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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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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영화인 상복 터졌다…수상소식 잇따라
대구경북 출신 영화인들이 해외 영화제와 주요 영화축제 등에서 잇따라 상을 받아 화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활동해온 지역 영화인들의 창작세계를 인정받은 것과 함께 지역 영화의 대외적 인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은 지난해 처음 제정된 '강수연상'의 올해 수상자로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을 선정했다. 원 관장은 대구독립영화협회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지역 독립영화의 토양을 다지는 등 산파 역할을 맡았던 영화인이다. 현재는 서울 홍대앞에서 국내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강수연상' 은 독립영화인들의 재능과 열정을 사랑하고 응원했던 故 강수연 배우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는 영화인에게 시상한다. 원 관장은 영화현장에서 앞장서 활동하며,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마련에 고민과 실천을 아끼지 않은 공을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 개관 63주년이 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철거를 규탄하는 운동을 펼쳐 영화인들에게 귀감이 됐다. 문소리 진행으로 오는 14일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공로상(임순례 감독), △올해의 여성영화인상(배두나) 등 총 12개 부문을 시상한다. 원 관장은 "영화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원주아카데미극장의 철거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다 한 목소리를 내었던 것"이라며, "요즘처럼 넷플릭스나 멀티플렉스로 영화를 접하는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오래된 극장만이 가지는 정서와 존재감이 있음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당시에는 몰랐지만) 대구 동성아트홀이 2014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문을 닫게 됐을 때도 대구에 내려가 동성아트홀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는 건강한 문화토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출발해 충무로가 주목하고 있는 신예 유지영 감독의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15일 개봉해 현재 극장상영중인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서로 다른 삶을 지향하게 된 연인이 일그러져가는 과정을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다. 영화제측은 이 영화를 국제장편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하며 "예상치 못한 임신은 커플 사이의 균열을 야기한다. 이기주의, 열망, 무관심… 쉽사리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을 날것으로 표출하는 이창동 감독의 스타일이 떠오르는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돼 '시민평론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리끌레르영화제' '파리한국영화제' 등에서 상영된 것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제57회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프록시마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토리노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수상한 유 감독은 " 토리노에서 첫 상영 때 극장을 가득 채웠던 관객들을 기억한다. Q&A 시간에는 토리노의 관객들이 영화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뜨겁게 느꼈다."라며, "짧지만 충만했던 토리노에서의 모든 날은 제게 감동이었다. 극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화는 계속 스크린 위에서 관객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우리나라 독립영화 감독들이 연성화된 경향이 있는데, 그에 비하면 유지영 감독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끝까지 밀어부쳐 마침내 미학적 성취를 만들어내는 듯 하다."며, "여타 지자체와 달리 대구는 시 차원에서 영화 장르에 대한 지원이 적어 영화인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펼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젊고 능력있는 지역의 감독들이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대구경북 출신 영화인들이 주요 영화상에 잇따라 선정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여성영화인모임이 주는 '강수연상'을 수상하는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인디스페이스 제공유지영 감독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유지영 감독의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시네 토크] '서울의 봄' 이태신 역 정우성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서 관객을 가장 많이 모은 영화는 마동석·이준혁 주연의 '범죄도시3'이다. 유일하게 올해 천만관객을 모은 이 영화는 지난 5월31일 개봉해 1천6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코로나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영화관이 오랜만에 사람으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여준 '범죄도시3'은 관람객 평점 7.72를 얻어 대중적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작품성까지 챙겼는지는 의문이 남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올해 또 한번 천만관객을 동원할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의 봄'은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무섭게 스코어를 경신했다. 이는 '범죄도시3'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매율에서도 지난달 28일 기준 51.5%를 차지하면서 2위인 '싱글 인 서울'의 12.5%에 비해 4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은 관람객 평점에서도 9.57을 기록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화는 1979년 12월12일 밤 서울 국방부와 청와대 등에서 일어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밀도감 있게 구성했다. 그날 밤 반란을 주도한 군부세력들이 어떻게 권력을 움켜쥐고, 역사의 수레바퀴에 올라탔는지를 사실적 근거와 영화적 상상력을 담아 재구성했다.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정우성·이성민·박해준·김성균 등 개성파 연기자들이 가세했다. 그동안 가려져 있던 12월12일 밤의 민낯이 처음으로,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영화가 몰고 오는 정치적, 사회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봄 챌린지'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화가 나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가 끝난 후에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스마트 워치로 측정해 소셜 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는 형식이다.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책임공방을 벌이는 등 논쟁이 꼬리를 물고 확산하는 분위기다. 정우성은 이번 영화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할을 맡아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 그는 진정한 군인의 자세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한 인물을 집요함과 치열함으로 연기했다. 극중 '전두광'으로 분한 황정민이 과격하고 빠른 템포의 연기를 보여줬다면 대척점에 있는 정우성은 가지런하고, 느린 속도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극중 이태신은 장태완 장군의 모습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다. 장 장군은 12·12사태 때 반란군 세력에 맞서 저항한 인물로 현재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영화를 첫 관람한 소감은."기자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를 처음 관람했어요. 뭐랄까. 기가 빨렸다고 할까요. 김성수 감독님은 작품마다 치열함과 집요함으로 멋진 작품을 보여주시는데, 이번에도 굉장히 디테일한 작품을 완성한 듯해요. 그런 치열함이 영화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분명하지만 배우들에게는 극강의 스트레스를 몰아주기도 하는데요. 예전에 '아수라'를 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되뇌며 작업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한다면 또 반갑게 할 것 같습니다."(웃음)▶김성수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태신이란 인물에 정우성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하는데 본인도 그렇게 느끼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닮았다고 느끼는지 궁금하다."전혀 안 닮았어요.(웃음) 감독님이 제가 UN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뉴스 인터뷰한 영상을 보여주며 '이게 이태신이야, 이태신이 이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셨는데, 저는 내심 '무슨 말씀하시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인터뷰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신중한 자세를 캐릭터에 녹여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집요하고 치밀한 김성수 감독 극강의 스트레스 몰아주지만 작품 제안은 언제나 반가워 황정민 배우 '아우라'엔 기 빨려대립구도 한발 거리 둔 채 표현▶이태신이라는 캐릭터가 정의로운 역할이어서 인상깊었던 듯하다. "이번 역할을 연기하면서 정의롭다, 아니다로 접근하지 않았어요. 김성수 감독님은 '아수라' 때부터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하고, 인간본성을 다루려 하신 듯해요. 우리 안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의 모습을 담는 것이죠. 이번 작업을 하면서도 정의로움, 또는 선과 악의 대결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를 응원하는지 바람은 있겠지만, 그걸 강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요. 이태신을 연기하면서 '정의의 화신'을 의식했다면, 이태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을 거예요."▶'이태신'과 대척점에 있는 '전두광'은 불 같은 성격의 캐릭터다. 이태신을 연기할 때 어떤 감정으로 임했나."극중에서 '전두광'은 감정의 폭주를 하는 인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태신' 역할은 좀 더 이성적이려고 했습니다. 전두광과 맞붙는 신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두광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볼 기회는 별로 없었지요. 일부러 전두광 패거리들이 촬영하는 신에 가서 많이 봤습니다. 어떤 작품보다 상대의 연기를 많이 관찰한 것 같아요. '저렇게 연기를 하니까 내가 이렇게 연기를 해야지'라는 전략적인 계산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전두광이 어떻게 표현하는지 막연히 궁금했고, 전두광을 내 눈앞에 품고 멀리 거리를 두고 전화 선 너머의 대립을 내 속에 품고 대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황정민의 파격변신을 비롯해 함께 작업한 동료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정민형은 분장을 넘어서는 캐릭터가 뿜어져 나왔어요. '이걸 어떻게 감당하지?'라고 지켜보면서 부럽기도 했어요. 이태신도 흰머리를 붙이고 칠하고 했지만 그에 비할 바 아니었죠. 그리고 이성민 형과 이번에 처음 작업을 했는데, 그는 나를 구름 위에 얹혀놓고 띄워주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지니TV의 새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11년 만에 멜로 드라마를 작업했다."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은우 역할을 맡아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과 사랑을 펼쳐갑니다. 낯선 설정에 이끌려 13년 전에 작품의 판권을 구입했습니다. 특히 장애를 가진 남성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나오는데, 심장을 두드리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과감하게 판권을 구입했지만 당시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만들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장애를 가진 인물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이나 자막사용 등에서 여의치 않다고 느꼈거든요. 그렇게 잠시 인연이 끊어졌지만, 우연히 다시 제 앞에 나타나 이번에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무려 11년 만에 멜로 연기에 도전했는데 두려움은 없었나."멜로는 모든 배우들이 하고 싶은 장르에요. 모두가 좋은 시나리오를 찾고 있을 것이에요. 저 같은 경우 영화 쪽 작업을 위주로 했는데,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멜로가 선호되지 않았고, 그사이 드라마를 통해 훌륭한 멜로 작품이 많아지며 시청자들의 욕구를 채워드리고 있던 것 같아요. 저도 11년 만에 16부작 사랑 이야기를 보여드리게 되어 설레고 어떻게 보일까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있습니다."▶극중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역할인 만큼 수어 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나."수어를 처음 접하게 됐는데 굉장히 직관적인 표현이라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배웠지만 이게 위치와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이 되니까 배울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어 대사의 양이 많을 때는 비슷한 단어와 헷갈릴 때도 있어서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습니다. 다른 언어를 배움에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죠."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배우 정우성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 역할을 맡아 1979년 12월12일 밤의 일촉즉발의 상황을 밀도있게 그려냈다.
시사회 눈물바다 만든 母情…김해숙·신민아 주연 영화 '3일의 휴가'
다음달 6일 개봉하는 '3일의 휴가'는 하늘나라의 엄마와 현실의 딸이 나누는 화해와 치유를 그린 판타지 영화다. 연말을 맞아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고, 가족에게 따스한 안부를 묻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엄마 '복자'가 하늘나라에서 딸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3일간의 특별한 여행을 그렸다. 엄마는 미국 UCLA 교수가 되어 있어야 할 딸이 고향집에서 홀로 백반장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딸은 자신을 찾아온 단짝 '미진'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고, 낯익은 요리를 보며 세월 너머에 묻어둔 옛 기억의 퍼즐을 맞춰가는데…. 영화의 주된 배경은 김천 외곽의 시골마을이다. 육상효 감독은 김천의 아름다운 계절과 풍경,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서정시처럼 펼쳐 놓았다. 육 감독은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기억이나 그리움 같은 것"이라며, "영화 속 감정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시각적 기억의 영상이기도 하고, 풍경의 환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숙·신민아·강기영·황보라 등 주역 배우들은 시사회장에서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 눈길을 모았다. 특히 엄마 역할을 맡은 김해숙은 울고 또 울고, 마침내 대성통곡을 하기까지 했다. 김해숙은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하기 마련인데, 제가 만약 똑같은 상황이 된다면 제 딸에게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고 고백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홀로 시골생활을 선택한 딸 진주 역할을 연기한 신민아도 "눈물이 리허설 때부터 너무 나와서 꼭꼭 참으면서 연기했던 기억이 난다. 딸이 엄마를 대하는 감정이 대개 복잡하면서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모든 딸들이 생각하는 엄마에 대한 보편적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진주의 마음에 공감하며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하늘나라의 엄마와 현실의 딸이 나누는 화해와 치유를 그린 판타지 영화 '3일의 휴가'
어린이·청소년 다 볼 수 있는데…유튜브 장악한 유명인의 술방
스타들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운영하는 일부 유튜브 채널이 과도한 음주장면을 담아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타들이 술을 마시며 평소 보여주지 않던 편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소개한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음주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무분별한 음주를 부추기고, 유튜브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기스타 A가 운영하는 유튜브는 오늘도 술기운으로 가득하다. 진행자 A가 술잔을 채우면, 그날의 게스트로 참여한 유명인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술잔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켠다. 한 병에 수십 만원 하는 위스키를 비롯해 소주와 맥주, 와인, 막걸리까지 전 세계 온갖 술들이 장식장에 즐비하게 놓여있다. 취기가 오른 스타의 불콰한 얼굴은 시청자를 유혹하는 듯하다. "그래, 너도 어서 술병을 들어, 신나게 마셔봐, 우리처럼 웃으며 이 순간을 즐겨봐"라고 말이다. 어느새 빈 술병이 늘어가고, 발음이 꼬이고, 눈빛은 점점 초점을 잃어간다. 결국 술을 이기지 못한 스타는 매니저에게 들려서 차에 실려 사라진다. 현재 운영되는 스타들의 음주토크 유튜브는 다양하다. 신동엽의 '짠한형', 성시경의 '먹을텐데', 기안84의 '술터뷰', 갓세븐 뱀뱀의 '뱀집', 소유의 '혼저옵소유' 지상렬의 '술먹지 상렬'등이 대표적이다. 또 가수 조현아가 친구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조현아의 '목요일 밤', 이영지가 자신의 오피스텔로 게스트들을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등도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개 호스트인 스타가 있고, 매회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해 토크와 술을 나누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다양한 게스트와 나누는 근황토크, 스타의 요리실력 등이 더해지면서 볼거리와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게스트에 따라 다르지만 콘텐츠가 업로드되면 수십 만에서 수천 만회까지 조회수가 쑥쑥 올라간다. 하지만 프로그램 중 일부는 자극적이고, 상업적인 영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19금 토크와 욕설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노골적인 가게와 음식 홍보, 대놓고 하는 PPL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작품 등을 홍보하기 위해 출연한 게스트들의 홍보성 멘트도 여과 없이 소개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음주문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적절한 심의와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방송통신심의위는 지상파, 케이블의 음주장면에 대해선 '주의'나 제작진 '의견청취' 등으로 작품의 수위를 조절해왔다. 예를 들면 SBS-TV '미운우리새끼'에서 출연자가 '소주기행'을 주제로 여행을 하면서 여러 식당에서 수차례 반복적으로 소주를 마시고 평가하거나, 여러 병의 소주로 일명 '소주분수'를 만들고 이에 환호하는 장면을 내보낸 것을 두고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음주를 지나치게 조장, 미화할 소지가 있고, 그 과정에서 해당 소주 브랜드에 대한 광고효과를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제작진의 '의견청취'를 결정했다. 또 출연자의 음주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 tvN '인생술집'은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과 달리 현행법상 유튜브를 규제하는 실질적이고 뚜렷한 법 조항은 아직 없는 상태다. 드라마 제작사 한 관계자는 "국내외 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마약, 폭력, 음주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상물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지만 일반 방송과 달리 OTT는 법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OTT, 유튜브 등 새로운 뉴 미디어가 이미 우리 생활의 한가운데 들어와 있지만 정부의 법적 규제는 사실상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스타들의 음주 먹방 유튜브가 활발하다. 한편에서는 과도한 음주장면이 청소년에 그릇된 술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튜브 채널 '신동엽의 짠한형'
놓치기엔 아까운 명작…★가 살린다
올해 한국영화 생태계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한해에 한두 편 나올 만한 대작들이 일 년 내내 쏟아지고, 작은 영화들도 줄줄이 개봉일정을 잡으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런 이상 현상을 만든 주범은 코로나19였다. 극장들이 코로나로 수년간 문을 닫으면서 개봉을 하지 못한 영화들이 올해 뒤늦게 줄줄이 개봉을 했기 때문인 것.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개봉작들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이런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스타들이 좋은 영화 알리기에 직접 나섰다. 스타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개봉영화 상영회를 개최한 것이다. ◆조민수·김종수·허정도 자비 상영회지난 15일 개봉한 '어른 김장하'(감독 김현지)는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평생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을 수상한 화제작으로, 개봉 5일 만에 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겨울 가장 따뜻한 휴먼 다큐멘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권력에 굽히지 않으며 지역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노력한 김장하 선생의 삶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묻게 한다. 진정한 어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어른 김장하'는 스타들이 자비로 상영회를 개최해 또 다른 미담거리가 되고 있다. 개성파 배우 조민수는 지난 14·15일 두 차례 대구의 오오극장과 서울의 인디스페이스에서 자비로 상영회를 열었다. 영화에서 내레이션을 맡기도 한 조민수는 좌석 전체를 구매한 후 관객들을 초청했다. 또 상영 후에는 직접 진행을 맡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조민수는 "내 삶도 한 번은 바라볼 곳이 정해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이뿐 아니다. 영화 '밀수' '무빙'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로 눈길을 모은 배우 김종수, 영화 '다음 소희'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배우 허정도 역시 바통을 이어받아 자비 상영회를 개최한다. ◆조달환·이상윤이 쏜다 '약속'민병훈 감독의 영화 '약속'은 천국의 엄마에게 보내는 아홉 살 소년의 따뜻한 러브레터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관객 스코어 5천명을 돌파하는 등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포도나무를 베어라' '사랑이 이긴다'의 민병훈 감독, 그리고 엄마와 헤어지게 된 아들 시우가 보내는 1년여의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담았다. 감독이 그동안 발표한 영화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홉 살 아이의 동심이 고스란히 투영된 영화는 "숲을 깨우고 바다를 적시는 사모곡" "시의 스펙터클, 감성의 블록버스터, 이것이 진짜 감동" 등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배우 조달환, 이상윤은 자비를 털어 감동나눔 상영회를 23일 서울 메가박스에서 개최한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미리 영화를 관람한 두 사람은 영화가 전하는 뭉클한 감동으로 상영회까지 기획하게 되었다는 후문. 영화 상영 후에는 두 배우와 민병훈 감독, 주인공 민시우군까지 모두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해 영화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정민이 쏜 '밀수'배우 박정민은 지난 8월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 '밀수' 화면해설 버전 상영회를 시각장애인과 보호자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열었다. 화면해설 버전 상영회는 일반 극장 상영작과 달리 시각·청각 장애인 관객을 위해 장면을 말로 읽어주는 화면 해설과 음성 등 각종 소리를 글로 적은 자막 해설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그는 자비로 극장을 빌리고, 행사 진행비도 기부했다. 한국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박정민은 직접 단체로 연락해 시각장애인을 영화 상영회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이 같은 선행을 펼친 뒤에는 시각장애인인 부친을 향한 효심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박정민은 그동안 베리어프리 영화에 내레이션 재능기부를 하고, 오디오북의 스페셜 낭독 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선행을 펼쳐왔다. 영화 홍보 마케팅 관계자는 "코로나로 비대면 사회가 앞당겨지고, 여기에 OTT가 급성장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에서 스타들의 자비 상영회가 따뜻한 감동이 되는 듯하다. 스타들의 선행이 영화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화 '어른 김장하'·조민수·김종수·허정도·영화 '약속'.
[연예가] 살인마·택시기사 기막힌 동행…티빙 '운수 오진 날' 전편 공개
토종OTT 티빙은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 〈사진〉전편을 24일 공개한다.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을 태우고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운전을 하고 가던 중 손님이 연쇄 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운수 오진 날'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상영되기도 했다. 오택과 손님의 목숨을 건 동행이 이성민, 유연석의 실감 나는 연기로 담겨 짜릿한 전율을 준다. 또 '인질'로 리얼 타임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준 필감성 감독의 OTT 드라마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운수 오진 날
[연예가] 노도현 감독의 '타인의 삶'…韓단편영화상 '작품상' 수상
영화진흥위원회가 설립한 인디그라운드와 한국단편영화배급사네트워크가 함께 마련한 '제1회 한국단편영화상'에서 노도현 감독의 '타인의 삶'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감독상은 '홀'의 황혜인 감독, 심사위원특별상에는 노경무 감독의 '안할 이유 없는 임신'이 수상했다. 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총 4천175명의 관객 투표로 선정된 관객상은 권민성·이현빈 감독의 '숨 참고 다이브'에 돌아갔다. 지난 18일 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시상식은 총 6개 부문을 시상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개된 작품을 대상으로 했다. 한 해 동안 전국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단편 영화와 영화계가 주목하는 국내 단편 영화를 재조명하고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출향인사를 찾아서] '경주 출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황인식 사무총장 "공동체 그늘 없애고, 시민 위해 봉사…가슴 뛰게 하는 즐거움이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에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국민의 나눔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온도탑의 수은주가 높아질수록 찬바람 부는 이 도시에 살 맛 나는 온기는 쑥쑥 올라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도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사랑의 온도탑을 세우고, '나눔 캠페인'을 전개한다. 기부와 나눔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황인식 사무총장을 만났다. ◆산 좋고 물 좋은 내 고향 '내남' 황 사무총장의 고향은 경주시 내남면이다. 천마총 서편 정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능, 나정, 포석정, 삼능솔밭을 지나서 이르는 내남면은 남산의 정기와 형산강의 상류가 관통하는, 그야말로 산 좋고 물 좋은 청정지역이다. 농사꾼 집안, 삼형제의 둘째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착실하고, 일 잘하기로 소문난 아들이었다. 초등학생 때 이미 쌀 두서 말쯤 너끈히 들어 올리고, 부모를 도와 힘든 일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교육 한번 제대로 받아본 적 없지만 1등을 도맡아 했다. 내남면에서 초·중등 과정을 마친 그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대구로 나와 홀로 유학 생활을 했다. "고향 집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지금도 제 가슴에 보석처럼 박혀 있어요. 여름밤 온 가족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밥 먹던 일, 밤하늘 별을 보면서 나눈 이야기 등이 제 인생의 소중한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지속 가능한 복지 패러다임연세대 법학과로 진학한 그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일찌감치 법관의 꿈을 접었다. 주변의 추천을 받아 선택한 학과였지만 도무지 자신의 적성과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누군가의 잘못을 따지고, 벌을 주는 과정이 성격상 내키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졸업 후 서초구청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공동체 다수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은 가슴 뛰는 즐거움이었다. 그는 특히 복지 분야에 주력했다. "제가 생각하는 복지는 무조건 많이 나눠주는 것이 아니고, 수준에 맞춰 지속 가능한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에요."서울시 장애인 복지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시청 내에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를 만들어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장애인 카페는 개업하면서부터 언론과 지역사회의 관심을 받았고, 이후 서울시 산하 각 구청과 전국 지자체로 확산했다. "장애인 분들이 많든 적든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청사 내에 카페를 만들었어요. 카페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여러 긍정적 피드백이 돌아왔는데, 무엇보다도 장애인들이 스스로 사회의 일원임을 인지하고,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는 반응에 뭉클했어요."◆사람 중심의 도시재생 사업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사례는 또 있다. 그는 안전 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인 서울역 고가도로를 사람이 다니는 길로 재탄생시킨 '서울로 7017'의 종합기획추진단장을 맡아 사업을 총괄했다. 1970년대 만들어진 차량 길이 2017년 17개의 사람 길로 만들어져 재탄생했다. 이 사업은 사람이 중심이 된 도시재생의 첫 사례로 지금까지도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1년 퇴임할 때까지 25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그가 꿈꿔온 세상은 어떤 것일까. 황 사무총장은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꾸고, 갈라진 도시 길을 사람의 길로 재탄생한 것 등 제가 했던 모든 활동은 '공동체 복원'을 위한 노력이었다"라며 "산업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을 되살리고, 공동체의 그늘을 없애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하는 나눔 플랫폼 그는 지난해 10월 제9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진 이 단체는 국내 유일의 법정 모금·배분기관이다.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지역사회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기초생계부터 교육 자립, 보건의료, 문화 격차 해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지원한다. 그는 복지 분야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쌓은 전문성을 살려 현장에서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포부에 부풀어 있다. 우선 대형마트와 연계한 '키오스크 기부' 등 일상생활 속 기부문화 확산에 주력할 작정이다. 이를 위해 대형마트 결제 단계에 '기부 코너'를 추가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재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모금 시스템을 정착시킴으로써 국내에서도 이용자 중심의 나눔 참여 문화를 확산하고, 기부의 투명성과 신뢰도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1천500만 반려가구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 기부 프로그램 '착한 펫', 고액기부자 전담 기능을 강화한 '아너 소사이어티 오플러스' 론칭 등을 준비하고 있다. ◆'나눔 DNA' 흐르는 대구경북 대구경북의 나눔 문화를 모범적이라고 했다. 황 사무총장은 "대구경북은 나라가 어려울 때 민간 주도로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나눔 DNA가 흐르는 지역"이라며 "대구는 8년째 희망나눔 캠페인 100도를 달성하고, 경북은 전국적으로 비교했을 때 개인기부 참여율이 높은 선진국형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 8월 대구지역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이 광복절을 맞이해 역사 인물 최초로 서상돈 선생을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로 추대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도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62일 동안 연말연시 나눔캠페인을 전개한다.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세상을 가치 있게'라는 슬로건도 정해졌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 위기와 전쟁 이슈 등으로 모금 활동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황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였던 2020년에 역대 최고 모금액인 8천461억원이 모였던 것처럼 이번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 나눔의 물결이 퍼져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황인식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때 사상 최고의 모금액이 모였던 것처럼 지금 경제가 어려워도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나눔캠페인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형은 제 인생의 롤모델이에요"…대학생 멘토에 감사의 마음 전해
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의 대학생 멘토와 장학생 멘티가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이 되어 국가적 의제를 두고 토론했다. 희망인재 프로젝트 멘토-멘티들은 19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11월 월례모임에서 '영희 세상을 토론하다'라는 주제 아래 우리사회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집중토론했다.국무회의 형식을 빌려 열린 1부 행사에서 학생들은 12개의 팀을 정하고, 주제발표 및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인간 배아 대상실험의 윤리적 문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효율적 개선 △일본 원전 오염수 처리를 대하는 태도 △대도시-농촌간 교육 불평등 개선을 위한 제안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학생들은 이번에 논의된 의제를 보다 구체화 한 뒤 다음 달 월례모임에서 최종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점심식사 후 열린 2부 행사에서는 멘토와 멘티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림과 함께 전달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 학생들은 즉석에서 서로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전달했다."저번에 중간고사 망쳤는데, 멘토 오빠가 위로와 좋은 말을 해줘서 멘탈을 바로 잡는데 도움이 됐어요. 좋은 멘토를 만나게 되어 정말 감사해요"(멘티 정주은)"형과 3년째 멘토-멘티로 활동하는데, 항상 잘 챙겨줘서 든든해요. 형을 처음 만났을 때는 서먹했는데, 이제는 동네 형처럼 친숙해졌어요. 형은 제 인생의 롤모델이에요."(멘티 이준수)학생들은 평소에는 잘 드러내지 않았던 감정을 감동적인 글로 표현해 가슴뭉클하게 했다. 일부 학생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남일보 '희망인재 프로젝트'는 언론과 사회가 우수인재의 꿈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 발족한 이 프로젝트는 영남일보와 대구사회복지관협회, 대학생 멘토, 익명의 후원자 그룹인 키다리아저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고 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 11월 월례모임에서 대학생 멘토와 장학생들이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고 있다.
더 강하고 독해진 캐릭터 등장, 영화 '독전2' 내일 전 세계 공개
고(故 ) 김주혁·조진웅·류준열 조합과 감각적 미장센으로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범죄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영화 '독전'이 더욱 강하고, 독해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넷플릭스는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장착한 '독전2'를 17일 전 세계에 공개한다. 2018년 개봉한 전작이 마니아층에게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리즈 속편에 쏠리는 기대와 관심은 크다. '독전2'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돼 영화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영화의 시점은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전히 '이 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무자비한 조직 관리원 '큰칼'(한효주)의 한 판 승부를 다뤘다. 모든 사건의 뒤편에 숨은 진짜 '이 선생'을 쫓는 캐릭터들의 두뇌싸움과 치열한 몸싸움의 강도가 긴박함을 더한다. '독전2'는 대개의 시리즈 속편들과 달리 '미드퀄' 구조의 작품으로 흥미를 더한다. 일반적으로 속편들은 오리지널 영화에 선행하는 전사를 다룬 '프리퀄', 또는 이후 시점을 다루는 '시퀄'의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독전2'는 1편의 용산역에서 노르웨이 사이의 중간 이야기를 다루는 미드퀄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연출자 백 감독은 "미드퀄이라는 구성을 만나는 것이 시청자로서나 작업자로서 굉장히 드문 경험"이라며, "용산에서 노르웨이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조립을 맞추면서 1편의 이야기를 더 치밀, 미세, 정교하게 완성시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합류한 배우 한효주의 연기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관심이다. 이 선생을 종교처럼 신봉하는 최측근이자 마약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되는 자들은 가차 없이 처단하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잔혹한 캐릭터로 역대급 변신을 감행했다. "배우로서 해보지 않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게 되었다"는 한효주는 "큰칼은 처절하게 살아온 인물이기 때문에 몸에 상처도 많고, 따라서 독하게 복근도 만들었다. 촬영 전에 러닝머신을 뛰는데 눈물이 흘렀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넷플릭스는 2018년 개봉돼 범죄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영화 '독전'의 속편인 '독전2'를 17일 전 세계에 공개한다.
"탕" 대한민국 뒤흔든 그날 밤 총성… 영화 '서울의 봄'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영화를 접한 관람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가볍게 예매율 1위에 올라섰는가 하면 예매량도 압도적으로 많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등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범죄도시3' '밀수'를 제외하고 올해 내놓을 만한 히트작이 없었던 한국영화계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2일 개봉하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밤 국방부와 청와대 등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그날 밤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밀도 있고, 촘촘하게 그려낸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가려진 민낯을 실제 사실과 상상을 접목해 까발린 것. '태양은 없다' '아수라'를 만든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한국 상업영화 사상 최초로 12·12사태를 다룬 작품으로 제작단계서부터 관심을 모았다. 제작비 230억원이 투입됐으며, 손익분기점은 460만명으로 추정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의 봄'은 21.3%의 예매율로 예매율 순위 1위에 올랐다. 개봉이 8일이나 남은 시점에서 현재 상영작, 이번 주 개봉작 등을 모두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또 예매량도 5만2천장으로 적지 않은 숫자를 기록해 영화에 쏠린 기대감을 보여준다. 최근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김 감독은 "(영화 개봉으로) 마음속에 오래 지고 있던 숙제를 청산하는 느낌"이라며 속내를 전했다. 당시 서울 이태원 부근에서 살았던 그는 그날 밤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되면서 발생한 총소리를 직접 들었다. 당시 당혹스럽고 놀라웠지만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었다고. 훗날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면서 충격과 회의감이 동시에 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시계추를 1979년 12월12일로 맞추고, 그날 밤 사건에 휩쓸린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판단을 하는지를 펼쳐놓았다. 관객들이 역사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찾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최고의 베테랑 배우들이 가세해 그날 밤 숨 가빴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 흥미진진하다. 특히 황정민은 전직 대통령 '전두광'으로 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황정민은 "좋은 배우들과 즐겁게 작업했는데, 잘 만들어진 완성본을 보니 감정이 격해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9세 때 직접 들었던 총소리 가슴에 묵혀둬…오랜 마음의 숙제, 작품으로 청산하는 느낌" ■ 김성수 감독 일문일답▶현대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부담감도 컸을듯 하다."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시나리오였다. 처음에는 다큐를 해야 된다는 부담 때문에 고사했다. 역사에 대한 기록을 샅샅이 봤고, 각색작업을 하면서 나중에는 실제와 가상을 섞어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서울에 살면서 그날 밤 사건을 직접 경험했다고요. "19세 때, 고3인 저희 집이 한남동이었다.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되면서 나는 총소리를 들었다. 이후 사건은 굉장히 오랫동안 꽁꽁 숨겨져 있었고, 그날 밤 일은 제 가슴에 화두로 남아 있었다. 제 오랜 숙제를 이 영화로 갈음해서 보여드린다는 생각이다."▶실제와 가상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잡았나."(사실적 내용의 영화가) 창작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점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 스토리텔링이 되면 팩트와 경계를 논하기 어려울 듯하다. 역사에서 출발했지만 허구가 가미된 작품으로 봐줬으면 한다."▶기자시사회를 마친 소감은."함께 작업한 배우들이 어떻게 볼지 몰라서 한자리에서 관람하지도 못했다. 영화에 비중 있는 역할이 60분 정도 출연하는데 그 모든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의 향연을 펼쳤다. 개인적으로는 제 인생의 숙제를 덜어낸 의미를 가진 작품이지만, 영화를 개봉하면 이미 감독의 손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상업영화 사상 최초로 12·12사태를 다뤘다.김성수 감독
'나의 피투성이 연인' 유지영 감독 "욕망하는 걸 갖기 위해선 댓가 치러야"
유지영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 한국 영화계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는 아이를 원치 않는 커플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임신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파국으로 몰고 가는 지를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최근 기자 시사회, 프로모션 GV등을 통해 미리 영화를 본 관람객들이 늘어나면서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사실과 허구적 상상이 만나 탄생했다. 주목받는 신인 작가 '재이'와 성실한 영어 강사 '건우'는 비혼, 비출산 커플이다. 평온하던 그들의 일상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임신소식과 함께 균열을 맞는다. 작가로서의 삶을 고집하는 '재이'와 반대로 가족 공동체를 이루고 싶은 '건우'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기 때문이다. 부족함 없이 행복했던 연인은 이제 함께 있기가 불편하고 부담스러우며, 서로에게 지치고 상처받는 관계로 전락한다. 특히 작가의 길을 철저하게 고수해온 재이에게 임신이 주는 충격은 절대적이다. 임신부가 된 후 재이를 상징하던 칼날처럼 날카로운 언어의 감각은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에는 엄마가 되어가는 재이의 무겁고 둔탁한 몸이 남았을 뿐이다. 예술과 아이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명제 앞에서 예술가 재이는 서서히 무너지고, 포기하며, 스스로를 파괴하는 참혹한 형벌의 시간을 맞는 것. 보통의 사람이라면 가장 축복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 재이에게는 십자가를 지는 고통으로 다가온 것이다. 유 감독은 "작가인 재이에게 임신은 곧 절망과 동의어였을 것"이라며, "좋아하는 술·담배를 못하는 것은 물론 책상에는 간식거리가 늘어가고, 평소 먹지 않던 고기까지도 찾게 되는 엄청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면서 충격을 받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글들이 편집자에게 무시당하게 되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절망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에서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다는 이유에서 이 영화를 '페미니즘 영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의도된 메시지를 던져 사회에 영향을 끼쳐야지 하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유 감독은 "어쩌면 저의 고민이나 동시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되었기 때문에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 여성영화, 또는 로맨스, 이별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도 읽힐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단지 각자가 욕망하는 걸 찾고, 그 길을 걷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행착오와 댓가를 치러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관객이 극장 문을 나설 때 단 하나의 질문이라도 가지고 나선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 출신의 유 감독은 2011년 단편 '고백'으로 데뷔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상 △전주국제영화제 감독상 등 주요 상을 휩쓸며 시선을 모았다. 특히 대구 수성못을 배경으로 찍은 첫 장편 '수성못'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무겁지 않게 비틀며,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달해 주목받았다. 두번째 장편인 '나의 피투성이 연인' 역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여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프록시마 대상을 수상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유지영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은 원치 않는 임신이 가져온 관계의 파국을 섬세하고 예민한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개봉작] 더 마블스
아름답고 평화로운 은하계를 둘러싸고 파괴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싸움이 벌어진다. 작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영화 하나하나가 다른 작품들의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는 마블의 세계관을 결집했다. '더 마블스'는 여성 영웅들의 화려한 조합이 눈길을 끄는데, 강력한 힘으로 은하계를 수호하는 최강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가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팀으로 활동하며 마주하는 위기와 영웅적 성장 서사를 다뤘다. 내용을 소개하면 크리족 리더 다르벤은 캡틴 마블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냉혹한 빌런이다. 이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는 캡틴 마블이다. 뜻하지 않게 우주와 지구를 넘나들게 되는 예측 불가한 상황에서 캡틴 마블과 모니카 램보, 카말라 칸은 다르벤의 계략으로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서로의 위치가 뒤바뀌게 된다. 다르벤은 지구를 포함해 캡틴 마블이 고향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행성을 모두 파멸시키려 나서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팀 마블스는 하나로 힘을 모으는데….'더 마블스'는 최강 히어로들이 보여주는 무한한 능력과 영웅적 활약은 물론 행성을 오가는 우주적인 스케일과 어디서도 보지 못한 '스위칭 액션'을 보여줘 지금까지 마블영화와는 색다른 쾌감을 선사한다. '어벤져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이터널스' 등 지금까지 마블은 각기 다른 전문성과 특성을 가진 히어로들이 모여 각자 활약해 하나의 합을 이루는 팀플레이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서로의 위치가 뒤바뀌고, 힘이 얽히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더 마블스의 영웅들은 빛을 흡수하고, 빛을 보고, 빛을 물체로 바꾸는 '빛의 능력'으로 한데 모였다. '더마블스'에는 기존 캐릭터와 함께 새롭고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줄 캐릭터들이 두루 출연한다. 마블 최초의 히어로팀 '어벤져스'를 조직한 최고의 전략가 닉 퓨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수차례 마블 영화에 출연하며 신뢰를 다져온 인물이다. 또 미스터리한 외계 생명체인 '구스'도 관심이다. 구스는 겉모습은 귀여운 고양이지만 순식간에 입을 벌려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외계 종족이다. 특히 할리우드로 첫 진출한 배우 박서준을 만나는 것은 이 영화가 주는 반짝 즐거움이다. '더 마블스'의 감독은 박서준이 출연한 '이태원 클라쓰'를 본 후 그를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노래로 소통하는 행성 '알라드나'의 '얀 왕자'로 분한 박서준이 보여줄 존재감은 주목할 만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개봉작]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감독: 장건재 출연:김주령·문호진 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줄거리 : 오징어게임으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배우 김주령의 주연작. 삶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던 5시부터 사랑을 지켜내고 싶던 7시까지 희극도 비극도, 삶도 죽음도 아닌 경계의 시간 속에서 진짜 자신을 만난 '주희' 의 이야기. 어쩌면 주희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모습과 닮아 있다.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개봉작] 뉴노멀
'기담' '곤지암' '무서운 이야기' 등 주로 공포영화를 만들어 'K-호러 마스터'라는 별칭까지 얻은 정범식 감독의 신작. 공포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 시대를 배경으로 감독의 재기발랄하고 위트 있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서스펜스가 가미된 스릴러 장르이면서 달달한 로맨스, 오싹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블랙 코미디 요소까지 곳곳에 더해져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불가한 전개를 보여준다. 정 감독은 "오싹한 서스펜스가 중심이 되는 스릴러지만 그 속에 담긴 인물들 각각의 정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에 기반한 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립"이라며, "이야기적으로는 무조건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무겁지 않고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변한 우리의 삶을 투영했다. 저마다의 괴로움과 고단함을 짊어진 영화 속 캐릭터들은 우리 삶의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마주하는 사건들 역시 때로는 기이하고 씁쓸하지만 지극히 현실과 닿아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흉악한 살인 사건, 우연으로 시작한 끔찍한 인연,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데이팅앱을 통한 만남, 낯선 이웃을 향한 부적절한 욕망 등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감독은 일상의 평범한 순간에서 두려움과 불신이 피어나고, 점차 공포로 진화하는 과정을 객관적 시각에서 영상화했다. '뉴노멀'은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표지훈, 하다인, 정동원 등 캐스팅 조합으로도 관심을 끈다. 이들은 서울에서 4일간 6명의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먼저 웃지 못하는 여자 '현정' 역에는 명불허전의 배우 최지우가 분해 날 선 얼굴과 차가운 표정으로 강렬한 연기변신을 했다. 20대 취준생 '현수' 역에는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힘쎈여자 강남순' 등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미가 맡았다. 가수로 큰 사랑을 받은 정동원이 영웅이 되려고 나선 중학생 '승진' 역을 맡아 음악에서 연기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소는 음악이다. 뮤지션들의 뮤지션으로 꼽히는 윤상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윤상은 1990년대부터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선도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황치훈의 '추억 속의 그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일렉트로닉 댄스뮤직과 함께 정통 클래식, 록, K-pop 등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넘나들며 몰입도 있는 음악을 완성했다. 김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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