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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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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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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를 찾아서] '영천 출신' 권태신 전 전경련(현 한경협) 부회장 "포스코·한수원·가스公 있는 대구경북, 우크라이나 재건 동참에 유리"
권태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은 자칭 '국가의 은혜를 많이 입은 사람'이다. 국비로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국제금융과정을 공부했다. 영국 런던에서 재경관으로 3년간 근무했으며, 파리에서는 OECD 대사로 2년 4개월간 근무했다. 청와대 파견 근무도 여러 번 했는데,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보필했다.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차관,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실장을 지냈다. 권 전 부회장은 "부처 이기주의를 떠나 정부 전체의 입장에서 국가의 장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회고했다.◆ 대구경제 침체원인은 '폐쇄성'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그는 공군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전국의 주요 도시를 옮겨 다녔다. 그의 아버지는 1969년 판문점 정전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권성근 제4대 공군작전사령관이다. "고향 영천에 대해선 아주 잠시 머물렀던 기억밖에는 없어요. 영천에서 경남 사천, 서울 등으로 초등학교를 무려 6번이나 전학했죠. 일곱 살 무렵 서울로 이사를 했는데, 서울역에서 영등포시장까지 가면서 보았던 시내 풍경이 지금까지도 기억이 나요. 폭격으로 망가진 건물에서 느낀 전쟁의 참혹함이 뇌리에 강하게 박혔어요."그는 자신이 태어난 영천보다 경북중·고에 재학하면서 보낸 대구에 대한 애정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대구 출신인 제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대구가 예전보다 많이 뒤떨어졌다는 것이에요. 대구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세분의 대통령을 배출하고, 우수한 인재도 여럿 나온 명실공히 국내 '넘버2' 도시였는데, 지금은 옛 명성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버렸죠."권 전 부회장은 대구지역 침체의 원인을 '폐쇄적 문화'에서 찾았다.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 사람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개혁에 앞장서야 하는데, 대구는 옛날 것만 붙들고 경쟁과 개방을 등한시했어요. 대영제국, 로마제국이 수백 년 동안 융성하고,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외지인들에 개방적이고,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죠."◆ 한-우크라이나 경제협력 박차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무려 970조원으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민간 차원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향한 움직임은 조용히,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권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출범한 한-우크라이나 경제통상협회의 회장으로 추대됐다. "러시아 침공으로 피폐화된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활과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기재부 소관 협회로 창립했어요. 앞으로 양국의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의 창구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협회는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등과 산업 분야별 기업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열린 행사에서는 제1부총리 겸 경제부장관, 대통령실 부실장 등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우크라이나 고위급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서밋, 우크라이나 현지 지사 설치 등 향후 계획된 일정도 빼곡하다. 권 전 부회장은 "우크라이나 재건은 건설 중심의 복원 사업보다 새로운 기술과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 인프라 추진이 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구경북과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권 전 부회장은 "6·25 전쟁 후 새마을 운동과 경제개발 정책 등에 박차를 가한 대구경북의 모습은 우크라이나가 향후 가야 할 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대구경북은 포스코, 한수원, 한국가스공사와 협력사가 있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에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중에 영합 '포퓰리즘' 경계해야" 최근 지구촌에서는 내년 세계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도한 부채와 금융시장의 불안정, 경제 불균형 등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글로벌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국내 경제를 되돌아보면 대개 경기침체 후 큰 폭의 반등을 보였어요. 1998년 5.1%→1999년 11.5%, 2009년 0.8%→2010년 6.8%의 반등을 보였지요. 하지만 내년에는 기저효과를 반영하더라도 과거 수준의 반등은 어려울 거라고 봐요.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성장동력 약화 등 글로벌 경제 부진의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이거든요."그는 한국경제의 저성장 고착화가 불가피한 만큼 우리 정부가 취할 경제정책도 달라져야 함을 강조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경제활동 참가율을 제고하는 한편 이민 활성화 등을 통해 노동 투입의 감소세를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부담 경감, 신성장동력 지원 강화, 규제개선 등을 통해 민간의 자본투입 확대를 유도하고, 총요소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대중에 영합해 남발하는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권 전 부회장은 "영국, 프랑스, 남미 등 포퓰리즘으로 인한 실패사례는 곳곳에서 쉽게 발견된다. 한국도 지난 정부 기간 중 소득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시행했지만 실업률·비정규직만 늘어나고, 국가부채가 훌쩍 늘어나는 등 부작용만 초래했을 뿐"이라며,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기업활력이 제고되면 경제성장이 촉진되고 기업의 고용 여력이 늘어나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소득분배가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권태신 전 전경련 부회장이 OECD 건물을 그린 액자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네 명의 대통령을 보필했던 그는 다양한 정부를 경험하며 정부 전체의 입장에서 국가의 장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금주의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50년간 묻어둔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 세 자매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는 여성이 각본을 쓰고, 연출하고, 연기한 여성영화다. 심지어 영화의 내용까지도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다. 신예 김민주 감독은 다큐멘터리로 기획하려고 했던 본인과 어머니, 외할머니의 사연을 극영화로 만들었다. 실제로 일본인이었던 외할머니의 이야기와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 생이별을 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부산 영도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의 삶이 녹아있다. 감독은 자신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시대 가족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고향인 부산 영도를 중심으로 정착한 사람, 돌아온 사람, 떠나고 싶지만 머무는 사람, 혹은 떠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펼쳐진다. 혜진, 혜영, 혜주 세 자매는 부산 영도에서 나고 자랐다. 첫째 혜진은 가족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차마 고향을 떠날 수 없었고, 둘째 혜영은 작가를 꿈꾸며 서울의 방송국에서 일했지만 방황하다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막내 혜주는 가족을 떠나 서울에서 자유로운 삶을 개척하는 발랄한 아가씨다. 이들은 우연히 오래된 일본어 편지 꾸러미를 발견하고, 50년간 엄마가 가슴속에만 묻어왔던 비밀을 알게 된다.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장면을 부산 현지에서 촬영해 지방색을 살렸다. 또 부산이 고향인 배우 한선화, 차미경, 한채아가 주연을 맡아 그 지역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미묘한 언어와 감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를 흡입력 있게 만드는 힘은 여러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다. 엄마 '화자' 역할을 맡은 배우 차미경은 단아하고 따뜻한 연기로 극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그녀는 한국과 일본, 오래된 차별의 역사를 견디며 살아온 화자의 삶을 명품 연기로 되살렸다.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 평생 동안 마음속에만 숨겨 온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한 여성의 애처로운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절제된 태도로 연기했다. '혜영'을 연기한 한선화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 시대 청년의 모습과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지켜보는 딸의 모습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보여주는 인상적 연기를 했다. 감독은 중앙대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단편 '취업의 정석' '티치미' 등을 만들었다. 이번 작품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한다. 감독은 "영화감독의 꿈을 품고 영화학과에 진학하고 계속 영화 일을 해 온 과정 속에서 이 영화는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하나의 마침표 같은 영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개봉작] 물비늘
감독:임승현 출연: 김자영·홍예서 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줄거리 : 손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는 할머니와 절친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소녀의 이야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첫 공개돼 평단으로부터 "인물의 고된 심리를 충실히 쌓아가는 과정이 믿음직스러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60대와 10대 여성이 죽음을 두고 공감하고, 갈등하고, 화합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김은경기자물비늘
[개봉작] 뉴클리어 나우
감독·출연:올리버 스톤 장르:다큐멘터리 등급:전체관람가 줄거리 : 무분별한 탄소배출이 가져온 기후위기가 전세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원자력를 바라보는 시각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원자력 산업현장을 소개하며, 원자력에 관한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해소할 것을 제안한다.뉴클리어 나우
[개봉작] 냉정과 열정 사이
감독:나카에 이사무 출연: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장르:멜러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 올해로 개봉 20주년을 맞아 재개봉을 추진했다. 오래전 헤어졌지만 서로를 그리워하는 '준세이'와 '아오이'의 애틋한 러브스토리. 이태리 피렌체의 잔잔하고, 고풍스러운 풍경을 배경으로 미술품을 복원하는 준세이의 일상 등이 매혹적인 멜로디의 OST와 어우러져 감동을 남긴다.냉정과 열정사이
[개봉작]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감독:브래들리 쿠퍼 출연:캐리 멀리건·브래들리 쿠퍼 장르:드라마 등급:15세 관람가 줄거리 :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과 그의 아내 펠리시아 몬테알레그레 콘 번스타인의 평생에 걸친 인연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 음악계는 물론 예술 전분야에 걸쳐서 '최고의 예술가'라는 칭송을 받았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삶과 예술에 찬사를 보내는 작품이다.레너드 번스타인
[금주의 영화] 나폴레옹…세상을 정복한 영웅도 사랑 앞에선 쩔쩔맸다
프랑스 혁명의 영웅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 중 하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영화 '나폴레옹'은 흙수저 영웅 나폴레옹이 세상을 정복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기까지의 스펙터클한 일대기를 장대한 화면에 그린 작품이다.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연출력, 웅장하고 감각적인 영상미, 그리고 생동감 있고 살아있는 연기력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져 한 인물을 역동감 있게 되살렸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리들리 스콧 감독은 '글래디에이터' '마션' '에이리언:커버넌트'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장대한 서사가 있는 대작들을 흥행시킨 스타감독이다. 이번 작업에서도 압도적 규모감의 화면을 탄생시켰다. 감독은 "사람들이 여전히 나폴레옹에게 매료되는 이유는 그가 매우 복잡 미묘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라며, "나폴레옹의 삶을 쉽게 정의할 방법은 없다. 영화 제작자로서 나는 역사적 업적보다는 그의 내적 심리에 더욱 흥미를 느꼈다. 이 영화는 역사 이면에 감춰진 나폴레옹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작업의 의미를 전했다. 영화는 역사 이면에 감춰진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사랑을 씨줄로 하고, 워털루 전투와 아우스터리츠 전투 등 역사 속 다양한 전투신들을 날줄로 하여 장엄하게 흘러간다. '나폴레옹' 역의 호아킨 피닉스와 '조세핀' 역할의 바네사 커비는 전장에서 꽃핀 격정적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두 배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투 상황 속에서 편지를 쓰며 사랑을 고백하던 나폴레옹과 황제가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여인 조세핀을 완벽한 싱크로율로 그려냈다. 특히 감각적 영상미로 재현해낸 웅장한 전투장면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감독은 영화의 장대한 스케일을 보여주고자 '마션' '글래디에이터' 등을 함께한 촬영감독을 비롯해 여러 제작진과 합류해 뛰어난 영상미를 살려냈다. 제작진은 18~19세기 프랑스를 재현하기 위해 카메라와 조명은 물론 소품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준비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감독은 감각적 비주얼을 살리기 위해 카메라 11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고난도의 연출력까지 감행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현장에 300명의 인원과 말 100마리, 카메라 11대가 있었다. 모든 장면을 한 번에 찍고 싶었다"며 장면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김은경기자나폴레옹
베일 벗은 '오징어게임' 시즌2…충청도 모처에서 촬영 한창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로 기록된 '오징어게임'의 시즌2가 살짝 베일을 벗었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진은 7일 충청도 모처에서 진행중인 촬영현장을 취재진에게 일부 공개했다. 구체적인 장소와 현장상황은 보안상 밝히지 않기로 했다. 지난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내년 말 개봉을 앞두고 현재 촬영이 한창이다. 이날 현장에는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인 퍼스트맨스튜디오의 김지연 대표, 채경선 미술감독이 함께했다. 황 감독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 지난 7월부터 열심히 시즌2 촬영 중이다. 어깨가 무겁지만 기다려 주신 만큼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며 "새로운 게임, 새로운 캐릭터과 함께 펼쳐질 더욱 깊어진 이야기와 메시지를 기대해 주셔도 좋다"며 시즌2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제작팀에 합류한 채 미술감독은 "시즌1에 보내주신 큰 사랑과 시즌2에 대한 많은 분들의 기대감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황동혁 감독님의 크레이티브 비전과 주제 의식을 잘 구현해낼 수 있도록 미술팀 모두가 힘쓰고 있다"고 시즌2 작업 과정을 전했다. 2021년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은 단 17일 만에 1억1천100만 유료 가입 가구가 시청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시즌2에서는 이정재, 이병헌, 공유가 시즌1에 이어 출연하며,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박성훈, 조유리, 위하준,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이진욱, 최승현 등의 뉴페이스가 가세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오징어게임' 시즌2가 충청도 모처에서 진행중인 촬영현장을 취재진에 일부 공개했다.
'더글로리' '마스크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후보
넷플릭스의 '더글로리' '마스크걸'이 북미평론가협회가 선정하는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송혜교 주연의 '더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파트2 공개후 단 3일 만에 1억2천446만의 경이로운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이 시리즈는 넷플릭스 글로벌 탑10 부문의 1위 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부문까지 통틀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 역시 공개 2주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탑10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1인3역의 캐스팅이 주는 강렬한 연기변신과 외모제일주의를 비판하는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개봉 당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편 시상식은 현지시각 1월14일 저녁에 진행된다. 이 상은 한국 콘텐츠와도 인연이 깊은데,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후보에 올랐고, 27회에는 '오징어게임'이 수상하고 배우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더글로리' '마스크걸'
올리버 스톤 감독 "기후변화가 훨씬 위험…원자력은 가장 안정적 에너지원"
진보성향으로 유명한 올리버 스톤 감독이 신작 '뉴클리어 나우'를 6일 공개했다. 날로 심각해져 가는 기후위기에 맞서 인류가 도입해야 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제안하는 영화다. 감독이 전세계의 원자력 발전소를 직접 방문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를 인터뷰하는 등 연출과 공동각본, 출연, 해설까지 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찮은 만큼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뜨겁다. '플래툰' '7월4일생' 'JFK' 등을 통해 거장 반열에 오른 감독은 친원전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으로 '인류를 위해서' 만들었음을 강조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 영화는 인류와 지구에 사는 동물들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로, 추측이 아닌 과학에 기반해 만든 희망적인 영화"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현재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당면해있다.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위기를 타개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풍력, 태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이 주목받지만 한편에서는 원자력이 가지는 폭발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감독은 "20세기 중반 폭탄 제조와 잠수함을 가동하기 위해 과학계에서는 원자력의 비밀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미국은 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통한 전력 생산을 주도했다. 그러나 원자력 에너지로의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되었을 무렵, 원자력에 관한 잘못된 교육과 정보로 사람들은 '핵전쟁'과 '원자력'을 혼동하게 되었으며, '핵'과 '방사선 유출'에 대한 무의식적 공포에 사로 잡히게 된 것"이라며, "원자로에서 핵폭발 사고도 발생했지만, 그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한 건 역사를 통틀어 체르노빌 단 한 건 뿐이다. 기후 변화가 원자력보다 훨씬 위험한 만큼 원자력은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를 해결할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인류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맞설 대안으로 원자력을 제안하는 '뉴클리어 나우'의 올리버 스톤 감독.
대구경북 영화인 상복 터졌다…수상소식 잇따라
대구경북 출신 영화인들이 해외 영화제와 주요 영화축제 등에서 잇따라 상을 받아 화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활동해온 지역 영화인들의 창작세계를 인정받은 것과 함께 지역 영화의 대외적 인지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은 지난해 처음 제정된 '강수연상'의 올해 수상자로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을 선정했다. 원 관장은 대구독립영화협회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지역 독립영화의 토양을 다지는 등 산파 역할을 맡았던 영화인이다. 현재는 서울 홍대앞에서 국내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강수연상' 은 독립영화인들의 재능과 열정을 사랑하고 응원했던 故 강수연 배우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는 영화인에게 시상한다. 원 관장은 영화현장에서 앞장서 활동하며,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마련에 고민과 실천을 아끼지 않은 공을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 개관 63주년이 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철거를 규탄하는 운동을 펼쳐 영화인들에게 귀감이 됐다. 문소리 진행으로 오는 14일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공로상(임순례 감독), △올해의 여성영화인상(배두나) 등 총 12개 부문을 시상한다. 원 관장은 "영화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원주아카데미극장의 철거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다 한 목소리를 내었던 것"이라며, "요즘처럼 넷플릭스나 멀티플렉스로 영화를 접하는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오래된 극장만이 가지는 정서와 존재감이 있음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당시에는 몰랐지만) 대구 동성아트홀이 2014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문을 닫게 됐을 때도 대구에 내려가 동성아트홀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극장에서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는 건강한 문화토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출발해 충무로가 주목하고 있는 신예 유지영 감독의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15일 개봉해 현재 극장상영중인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서로 다른 삶을 지향하게 된 연인이 일그러져가는 과정을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다. 영화제측은 이 영화를 국제장편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하며 "예상치 못한 임신은 커플 사이의 균열을 야기한다. 이기주의, 열망, 무관심… 쉽사리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을 날것으로 표출하는 이창동 감독의 스타일이 떠오르는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돼 '시민평론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리끌레르영화제' '파리한국영화제' 등에서 상영된 것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제57회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프록시마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토리노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수상한 유 감독은 " 토리노에서 첫 상영 때 극장을 가득 채웠던 관객들을 기억한다. Q&A 시간에는 토리노의 관객들이 영화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뜨겁게 느꼈다."라며, "짧지만 충만했던 토리노에서의 모든 날은 제게 감동이었다. 극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화는 계속 스크린 위에서 관객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우리나라 독립영화 감독들이 연성화된 경향이 있는데, 그에 비하면 유지영 감독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끝까지 밀어부쳐 마침내 미학적 성취를 만들어내는 듯 하다."며, "여타 지자체와 달리 대구는 시 차원에서 영화 장르에 대한 지원이 적어 영화인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펼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젊고 능력있는 지역의 감독들이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대구경북 출신 영화인들이 주요 영화상에 잇따라 선정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여성영화인모임이 주는 '강수연상'을 수상하는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인디스페이스 제공유지영 감독제41회 토리노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유지영 감독의 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
[시네 토크] '서울의 봄' 이태신 역 정우성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서 관객을 가장 많이 모은 영화는 마동석·이준혁 주연의 '범죄도시3'이다. 유일하게 올해 천만관객을 모은 이 영화는 지난 5월31일 개봉해 1천6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코로나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영화관이 오랜만에 사람으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여준 '범죄도시3'은 관람객 평점 7.72를 얻어 대중적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작품성까지 챙겼는지는 의문이 남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올해 또 한번 천만관객을 동원할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의 봄'은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무섭게 스코어를 경신했다. 이는 '범죄도시3'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매율에서도 지난달 28일 기준 51.5%를 차지하면서 2위인 '싱글 인 서울'의 12.5%에 비해 4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은 관람객 평점에서도 9.57을 기록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화는 1979년 12월12일 밤 서울 국방부와 청와대 등에서 일어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밀도감 있게 구성했다. 그날 밤 반란을 주도한 군부세력들이 어떻게 권력을 움켜쥐고, 역사의 수레바퀴에 올라탔는지를 사실적 근거와 영화적 상상력을 담아 재구성했다.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정우성·이성민·박해준·김성균 등 개성파 연기자들이 가세했다. 그동안 가려져 있던 12월12일 밤의 민낯이 처음으로,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영화가 몰고 오는 정치적, 사회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서울의 봄 챌린지'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화가 나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가 끝난 후에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스마트 워치로 측정해 소셜 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는 형식이다.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책임공방을 벌이는 등 논쟁이 꼬리를 물고 확산하는 분위기다. 정우성은 이번 영화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할을 맡아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 그는 진정한 군인의 자세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한 인물을 집요함과 치열함으로 연기했다. 극중 '전두광'으로 분한 황정민이 과격하고 빠른 템포의 연기를 보여줬다면 대척점에 있는 정우성은 가지런하고, 느린 속도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극중 이태신은 장태완 장군의 모습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다. 장 장군은 12·12사태 때 반란군 세력에 맞서 저항한 인물로 현재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영화를 첫 관람한 소감은."기자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를 처음 관람했어요. 뭐랄까. 기가 빨렸다고 할까요. 김성수 감독님은 작품마다 치열함과 집요함으로 멋진 작품을 보여주시는데, 이번에도 굉장히 디테일한 작품을 완성한 듯해요. 그런 치열함이 영화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분명하지만 배우들에게는 극강의 스트레스를 몰아주기도 하는데요. 예전에 '아수라'를 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되뇌며 작업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한다면 또 반갑게 할 것 같습니다."(웃음)▶김성수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태신이란 인물에 정우성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하는데 본인도 그렇게 느끼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닮았다고 느끼는지 궁금하다."전혀 안 닮았어요.(웃음) 감독님이 제가 UN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뉴스 인터뷰한 영상을 보여주며 '이게 이태신이야, 이태신이 이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셨는데, 저는 내심 '무슨 말씀하시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인터뷰에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신중한 자세를 캐릭터에 녹여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집요하고 치밀한 김성수 감독 극강의 스트레스 몰아주지만 작품 제안은 언제나 반가워 황정민 배우 '아우라'엔 기 빨려대립구도 한발 거리 둔 채 표현▶이태신이라는 캐릭터가 정의로운 역할이어서 인상깊었던 듯하다. "이번 역할을 연기하면서 정의롭다, 아니다로 접근하지 않았어요. 김성수 감독님은 '아수라' 때부터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하고, 인간본성을 다루려 하신 듯해요. 우리 안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의 모습을 담는 것이죠. 이번 작업을 하면서도 정의로움, 또는 선과 악의 대결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를 응원하는지 바람은 있겠지만, 그걸 강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요. 이태신을 연기하면서 '정의의 화신'을 의식했다면, 이태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을 거예요."▶'이태신'과 대척점에 있는 '전두광'은 불 같은 성격의 캐릭터다. 이태신을 연기할 때 어떤 감정으로 임했나."극중에서 '전두광'은 감정의 폭주를 하는 인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태신' 역할은 좀 더 이성적이려고 했습니다. 전두광과 맞붙는 신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두광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볼 기회는 별로 없었지요. 일부러 전두광 패거리들이 촬영하는 신에 가서 많이 봤습니다. 어떤 작품보다 상대의 연기를 많이 관찰한 것 같아요. '저렇게 연기를 하니까 내가 이렇게 연기를 해야지'라는 전략적인 계산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전두광이 어떻게 표현하는지 막연히 궁금했고, 전두광을 내 눈앞에 품고 멀리 거리를 두고 전화 선 너머의 대립을 내 속에 품고 대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황정민의 파격변신을 비롯해 함께 작업한 동료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정민형은 분장을 넘어서는 캐릭터가 뿜어져 나왔어요. '이걸 어떻게 감당하지?'라고 지켜보면서 부럽기도 했어요. 이태신도 흰머리를 붙이고 칠하고 했지만 그에 비할 바 아니었죠. 그리고 이성민 형과 이번에 처음 작업을 했는데, 그는 나를 구름 위에 얹혀놓고 띄워주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지니TV의 새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11년 만에 멜로 드라마를 작업했다."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은우 역할을 맡아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과 사랑을 펼쳐갑니다. 낯선 설정에 이끌려 13년 전에 작품의 판권을 구입했습니다. 특히 장애를 가진 남성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나오는데, 심장을 두드리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과감하게 판권을 구입했지만 당시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만들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장애를 가진 인물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이나 자막사용 등에서 여의치 않다고 느꼈거든요. 그렇게 잠시 인연이 끊어졌지만, 우연히 다시 제 앞에 나타나 이번에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무려 11년 만에 멜로 연기에 도전했는데 두려움은 없었나."멜로는 모든 배우들이 하고 싶은 장르에요. 모두가 좋은 시나리오를 찾고 있을 것이에요. 저 같은 경우 영화 쪽 작업을 위주로 했는데,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멜로가 선호되지 않았고, 그사이 드라마를 통해 훌륭한 멜로 작품이 많아지며 시청자들의 욕구를 채워드리고 있던 것 같아요. 저도 11년 만에 16부작 사랑 이야기를 보여드리게 되어 설레고 어떻게 보일까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있습니다."▶극중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역할인 만큼 수어 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나."수어를 처음 접하게 됐는데 굉장히 직관적인 표현이라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배웠지만 이게 위치와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이 되니까 배울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어 대사의 양이 많을 때는 비슷한 단어와 헷갈릴 때도 있어서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습니다. 다른 언어를 배움에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죠."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배우 정우성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 역할을 맡아 1979년 12월12일 밤의 일촉즉발의 상황을 밀도있게 그려냈다.
시사회 눈물바다 만든 母情…김해숙·신민아 주연 영화 '3일의 휴가'
다음달 6일 개봉하는 '3일의 휴가'는 하늘나라의 엄마와 현실의 딸이 나누는 화해와 치유를 그린 판타지 영화다. 연말을 맞아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고, 가족에게 따스한 안부를 묻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엄마 '복자'가 하늘나라에서 딸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3일간의 특별한 여행을 그렸다. 엄마는 미국 UCLA 교수가 되어 있어야 할 딸이 고향집에서 홀로 백반장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딸은 자신을 찾아온 단짝 '미진'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고, 낯익은 요리를 보며 세월 너머에 묻어둔 옛 기억의 퍼즐을 맞춰가는데…. 영화의 주된 배경은 김천 외곽의 시골마을이다. 육상효 감독은 김천의 아름다운 계절과 풍경,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서정시처럼 펼쳐 놓았다. 육 감독은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기억이나 그리움 같은 것"이라며, "영화 속 감정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시각적 기억의 영상이기도 하고, 풍경의 환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숙·신민아·강기영·황보라 등 주역 배우들은 시사회장에서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 눈길을 모았다. 특히 엄마 역할을 맡은 김해숙은 울고 또 울고, 마침내 대성통곡을 하기까지 했다. 김해숙은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하기 마련인데, 제가 만약 똑같은 상황이 된다면 제 딸에게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고 고백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홀로 시골생활을 선택한 딸 진주 역할을 연기한 신민아도 "눈물이 리허설 때부터 너무 나와서 꼭꼭 참으면서 연기했던 기억이 난다. 딸이 엄마를 대하는 감정이 대개 복잡하면서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모든 딸들이 생각하는 엄마에 대한 보편적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진주의 마음에 공감하며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하늘나라의 엄마와 현실의 딸이 나누는 화해와 치유를 그린 판타지 영화 '3일의 휴가'
어린이·청소년 다 볼 수 있는데…유튜브 장악한 유명인의 술방
스타들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운영하는 일부 유튜브 채널이 과도한 음주장면을 담아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타들이 술을 마시며 평소 보여주지 않던 편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소개한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음주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무분별한 음주를 부추기고, 유튜브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기스타 A가 운영하는 유튜브는 오늘도 술기운으로 가득하다. 진행자 A가 술잔을 채우면, 그날의 게스트로 참여한 유명인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술잔을 받아 벌컥벌컥 들이켠다. 한 병에 수십 만원 하는 위스키를 비롯해 소주와 맥주, 와인, 막걸리까지 전 세계 온갖 술들이 장식장에 즐비하게 놓여있다. 취기가 오른 스타의 불콰한 얼굴은 시청자를 유혹하는 듯하다. "그래, 너도 어서 술병을 들어, 신나게 마셔봐, 우리처럼 웃으며 이 순간을 즐겨봐"라고 말이다. 어느새 빈 술병이 늘어가고, 발음이 꼬이고, 눈빛은 점점 초점을 잃어간다. 결국 술을 이기지 못한 스타는 매니저에게 들려서 차에 실려 사라진다. 현재 운영되는 스타들의 음주토크 유튜브는 다양하다. 신동엽의 '짠한형', 성시경의 '먹을텐데', 기안84의 '술터뷰', 갓세븐 뱀뱀의 '뱀집', 소유의 '혼저옵소유' 지상렬의 '술먹지 상렬'등이 대표적이다. 또 가수 조현아가 친구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조현아의 '목요일 밤', 이영지가 자신의 오피스텔로 게스트들을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등도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대개 호스트인 스타가 있고, 매회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해 토크와 술을 나누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다양한 게스트와 나누는 근황토크, 스타의 요리실력 등이 더해지면서 볼거리와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게스트에 따라 다르지만 콘텐츠가 업로드되면 수십 만에서 수천 만회까지 조회수가 쑥쑥 올라간다. 하지만 프로그램 중 일부는 자극적이고, 상업적인 영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19금 토크와 욕설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노골적인 가게와 음식 홍보, 대놓고 하는 PPL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작품 등을 홍보하기 위해 출연한 게스트들의 홍보성 멘트도 여과 없이 소개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음주문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적절한 심의와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방송통신심의위는 지상파, 케이블의 음주장면에 대해선 '주의'나 제작진 '의견청취' 등으로 작품의 수위를 조절해왔다. 예를 들면 SBS-TV '미운우리새끼'에서 출연자가 '소주기행'을 주제로 여행을 하면서 여러 식당에서 수차례 반복적으로 소주를 마시고 평가하거나, 여러 병의 소주로 일명 '소주분수'를 만들고 이에 환호하는 장면을 내보낸 것을 두고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음주를 지나치게 조장, 미화할 소지가 있고, 그 과정에서 해당 소주 브랜드에 대한 광고효과를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제작진의 '의견청취'를 결정했다. 또 출연자의 음주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 tvN '인생술집'은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과 달리 현행법상 유튜브를 규제하는 실질적이고 뚜렷한 법 조항은 아직 없는 상태다. 드라마 제작사 한 관계자는 "국내외 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마약, 폭력, 음주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상물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지만 일반 방송과 달리 OTT는 법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OTT, 유튜브 등 새로운 뉴 미디어가 이미 우리 생활의 한가운데 들어와 있지만 정부의 법적 규제는 사실상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스타들의 음주 먹방 유튜브가 활발하다. 한편에서는 과도한 음주장면이 청소년에 그릇된 술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튜브 채널 '신동엽의 짠한형'
놓치기엔 아까운 명작…★가 살린다
올해 한국영화 생태계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한해에 한두 편 나올 만한 대작들이 일 년 내내 쏟아지고, 작은 영화들도 줄줄이 개봉일정을 잡으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런 이상 현상을 만든 주범은 코로나19였다. 극장들이 코로나로 수년간 문을 닫으면서 개봉을 하지 못한 영화들이 올해 뒤늦게 줄줄이 개봉을 했기 때문인 것.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개봉작들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이런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스타들이 좋은 영화 알리기에 직접 나섰다. 스타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개봉영화 상영회를 개최한 것이다. ◆조민수·김종수·허정도 자비 상영회지난 15일 개봉한 '어른 김장하'(감독 김현지)는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평생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을 수상한 화제작으로, 개봉 5일 만에 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겨울 가장 따뜻한 휴먼 다큐멘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권력에 굽히지 않으며 지역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노력한 김장하 선생의 삶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묻게 한다. 진정한 어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어른 김장하'는 스타들이 자비로 상영회를 개최해 또 다른 미담거리가 되고 있다. 개성파 배우 조민수는 지난 14·15일 두 차례 대구의 오오극장과 서울의 인디스페이스에서 자비로 상영회를 열었다. 영화에서 내레이션을 맡기도 한 조민수는 좌석 전체를 구매한 후 관객들을 초청했다. 또 상영 후에는 직접 진행을 맡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조민수는 "내 삶도 한 번은 바라볼 곳이 정해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이뿐 아니다. 영화 '밀수' '무빙'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로 눈길을 모은 배우 김종수, 영화 '다음 소희'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배우 허정도 역시 바통을 이어받아 자비 상영회를 개최한다. ◆조달환·이상윤이 쏜다 '약속'민병훈 감독의 영화 '약속'은 천국의 엄마에게 보내는 아홉 살 소년의 따뜻한 러브레터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관객 스코어 5천명을 돌파하는 등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포도나무를 베어라' '사랑이 이긴다'의 민병훈 감독, 그리고 엄마와 헤어지게 된 아들 시우가 보내는 1년여의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담았다. 감독이 그동안 발표한 영화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홉 살 아이의 동심이 고스란히 투영된 영화는 "숲을 깨우고 바다를 적시는 사모곡" "시의 스펙터클, 감성의 블록버스터, 이것이 진짜 감동" 등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배우 조달환, 이상윤은 자비를 털어 감동나눔 상영회를 23일 서울 메가박스에서 개최한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미리 영화를 관람한 두 사람은 영화가 전하는 뭉클한 감동으로 상영회까지 기획하게 되었다는 후문. 영화 상영 후에는 두 배우와 민병훈 감독, 주인공 민시우군까지 모두 참석한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해 영화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정민이 쏜 '밀수'배우 박정민은 지난 8월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 '밀수' 화면해설 버전 상영회를 시각장애인과 보호자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열었다. 화면해설 버전 상영회는 일반 극장 상영작과 달리 시각·청각 장애인 관객을 위해 장면을 말로 읽어주는 화면 해설과 음성 등 각종 소리를 글로 적은 자막 해설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그는 자비로 극장을 빌리고, 행사 진행비도 기부했다. 한국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박정민은 직접 단체로 연락해 시각장애인을 영화 상영회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이 같은 선행을 펼친 뒤에는 시각장애인인 부친을 향한 효심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박정민은 그동안 베리어프리 영화에 내레이션 재능기부를 하고, 오디오북의 스페셜 낭독 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선행을 펼쳐왔다. 영화 홍보 마케팅 관계자는 "코로나로 비대면 사회가 앞당겨지고, 여기에 OTT가 급성장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계에서 스타들의 자비 상영회가 따뜻한 감동이 되는 듯하다. 스타들의 선행이 영화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화 '어른 김장하'·조민수·김종수·허정도·영화 '약속'.
실마리 안 보이는 의대 증원 갈등
의대 정원 증원 청원 5만 명 돌파…'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운영 중단
보도의 그 후, 뉴스 후(後)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상가 점포 '일반경쟁입찰'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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