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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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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서세원, 캄보디아 병원서 사망
코미디언 출신 사업가인 서세원씨가 20일 캄보디아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67세. 외교당국 등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서세원은 이날 오전 11시쯤 캄보디아 한인병원에서 수액을 맞던 중 심정지가 왔고, 끝내 숨을 거두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순식간에 수천 건의 게시글과 트윗이 퍼지는 등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고인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15년 부인인 모델 서정희씨를 폭행한 혐의로 송사에 휘말리는 등 구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후 부인과 협의이혼하고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와 재혼했다. 최근엔 캄보디아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을 벌이고 목사로 활동 중인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서세원, 캄보디아 병원서 사망
[개봉작] 무명
감독:청얼 출연:양조위·이보 장르:스릴러·액션 등급:15세 관람가 줄거리:작품의 배경은 일본군이 점령한 1941년 상하이. 각자 정체를 감춘 채 일본 조직 내 침투한 스파이 요원들은 비밀리에 첩보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반역자들의 계속되는 방해로 끊임없는 의심과 경계 속에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김은경기자
[연예가] 홍상수 30번째 신작 '우리의 하루'…내달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사진>가 다음 달 17일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홍 감독의 30번째 작품으로 그의 12번째 칸 공식초청작이다. 감독주간은 프랑스 감독협회가 기존의 칸 영화제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신설한 것으로 비전과 혁신을 갖춘 영화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의 하루'는 홍 감독의 전작에 출연해 온 배우 기주봉과 김민희, 송선미, 박미소, 하성국, 김승윤 등이 출연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집에 잠시 머물고 있는 40대 여자, 키우던 고양이가 늙어 죽은 뒤 혼자 사는 70대 남자 등이 출연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연예가] 80대 현역 배우들이 한자리에…실버들 우정·사랑 담은 '소풍'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80대 현역 배우들이 새 영화에서 만났다. 이름만으로도 무게감 있는 세 배우가 만들어낼 실버들의 이야기가 기대를 모은다.'와니와 준하' '더 웹툰: 예고살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세계를 펼쳐온 김용균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소풍'(가제·사진)은 인생의 황혼기에 비로소 우정과 사랑을 꽃피우는 세 사람을 그린 실버영화다. 실제로도 오랜 우정을 가진 나문희와 김영옥은 영화에서 절친이자 사돈지간으로 분해 알콩달콩 케미를 선보인다. 또 박근형은 고향 남해를 지키는 노신사로 분해 두 여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감동하는 이야기를 엮어간다. 하반기 개봉 예정.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얘들아, 엄마·아빠랑 추억의 애니 보러 가자…장수 캐릭터들 극장가 온다
둘리·짱구·슈퍼 마리오 등 누군가의 가슴에 동심으로 자리 잡은 반가운 얼굴들이 새봄 극장가를 찾는다. 게임과 TV애니메이션 기반으로 탄생한 장수 캐릭터들이 극장판으로 새롭게 무장하고, 줄줄이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것.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패밀리 관람객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빠, 엄마 그리고 아이가 함께 보는 올봄 극장가를 찾는 캐릭터들을 만나본다.◆슈퍼 마리오 첫 극장판 영화 오는 26일 개봉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개봉도 하기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북미에서 먼저 개봉된 이 영화는 올해 북미권 개봉영화 중 최고의 기록을 달성했는데,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 신기록과 전 세계 62개국 박스오피스 1위 등을 기록했다.이번 영화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첫 번째 극장판 영화로 관심을 모은다. 닌텐도사에 의해 개발된 플랫폼 액션 게임인 '슈퍼 마리오'는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성장한 이들에게는 친숙하다. 영화는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마리오'가 다른 세계의 빌런 '쿠파'에게 납치당한 동생 '루이지'를 구하기 위해 '슈퍼 마리오'로 레벨 업을 하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관람 포인트도 있다. 우선 마리오가 슈퍼 마리오로 거듭나기 위해 벌이는 혹독하고 험난한 훈련 여정이 있다. 또 게임에서 시그니처 복장이었던 빨간 티셔츠와 청색 멜빵바지를 벗어던지고 고양이·너구리 옷을 갈아입은 마리오의 요염한 반전 매력도 만날 수 있다. F1 경기를 떠올리는 리얼한 카트 액션과 기존 주제곡과 어우러진 브라이언 타일러 감독의 영화음악도 흥미롭다. ◆30년 장수 캐릭터 '신짱구'TV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는 1990년대 일본에서 태어난 후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사랑받는 장수 캐릭터다. 1990년 8월 발표된 우스이 유시토의 연재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는데, 안방극장에서 소개되자마자 누구나 신짱구의 매력에 속수무책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사고뭉치이지만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대체불가한 매력을 가진 신짱구와 가족의 평범하지만 왁자지껄한 일상을 그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는 아사히TV에서 현재도 정기적으로 방영 중이다. 한국에서도 1999년부터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는 1993년 '액션가면 대 그래그래 마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30편의 작품이 일본에서 매년 4월의 세 번째 금요일에 소개됐다. TV 시리즈가 단막극 형식으로 소개된다면 극장판은 같은 인물을 다루더라도 SF·판타지·느와르 등 TV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내용을 다룬다. 또 TV시리즈보다 섬세하고 스펙터클한 화면과 배경음악 등을 만날 수 있다.다음 달 4일 국내 개봉하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는 출생의 비밀로 하루아침에 닌자 가문의 후계자 '진구'로 불리게 된 '짱구'의 기구한 사연이 소개된다. 닌자 가문의 2인자가 된 짱구가 세상의 중심을 수비하는 과정이 현란한 무술 등으로 다뤄진다. ◆리마스터링 '아기공룡 둘리'온 국민이 사랑하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 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 태어났다. 국내에서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난 후에는 가히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다음 달 개봉하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둘리 시리즈의 유일한 극장판 영화다. 디지털 복원을 통해 되찾은 선명한 화질과 풍부한 색감 그리고 화면비로 96년 개봉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정교하고 섬세한 디테일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고 앙증맞은 아기공룡 둘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엮어가는 이야기가 기둥 줄거리다. 고운 정보다는 미운 정으로 토닥거리고, 얼굴만 봐도 으르렁대는 앙숙이지만 곁에 없으면 허전하고 괜시리 그리워지는 찐 가족의 정이 가득 묻어난다. 평범한 소시민을 상징하는 회사원 고길동, 안하무인 외계인 도우너 그리고 도도한 타조 또치, 순박한 가수 지망생 마이콜과 귀여운 아기 희동이까지 각각의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옴니버스식 인생드라마…'보이지 않아'
촉망받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케빈을 중심으로 의도치 않게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담았다. 저마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이 불현듯 마주친 인생의 불안과 혼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주목받는 신예부터 무게감 있는 중견배우 등이 참여해 눈길을 모은다. 촉망받는 싱어송라이터 '케빈'으로 완벽 변신한 한승윤, 극강의 부부 호흡을 보여줄 박호산과 신애라, 그리고 따뜻한 할머니의 품을 떠오르게 할 '봄이 할머니' 백수련 등이 출연한다. 남모를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이노아,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귀농을 택한 정혜인, 알듯 말듯 모호한 감정에 빠진 사춘기 소녀 박하랑 등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보여줄 진솔한 연기가 관심이다.영화 스틸컷.
[시네 토크] '보이지 않아' 천세환 감독 "성주 등 경북 곳곳서 전체의 70% 촬영…수려한 경관에 힐링"
경북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화 한 편이 4월 극장가를 장식한다. 오는 19일 전국서 개봉하는 천세환 감독의 '보이지 않아'가 그것. 영화는 성주·고령·칠곡서 절반 이상을 촬영했다. 천 감독은 데뷔작 '연애술사' 이후 무려 18년 만에 이번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강제규 감독의 연출팀으로 영화를 시작했다. 강 감독의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 두 편의 천만영화에서 함께 작업했다. 그가 긴 침묵 끝에 내놓은 이번 영화는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힐링영화'다. 피 튀기는 액션이나 숨 가쁜 추격전 대신에 아름다운 풍광과 꽃을 닮은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만나는 상처와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고, 살아갈 용기를 찾는 과정을 조명했다. 이번 영화는 극장 개봉에 앞서 미국·일본 등 해외배급을 먼저 추진하면서 적잖은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주연을 맡은 한승윤 배우의 팬클럽 회원들이 SNS 게시물·포스터 부착 등 자발적으로 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울 강남의 영화사 사무실에서 만난 감독은 이번 작품이 자신에게도 '힐링이 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천 감독은 "되돌아보면 영화 촬영 당시 저 자신도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가 아니었나 싶어요.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스태프들을 섭외해 촬영하는 과정이 제겐 쭉 힐링의 과정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이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새 영화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현실이 막막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요. 20대, 30대, 60대, 70대까지 각기 다른 사연과 상처로 갑갑해하던 이들이 스스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나아가는 과정을 옴니버스식으로 담았어요."▶영화 제목은 어떤 의미일까요."소설 '어린왕자'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구절이 있어요. 이번 영화에서 제목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는데요. 먼저 등장인물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 막막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들의 삶에서 진짜 소중한 것은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어요."▶경북지역에서 많은 장면을 촬영했다고요."네. 지자체 지원을 받아 경북 고령·성주·칠곡 등에서 70% 이상을 촬영했어요. 고령 개진초등 영동분교장, 성주 금수문화공원 야영장, 성주 소방서와 전통시장 그리고 칠곡 동재가산수피아 등에서 찍었어요. 촬영 당시 동네 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불편함 없이 재밌게 찍을 수 있었어요."▶한승윤·신애라·박호산 등 좋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 출연하는 듯하다. "사실 저희 영화는 수십억 원을 들인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에요. 어려운 섭외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배우들이야말로 이 영화의 일등공신이에요. 섭외할 때 가장 먼저 신애라 배우에게 요청을 했는데, 하겠다고 해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지요."▶박호산 배우는 대본도 읽지 않은 상태서 출연 결정을 내렸다고요."박호산 배우가 당시 엄청 바쁜 일정이셨어요. 제가 시나리오를 보내고 답을 기다리다가 지쳐 전화를 드렸는데,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그때 너무 바빠서 대본도 읽지 못한 상태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 하나로 흔쾌히 출연 결정을 해준 것이었죠. 촬영 중에도 다른 작품과 일정이 겹쳐 힘들었을 수 있는데, 늘 긍정적이고 적극적 마인드로 촬영을 진행해 주셨어요."▶이번 작품에서 음악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셨다고요."가수 역할을 맡은 주인공 한승윤 배우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가수에요. 제가 이번 작품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장면이 엔딩인데요.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에 영화를 함축적으로 녹여내겠다는 의도가 있었지요. 그런 면에서 한승윤 배우가 마지막에 몽글몽글 감동적인 장면을 선물했다고 생각해요."▶촬영장이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였다는 말이 있더군요."네. 주인공 직업이 가수이기 때문에 노래 부르는 장면이 제법 됩니다. 녹음된 음원을 쓰기도 했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현장에서 라이브로 직접 부르기도 했어요. 기타를 연주하면서 원신 원테이크로 촬영을 하다 보니 라이브공연장 같은 느낌이 살아났어요. 모두가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동네 주민과 협업 아닌 협업을 했다는데."성주지역의 모텔 한 곳을 정해 묵었는데, 촬영이 끝날 때가 되니 주민들과 아주 가까워졌어요. 경상도 분들이 정말 친절하고, 깊은 정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죠. 촬영팀 전원에게 커피를 쏜 카페 사장님이 있었는가 하면 자신의 차량을 흔쾌히 지원해 준 분도 있었어요. 또 산책 중이던 동네 강아지도 우정출연을 했었죠."(웃음) ▶예고편을 보니 꽃밭 풍경 등이 눈길을 사로잡더군요. "촬영장소는 인위적으로 꾸미기보다는 가능하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어요. 홍보컷으로 쓰는 메리골드 만발한 장면도 어느 캠핑장 입구인데 꽃이 만발해 아름답더라고요. '공산당이 싫어요' 동상이 있는 폐교 운동장, 혼자 사시는 할머니의 집 등 가능하면 소품들까지 그대로 사용해 자연스러움을 주려고 했어요."▶첫 작품을 내고 무려 18년 만에 돌아왔는데 너무 오랜 침묵은 아니었나요."틈틈이 시나리오도 쓰고, 단막극 연출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사실 첫 영화 이후 다른 영화도 몇 편 작업했는데, 도중에 엎어지면서 2~3년의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리기도 했지요. 그 사이에 코로나와 OTT 등 뜻밖의 변수를 만나기도 했고요. 어떤 면에서는 이 작품이 제게도 힐링이 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네요."▶다음 작품에 대해서 귀띔을 한다면."이번 작품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될 것 같아요. 잔잔하고 위로가 되는 작품이 아닌 아주 세고 강력한 뭔가가 나올 것 같아요."(웃음)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연예가] '스즈메의 문단속' 애니덕후 저격…35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 굳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사진〉이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23년 개봉작 중 최단기간 4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1일 기준 개봉 3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개봉작 중 최장기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이다. 국내 개봉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흥행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겨울왕국2'가 2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3월8일 일반에 공개된 '스즈메의 문단속'은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의 활약상을 담은 이야기다.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스즈메가 지진 등 일본 전역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스즈메의 문단속
정치에 성별은 없다…그녀들의 야망만 존재할 뿐
남성의 전유물과 같던 정치드라마의 공식을 깨고, 여성이 권력의 전면에 나선 정치드라마가 나왔다. 넷플릭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실력파 여배우 김희애·문소리를 투톱으로 한 정치드라마 '퀸메이커' 제작발표회를 지난 11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었다. 드라마는 이미지 메이킹의 달인인 황도희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거친 야전의 삶을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200여 개 국에 공개되는 '퀸메이커'는 본격적인 한국식 여성 정치드라마로 기대와 관심을 모은다. 김희애·문소리·류수영·서이숙 등 4명의 주역이 '퀸메이커'의 매력과 관전포인트를 공개했다.김희애·문소리·류수영·서이숙 주역정치=남성 공식 깨고 여성들간 연대女인권변호사 서울시장 추진 이야기김희애, 퇴사 후 선거판 뛰어드는 역문소리, 15년 만에 쇼트커트로 변신류수영, 청일점에도 성별 잊고 연기서이숙, 욕망 많은 여성 캐릭터 맡아◆김희애 "이번 작품에서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는 황도희를 맡았다. 은성그룹 오너 일가의 리스크 관리까지 하면서 헌신했지만 은씨 일가의 무책임하고 오만방자한 태도에 실망하고 회사를 관두게 되는 인물이다. 한 대 맞으면 두 대로 갚아주는 인물이다. 작품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인간 김희애와 황도희라는 캐릭터를 하나로 동기화하는 것이었다. 선과 악을 떠나서 인물의 감정, 철학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황도희와 일체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하이힐 착용이었다. 사실 평소에 운동화를 주로 신기 때문에 힐은 언제 신어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 속 황도희에게 힐은 자신을 지키는 갑옷과도 같았기 때문에 메이크업, 의상, 하이힐, 컬러 등 디테일까지 철저하게 매칭해 촬영에 임해야 했다." ◆문소리 "첫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 이야기 구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제 캐릭터를 보면서 한국에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지만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하는 지점이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책임감마저 드는 캐릭터였다. 또 김희애, 서이숙 등 출연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서 언제 다시 이런 앙상블의 여배우들이 모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굉장히 반갑게 시나리오를 받아들였던 것 같다. 여성 정치인이라고 하면 딱딱하면서 화려한 언변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했다. 기존 정치인에서 롤모델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작업했다. 훨씬 더 자유롭고 자유분방한 사람이 정치인이 되면 어떨까 하는 가정을 두고 연기했다. 서울시장 후보 등록 사진을 찍기 위해 빗자루 같은 파마머리에서 15년 만에 쇼트커트로 변신했다." ◆류수영 "대본을 받아들었는데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 제가 맡은 인물은 잘나가는 방송국 앵커 출신으로 훗날 그린피플재단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등 꽤 괜찮은 인물이다. 그러다 정치에 입문하는데, 지지율까지 보장된 남성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저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사람이 변한 걸까, 원래 모습을 찾아가는 걸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연기했다. 그런 측면에서 제 캐릭터는 어찌 보면 굉장히 인간적일 수 있는 그런 거울 같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역할은 그동안 했던 인물과 다른 면이 있었다. 오랜만에 독한 느낌의 배역을 맡은 것이다. 그럼에도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인지를 다시 깨달았다. 주역들 중에서 청일점인데, 제 성별을 지우고 정치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청일점이지만 끝까지 성별이 없다고 생각하고 싸우듯이 연기했다." ◆서이숙 "제가 맡은 손영신이라는 캐릭터는 욕망이 많은 인물이다. 그 인물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가발도 써보고, 다양한 인물해석도 해가며 노력했다. 그동안 대기업 회장, 정치인 등을 여성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여성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판이 마련돼 좋았다. 감독님이 스타일에 굉장히 예민해서 스태프들을 많이 못 살게 했다. 그런 만큼 좋은 이미지, 신들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작품의 서사가 좋았던 것은 물론이고 촬영을 하면서 김희애, 문소리 등 여러 명품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보는 맛도 쏠쏠했다. 우리끼리 호흡도 매우 좋았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여배우가 있음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연예가] '청춘월담' 王 역할 이종혁 배우, 1년간 섬세한 연기 몰입감 높여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청춘월담'에서 왕으로 활약한 배우 이종혁〈사진〉이 종영 소감을 공개했다. 이종혁은 극 중에서 아들이자 왕세자인 이환(박형식 분)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노력하는 조선의 왕 역할을 소화했다. 질투와 시기, 온갖 음모와 술수가 난무하는 궁 안에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고뇌하는 캐릭터를 이종혁만의 섬세하고 밀도 있는 연기로 펼쳐내 몰입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종혁은 "봄·여름·가을·겨울, 지난 1년간 청춘월담을 촬영한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종영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함께 작업한 스태프와 왕 역할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시간이 흘러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이종혁
[출향인사를 찾아서] '구미 출신'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핵 보유국끼리 맞붙은 사례 있나…韓 핵무장은 핵전쟁 막자는 것"
국제사회가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신냉전시대를 방불케 한다. 미중 패권전쟁은 갈수록 첨예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남북관계 역시 칼날처럼 날카로운 대치정국 속에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 자국 이익 우선이라는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1천100만 제대 군인의 안보결사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신상태 회장에게 물어보았다. 경북 구미 출신의 그는 1952년 향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장성이 아닌 예비역 출신 후보로 회장에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대위로 전역해 사업가로도 활동 중이며, 한국PLA·애프디인더스트리·상원무역 등의 회장으로 있다. 신 회장은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5천만 국민의 생존을 동맹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향군을 중심으로 국민이 똘똘 뭉친다면 보다 안전한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주국방과 한일관계북·중·러-한·미·일 힘의 구도美日동맹 참여 선택 여지 없어과거사 매여 미래 포기 안될 것이젠 반일 아닌 극일로 나가야직업군인 처우개선 절실병사 월급 100만원 육박하는데하사 173만원…소위는 178만원군 특성상 전역 대비책 불가능생활고 없도록 연금 배려해야향군 조직·재정 쇄신본부 정원 줄이고 사무실 축소산하 업체는 구조조정 들어가작년 영업이익률 약 5배 '껑충'임직원 패배의식 벗고 자신감■ 갈수록 커지는 국가안보 ▶취임 1주년을 맞은 소감은."한마디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년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밤낮없이 뛰다가 눈을 들어 보니 벚꽃이 피었다고나 할까."▶최근 국가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재향군인회가 국내 최대, 최고의 안보단체이다 보니 걱정도 클 듯하다. "당연하다. 향군은 1천100만명의 제대 군인이 집결한 안보결사체다. 현역 때는 안보 제1선을 지켰고, 전역 후에는 안보2선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충만하다. 최근 우리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안을 꼽는다면 △핵무장화 △한일관계 △군처우 △군인연금 등 크게 4가지로 말할 수 있다."▶최근 독자적 핵 무장화 이슈가 커지고 있는데."우리 군의 무기체계는 전반적으로 북한을 압도한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한 다른 무기들은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핵무기는 핵무기로만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핵공격을 반대한다면, LA를 핵공격하겠다'고 북한이 위협할 때 미국이 LA를 포기하고 한국을 도와주겠는가. 궁극적으로 핵 보유는 핵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핵전쟁을 막자는 것이다. 핵무기를 가진 나라끼리 핵전쟁을 한 사례가 없지 않나."▶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한일관계는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야 한다. 최근 국제관계에서 힘의 역학관계를 보면 북·중·러의 삼각동맹과 한·미·일의 삼각관계로 크게 구분이 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단독으로 자주국방 하는 나라는 없다. 더구나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일 동맹에 한국이 함께하는 것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조건이다. 언제까지 80년 전 역사를 트집 잡으며 현재와 미래를 포기할 것인가. 이런 맥락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반일이 아니라 극일로 나가야 한다."■ 군인연금 등 처우 개선▶군 초급 간부들의 처우 개선을 정부에 요청했다. "요즘 초급간부들의 지원율이 저조하고, 우수인재가 초급장교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 걱정이 크다. 초급간부는 유사시 최전선을 담당하는 소위 창끝 전투력이다. 병사들은 대선을 한 번 치를 때마다 복무기간이 줄어들어 지금은 18개월인 반면, 초급간부의 대표격인 ROTC 학군장교는 28개월이다. 월급도 병사들이 100만원에 육박하는데 직업군인인 하사는 173만원, 소위는 178만원이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초급간부에 대한 획기적 처우개선이 절실하다고 본다."▶군인연금은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군인연금을 여타 연금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군인은 오직 전쟁준비만 하다가 갑자기 전역을 하게 된다. 그래서 언제 전역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전역 후 생활준비를 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만기 퇴직이 보장된 공무원이나 교사들의 연금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군인연금도 큰 틀에서 개혁의 예외가 될 수는 없지만 의무복무 후 대위로 전역해서 군인연금 해당자가 아닌 내 개인 입장에서 봐도 공무원연금이나 교원연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니만큼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영업이익 5배… 뼈를 깎는 쇄신▶재정건전성·조직쇄신에 큰 변화가 있었다."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0억원이 증가한 2천200억원 정도 됐다. 그런데 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쓰인 판매 및 관리비는 전년 대비 약 100억원이 줄어든 260억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영업이익률이 2021년도 1.8%에서 2022년 8.7%로 약 5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고 해서 금년에는 더 좋은 경영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단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업을 하다 보면 가장 큰 비용이 인건비다. 따라서 우선 본부만 83명 정원을 71명으로 감축했는데 여기에서 약 5억원의 비용이 절감됐다. 또 사무실을 축소하고, 본회에 산하 업체의 입주를 권장한 결과 전체적으로 약 2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산하업체의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할 경우 더 큰 절감효과가 기대된다고 본다."▶취임 1년의 성과를 정리한다면."첫째, 향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둘째, 향군의 재정위기가 바닥을 치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드는 원년이 되고 있다는 것이며, 셋째는 무엇보다도 모든 임직원들이 그동안의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창설 70주년 행사를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른 것도 변화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신상태 재향군인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소회를 밝히고 있다. 〈재향군인회 제공〉신상태 재향군인회장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지난달 호주를 방문해 참전용사를 격려하고 있다. 〈재향군인회 제공〉
희망인재프로젝트 학습멘토링 "공부 잘하는 팁 알려드려요"
"생기부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멘티) "과거에 비해 생기부에서 빠지는 게 많아져 세특(세부능력 특기사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예요. 사실 생기부를 챙기기가 정말 힘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잘 챙겨놓았을 때는 확실히 나중에 득이 되는 것이 많으니 챙길 수 있을 때 미리 챙겨놓는 것이 좋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희망멘토단에게 도움을 요청해 주세요."(멘토) 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 대학생 멘토들이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했다. 9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월례행사 '학습멘토링'에서 대학생 멘토들은 생기부 관리를 잘하는 방법을 비롯해 지치지 않도록 체력을 관리하는 법, 암기를 잘하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 등 효율적인 학습을 위한 다양한 꿀팁을 전달했다. 특히 멘토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을 맡은 덕에 중간중간 박수와 웃음이 터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학습멘토링은 총 3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에서는 대학생 멘토 25명이 강사로 참여해 △학교생활 가이드 △생활기록부 관리 △국어·수학·영어 등 과목별 학습법 등을 챕터별로 나눠 소개했다. 멘토들은 관련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한 80페이지 분량의 자료집을 배포했다. 2부는 '성적이 떨어져 우울하다' '수업시간에 자꾸 잠이 온다' '생기부 작성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등 멘티들의 질문에 멘토와 멘티가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또 3부에서는 만다라트 계획표 작성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고민해야 할지를 살펴봤다. 멘티들은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는데,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멘토의 말을 들으며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 "앞으로 학교생활에서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었다" 등 긍정적 피드백을 내놓았다. 희망멘토 임주영 입시부장은 "멘티 장학생의 발표를 보면서 이들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오늘 학습멘토링이 장학생들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9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 4월 월례행사에서 한 멘토가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설명하고 있다.
[리뷰] 아웃포커스 연출로 대사 몰입 높여 모호하지만 또렷한 영화 '물 안에서'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영화 '물 안에서'가 베일을 벗었다. 제작사는 오는 12일 공식개봉에 앞서 지난 4일 기자·배급사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는 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6회 차, 10일 동안 촬영했다. 감독의 전작인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탑' 등에 출연한 배우 신석호·하성국 그리고 처음 호흡을 맞춘 김승윤이 출연했다. 이날 시사회는 감독이 처한 개인적 상황 때문인지 여느 시사회장과 비교해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그는 배우 김민희와 수년째 연인관계다) 대개 국내영화 시사회가 출연 배우와 감독, 외부 게스트까지 참석해 시끌벅적하게 진행되는 것과 달리 특별한 이벤트 없이 조용히 영화 상영만 진행했다.작품의 얼개는 단순하다. 배우를 꿈꾸던 남자가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은 것인지 연출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는 자신의 창조성을 확인하겠다며 사비를 털어 영화를 만들기로 하고, 같은 학교 출신인 동기와 후배를 데리고 제주도로 향한다.촬영을 앞두고 막막해진 남자는 일행과 제주의 거리를 걷고, 술을 마시고, 또 걷는다. 홀로 핀 꽃에 감사하고, 바위에 붙은 고동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러다 넓은 해변에서 혼자 쓰레기를 줍고 있는 여자를 보게 되고, 마침내 그녀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되는데…. 홍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아웃포커스(탈초점) 기법을 빌려 왔다. 영화는 시종일관 꿈을 꾸는 듯 모호하고, 불확실하다. 대상의 움직임과 형체, 표정 등이 명확하지 않고 두루뭉술 흐트러져 있다. 이처럼 의도된 영화적 테크닉은 인물들의 대사와 소리에 오히려 집중하게 하기도 한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어" "명예를 얻고 싶은 거지… 내 안에 창조성이라는 게 있나 궁금했어"와 같은 대사는 감독의 영화적 메시지와 오버랩 되며 잔향을 남긴다.영화는 지난 2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인카운터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카를로 챠트리안 집행위원장은 "이 작품으로 홍상수 감독은 그의 시적 비전을 새로운 스타일을 통해 전달해 냈다"고 평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아웃포커스 기법을 사용해 대상의 형체를 모호하고 불확실하게 표현한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 '물 안에서'.
내려놓고 나왔다…원초적 모습까지 '찐' 리얼리티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흥행 잭폿에 이어 세계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넷플릭스 K콘텐츠가 또 한번 전 세계를 향해 진취적 발걸음을 내디딘다. 넷플릭스는 지난 4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해 예능물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 출격을 준비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성인+물' '사이렌:불의섬' '좀비버스' '19/20' '솔로지옥3' '데블스 플랜' 등 모두 7편이다. 정효민·이은경·박진경·김재원·정종연 등 스타 PD들이 제작에 가세했다. 우선 가장 먼저 공개되는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미드폼 예능인 '성인+물'이다. 신동엽·성시경이 성(性)과 관련된 해외의 인물을 찾아가 인터뷰한다. 국내 방송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성인문화와 관련해 다양한 소식과 장면들을 공개한다. 평범한 여행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19금 이야기들도 펼쳐진다. 대만과 일본 편을 준비했으며, 오는 25일 일본 편을 먼저 내보낸다. 국내 첫 性문화 미드폼 '성인+물'여행하며 해외 인물 인터뷰 담아직업별 서바이벌 '사이렌:불의 섬''좀비버스' 좀비 만난 인간 보여줘넷플릭스, 일반인 출연자 검증↑생활기록부 받거나 스트레스 체크연출을 맡은 정효민 PD는 "그동안 제가 연출한 '효리네 민박' '코리아 넘버원'과는 다소 결이 달라 보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적이라 생각했던 예능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200여 개국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레고 기대가 된다"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사이렌:불의 섬'은 다음 달 안방을 찾아온다. 소방, 경찰, 군인, 경호 등 4개 분야 24명의 일반인 여성이 팀을 이뤄 직업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서바이벌 생존게임이다. 동일한 상황에서 직업군별로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즐기는지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좀비버스'는 '실제로 좀비가 나타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사소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예측하지 않은 상황에서 좀비를 만났을 때 보여주는 한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까지도 리얼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이 밖에 '19/20'은 열아홉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을 통해 Z세대 그들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넷플릭스는 이날 학교폭력·내용조작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반인 출연자의 구설과 잡음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넷플릭스 한국 지사에서 예능과 다큐멘터리 콘텐츠 기획, 제작 업무를 총괄하는 유기환 디렉터는 "출연자 검증을 위해 많은 절차를 밟고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생활기록부를 받아 보거나 정신건강의학과와 스트레스 체크를 하기도 했다. 미국 팀에서는 동의를 얻어 SNS를 훑어보기도 했다"며 "출연자에게 질문하고 거짓으로 응답할 시 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계약도 맺었지만, 그럼에도 해결할 수 없는 이슈가 나와서 안타깝다. 방송 후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디렉터는 "올해 '피지컬:100'이 1위를 차지했다. 예능은 글로벌로 성공하기 힘들다. 지역적 특성이 있다고 했는데, 피지컬:100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올해엔 미드폼 예능 '성인+물'을 시작으로 7편의 예능 작품을 선보인다. 앞으로 노력할 지점은 많지만 더 많은 예능이 준비돼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금주의 영화] 오토라는 남자
영화 '포레스트 검프' '터미널' 등으로 국내 영화 팬에게 묵직한 울림과 반향을 준 배우 톰 행크스가 돌아왔다. 한국인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그가 이번에 보여줄 역할은 규칙과 질서를 철저히 지키고, 이웃과의 소통엔 아예 무관심한 '오토'라는 무뚝뚝한 중년남이다. 오토는 사랑하는 아내 소냐를 잃은 뒤 절망과도 같은 나날을 살아간다. 세상만사에 불만이 가득한 그는 혼자만 있고 싶은 까칠남이기도 하다. 더 이상 삶을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그는 스스로 삶을 내려놓으려 결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가 결단을 내리려 할 때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웃들이 찾아와 훼방을 놓는다. 잿빛으로 어둡기만 하던 오토의 인생은 이웃들의 개입으로 조금씩 색채감을 갖고, 얼굴에는 표정이 돌기 시작하는데….이 영화는 북미 개봉에서 역주행으로 화제가 됐다. 개봉 초반에 비교적 잠잠하던 관객 스코어가 영화를 관람한 이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조금씩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결국 개봉 15일 만에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주행하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줬다. 그뿐 아니다. 특별한 광고나 마케팅이 없이도 작품력만으로 두 달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탑10에 머무는 기염을 토했다. 제작진은 오토의 삶이 이웃들로 인해 조금씩 바뀌는 과정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 게 어려운 과제였다고 고백했다. 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 미술적 디자인에 주목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로 오스카상을 거머쥔 바바라 링이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그녀는 영화에서 두 시대를 디자인했다. 하나는 젊은 오토가 등장하는 70, 80년대로 진한 오렌지색과 초록색으로 표현했다. 또 현재 시점에서는 동일한 색상을 점차 밝고 자연스러운 톤으로 구성했다. 이번 작품의 모티브가 된 원작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전 세계 1천300만명이 선택한 베스트셀러다. 영화로 제작된 것은 스웨덴에서 먼저 시도했다. 주연배우 톰 행크스는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는 "우리 삶의 공허함을 채우는 것은 이웃 간의 관계다. 문화적 차이나 종교, 혹은 정치적 견해가 크게 다르다고 해도 그들은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고, 당신도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얘기한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드라마, 12세 이상 관람가)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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