게 위험은 곳곳에 도사린다."▶앞으로 꼭 가고 싶은 곳은."아직도 가보지 못한 티베트 아리(阿里) 지구에 가고 싶다. 티베트의 행정구역은 1시(수도 라싸)와 6지구(나취, 창두, 산난, 린즈, 르카쩌, 아리)로 나뉜다. 아리 지구는 티베트 서쪽 부분에 있는 가장 넓은 지구다. 히말라야, 곤륜, 카라코람, 강디쓰산맥 등이 둘러싼 '세계의 지붕'이다. 평균 고도는 해발 4천500m이고 인도·네팔과 국경지대에 있다. 자달현(禮達縣)에는 9세기 티베트를 지배했던 구게왕국(古格王國)의 유적지가 남아있다. 라마교와 힌두교, 자이나교, 그리고 티베트 토착 종교인 본교가 신성시하는 '세상의 중심' 수미산(카일라스산), 인도령 라다크 지방(25%)과 중국령 아리 지구(75%)에 속한 판공호수, 히말라야 제2봉 K2 봉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길'인 신장공로도 걷고 싶다. 황양(黃羊)과 야크, 야생마가 마른 풀 찾아 헤매는 진경도 보고 싶다."▶코로나19 때문에 국내 여행을 많이 떠나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추천할 만한 국내와 해외 여행지는."국내 여행지는 전남 신안군 천사섬의 풍광이 좋다. 안좌도, 팔금도, 암태도, 자은도를 두루 거치는 여행길을 강추한다. 해외 여행지는 인도 잠무카슈미르주 동부지역의 라다크 지방을 추천하고 싶다. 일상에 쫓기는 이들에게 힐링과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남인도의 속살을 보여주는 여행서 '남인도 기행- 드라비다인과 시바(Siva)의 세상'을 펴낸 여행가 최영일씨는 "자연의 경이로움, 인간이 남긴 흔적인 유적과 혼연일체 되는 기분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 모든 사람이 마음껏 여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자유성] 문화재 환수
네덜란드 출신 화가 하면 첫손 꼽히는 이가 렘브란트(1606~1669)다. 해상강국이었던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배합하는 기법을 사용해 '야경'과 같은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인생 말기에 종교적 작품에 천착했던 그는 자신의 내면을 자화상으로 담아낸 화가로도 유명하다. 평생 100여 점의 자화상을 남겼다. 그의 자화상은 중년에 겪었던 역경과 이를 극복하려 했던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어 가치가 높다.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2천300여 억원을 들여 프랑스로부터 렘브란트의 자화상 '기수(The Standard-Bearer)'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1636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기수의 복장을 한 렘브란트의 모습을 담았다. 프랑스는 이 작품을 국보로 지정하기도 했으나 최근 그림의 구매 권한을 포기하고 시장에서의 거래를 허용했다. 그러자 네덜란드가 매입을 결정했다. 렘브란트 작품이 수세기 동안의 해외 여정을 마치고 마침내 조국 품에 안기게 됐다는 소식이 반갑고 부러웠다.일제강점기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해외에 약탈당하거나 불법적으로 유출된 문화재가 많다. 그 수가 20만여 점에 달한다. 문화재환수전문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해 환수 실적은 저조하다. 문화재 환수 방법은 구매, 기증, 국가 간 협정이 있다. 기증이나 국가 간 협정이 쉽지 않아 일반적으로 구매에 의존한다. 하지만 문화재 대부분이 아주 고가라서 구매에 한계가 있다. 네덜란드가 거액을 들여 렘브란트의 작품을 샀다는 소식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문화재는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한 집단의 구심체가 되는 매우 중요한 역할도 한다. 고국을 떠난 문화재의 환수는 우리 정신을 찾는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국외문화재 환수 및 보존, 활용을 위해 기부금품을 모집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국외문화재 환수는 시급한 일이니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김수영 논설위원
홈플러스 창립자가 말해주는 '이 시대에 필요한 6가지 시선'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이 수필집 '시선'(출판사 북쌔즈)을 펴냈다.이 전 회장은 한국 경영계의 그루로 불리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경북 칠곡에서 태어났고 영남대 졸업 후 한양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입사해 30여 년간 삼성맨으로 활약하며 고(故) 이건희 회장을 도와 삼성의 신경영을 주도했다.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1999년 홈플러스 창립자 겸 초대 CEO가 된 후 15년간 홈플러스를 이끌었다. 유통업계 꼴찌인 12위의 홈플러스를 10년 만에 매출 10조원대의 선두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를 통해 국내 유통업계 최장수 CEO의 신화를 만들었다.2014년 홈플러스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기업 경영 멘토링 사업을 하는 넥스트앤파트너스 그룹을 창립했다. 넥스트앤파트너스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경영이론과 모델을 개발하고 경영 아카이브를 축적해 차세대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숙명여대 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다.책 시선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섯 가지의 시선을 제시한다. 반세기 가까이 실물경제와 학문의 세계를 오가며 쉼 없이 일해왔던 이 전 회장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냉철한 시선이 오롯이 녹아있다. 각종 언론에 게재됐던 기고문, 직원들에게 보낸 글 등을 모아 엮었다.이 전 회장은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삶은 달려간다. 나만을 생각하는 시선은 이기적인 사람을 만든다. 이웃을 살펴보는 시선은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 인류를 바라보는 시선은 세상을 바꾼다"라며 "인간은 생각하는 만큼 볼 수 있고 보는 만큼 행동하며 행동하는 만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가 제시한 시선은 목표한 바를 성취하는 데만이 아니라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데도 필요하다. 과거·현재·미래를 통찰하는 '둘러보는 시선', 세상을 바꾸는 창조력이 되는 '달리 보는 시선', 담대한 목표를 향하는 '높이 보는 시선', 큰일만이 아니라 작은 일도 '깊이 보는 시선', 상대방의 입장이 돼 보는 '건너보는 시선', 가까운 곳이 아니라 '멀리 보는 시선'은 평범했던 삶을 새롭게 보게 하고 안일했던 삶에 자극제가 된다.이 책은 남편이 글을 쓰고 아내 엄정희(서울사이버대 가족코칭상담학과 교수)가 편집해 부부가 펴낸 책으로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월요칼럼]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최근 대구미술관에서 열렸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뒤늦게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산했던 미술관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면서 내심 흐뭇했다. 하지만 기대가 커서 그런지 전시 자체는 아쉬움을 줬다. 그 전시를 보면서 문득 10년 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보면서 느꼈던 실망감이 떠올랐다. 며칠을 돌아다녀도 다 못 본다는 박물관에서 이리저리 헤매다 힘겹게 찾은 모나리자 앞에서 약간 움찔했다. 사람이 많아서 길게 줄까지 서서 본 작품은 기대를 무너뜨렸다. 가로 53㎝, 세로 77㎝라 크기가 너무 작은 데다 안전 펜스 때문에 가까이 가서 볼 수 없었다. 이것 보겠다고 수많은 대형작품을 백안시했는데, 작품을 보자 먼저 크기에 실망했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 느꼈던 감정도 비슷했다.최근 한국 대표 미술관들을 연달아 둘러보는 호사를 누렸다. 서울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삼성 리움미술관을 관람한 뒤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까지 봤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마음껏 봤다는 점에서 행복했지만 대구시립미술관의 한계를 다시 확인해 안타까웠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전은 대구미술관 전시와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질 않았다. 이건희컬렉션 중 기증작 21점을 토대로 꾸민 대구미술관 전시와 1천500점 가까이 기증받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어떻게 비교하겠는가. 작품 수, 크기 등에서 이래저래 아쉬웠다.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전은 리움미술관 전시와 비교됐다. 세계 최고 미술재단인 매그재단과 협업한 이번 전시에서는 자코메티, 샤갈 작품 등 유럽 미술의 정수를 만날 수 있었다. 유료인데도 관람객 반응이 뜨거웠다. 전시에서 선보인 매그재단 작품을 시가로 따지면 9천700억원에 달한다니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자코메티의 조각을 보면서 그전에 봤던 리움미술관의 자코메티 작품이 오버랩됐다. 크기가 대구미술관 전시작의 2배 이상 됐다. 이 외에 미술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절로 '역시 리움' '그래서 서울'이란 탄성이 나왔다.대구의 문화시설 인프라를 보면 그럴 만도 했다. 지역 문화 시설 인프라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2년마다 나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문화시설 인프라는 2018년 조사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하위권이었다. 특히 미술관은 조사 대상 지자체 15곳 중 꼴찌였다. 그런데 눈여겨볼 사실이 있다. 대구의 미술관 한 개관 당 평균 연 관람 인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대구시민의 미술에 관한 관심은 높은데 미술관 수는 부족하다는 방증이다.전시 관람에 대한 아쉬움을 그나마 대구미술관이 달래준다. 쿠사마 야요이 등 세계 유명작가 초대전, 간송특별전 등을 통해 세계 미술 걸작을 보여주고 한국미술의 우수성도 확인케 하는 기회를 줬다. 하지만 빠듯한 예산에 기획전, 소장품 매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구미술관에 대한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공공미술관 인프라 구축도 절실하다. 대구미술협회 등이 중심이 돼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를 추진 중이다.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세금을 내고도 수도권보다 턱없이 적은 문화 혜택을 받아서야 되겠는가.김수영 논설위원김수영 논설위원
대구 수성문화원, 영화배우 이동준 초청 특강 가져
대구 수성문화원(원장 윤종현)은 지난 20일 문화원 강당에서 지역 문화계 인사, 시민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사 초청 특강을 열었다. 이날 영화배우 이동준이 '우리의 삶이 예술이 되는 그날까지'를 주제로 강의했다.
[자유성] 명품과 미술품
정확히 말해야겠다. 우리가 흔히 '명품'이라 부르는 것은 '패션 명품'을 가리킨다. 특히 한국 사람은 명품 핸드백을 좋아한다. 그것도 샤넬, 구찌, 루이뷔통처럼 커다란 로고나 특이한 문양으로 한눈에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있는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나가는 사람이 핸드백을 보고 "아, 그 브랜드!"라며 알아봐 주면 일단 흐뭇하다.한국인의 유난스러운 명품 사랑은 최근 프랑스 명품업체 샤넬이 국내 일부 상품의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샤넬은 지난 10월부터 샤넬의 대표적인 인기 라인 제품을 한 사람이 1년에 1점씩만 살 수 있게 제한했다. 에르메스도 구매 수량 제한정책을 시행 중이다. 고객 1인당 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1년에 2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소위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매장 앞에 새벽부터 줄 서서 대기하는 행렬이 허다하니 이런 조치가 나올 만도 하다.최근 미술품 시장도 세계적인 작가나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을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작가의 경우 작품이 없어 사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일도 빈번하다고 한다. 주식, 부동산, 코인 투자 열풍이 명품, 미술품까지 번진 것이다.폭발적 인기를 끄는 명품과 미술품은 공통점이 많다. 아름답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끌지만, 희소성을 가지고 투자가치가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명품과 미술품은 그 수가 제한돼 아무나 가질 수 없다. 구매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흔히 '3초 백'이라 하는 루이뷔통 가방도 100만원을 넘어서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미술품은 더하다. 부르는 게 값이다. 인기가 치솟은 이우환·박서보 작품은 기본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른다. 명품과 미술품이 귀해지다 보니 몸값이 더욱 올라가고 있다. 어느새 아름다워서 샀던 명품과 미술품이 돈벌이 수단이 되는 투자상품으로 변질했다. 감성이 빠지고 경제만 남은 것에서 과연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겠는가. 김수영 논설위원
수성여성클럽·수성새일센터, 직업훈련생 네트워크 행사
수성여성클럽·수성새일센터는 지난 16일 수성여성클럽 강당에서 경력단절 예방 지원사업 운영평가회와 수성새일센터 직업교육훈련생 네트워크 행사를 열었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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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미루기 힘들어"…계명대·영남대 의대, 13일부터 임상실습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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